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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스완
우치다 에이지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6월
평점 :
☀️ 자신이 살고 싶은대로 산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까. 새삼 처지를 고려해 접어두었던 꿈을 다시 펼쳐보는 시간이었다.
🦢 나는 순정만화를 좋아하고, 원피스 수영복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런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온전히 내가 느끼는 나로 살 수 있게 해주기만 해도 소원이 없다.
그저 남자로 태어났을 뿐이다.
성인이 되고부터 도쿄의 뉴하프 클럽에서 댄서 겸 접대를 하면 사는 나기사는 어머니 모르게 그렇게 여장남자로 살아갔다.
성전환수술을 위해 열심히 저축하면서 온전히 여자로 태어날 날만을 꿈꾸면서 말이다.
어느 날, 고향에서 이모가 딸을 학대하고 방임하는 문제로 신고를 당했다고 한다.
그 딸을 왜 내가 맡아야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생활비도 보내줄테니 몇 달만 '이치카'를 데리고 있어달라는 어머니 말에 승락하고 말았다.
생활비를 받으면 수술비에 보탤 목적으로 말이다. 오자마자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의자를 집어던지는 문제아가 올 줄 알지 못한 채...
✍️p19
나기사는 백조를 표현한 이 옷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 순간만큼은 나기사도 진심으로 스스로를 아름답다고 여겼다. 저주에서 벗어나 밤에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가는 오데트 공주처럼.
✍️p70
아무것도 부탁한 적 없어.
도쿄에 오는 것도, 도쿄에서 사는 것도, 애당초 태어난 것도, 아무것도, 아무에게도 부탁한 적 없었다. 멋대로 뭔가를 강요하고, 멋대로 비난한 건 다 어른들이었다.
✍️p147
발레를 하고 싶다.(...)
지금까지 싫은지, 싫지 않은지는 알아도 행복한지 아닌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이게 그런 감정일지도 모른다. 가슴 언저리가 서서히 따스해지고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그런 순간.
✍️p174
그때 느꼈던, 이 사람은 분명 평생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할거라는 절망감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이해를 바라며 발버둥하면 할수록 상처를 받겠지.
💞
부모에게조차 부정당하는 처지의 나기사.
그녀는 자신을 이해하고 속할 수 있는 곳을 계속해서 찾아나섰다.
성인이 되고서야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살 수 있었다.
사회의 편견에 부딪히기 전에 이미 가족에게서부터 부정당한 나기사는 상처투성이었다.
이치카는 술집에서 일하던 엄마가 손님보다 먼저 취하면 데리러 가기 일쑤였고 그런 날은 맞기도 했다. 그럴땐 팔뚝을 꽉 깨물어 피맛을 보아야만 안정이 됐다. 피를 보아야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 아이었다.
이치카가 유일하게 원해서 열심히 했던 것이 바로 발레. 엄마 몰래 공원에서 길렘 할머니에게 배웠던 발레만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나마도 도쿄로 오면서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 발레를 나기사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우기 시작했고 어느 날 들키게 된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났으니 따뜻한 만남을 상상하긴 어려웠다.
그런데, 진심이라는 건 뜻하지 않은 순간 서로 맞닿았다.
이치카가 백조의 호수를 멋지게 추는 걸 본 나기사는 이치카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온전히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는 나기사.
멋진 발레리나가 되고 싶은 이치카.
그녀들은 새벽이 되면 백조로 돌아가는 오데트처럼 지금의 행복을 맘껏 누렸다.
현실은 그렇게 또 발목을 잡겠지만 둘은 그 어느때보다 행복했다.
서로에게 세상 전부를 주는 존재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성소수자의 현실, 가정폭력으로 상처받은 아이, 성소수자 부모의 입장들이 극적으로 표현되지 않아 오히려 진정성이 묻어났다.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사실감덕분에 더 몰입하게 됐다.
영화로 어떻게 그려졌을지 엄청 궁금하지만,
지금 감정을 좀 더 유지하기 위해서 참아봅니다.
가슴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찾으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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