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한 불행 - 부서지는 생의 조각으로 쌓아 올린 단단한 평온
김설 지음 / 책과이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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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이혼, 재혼을 겪은 작가님의 긴 여정을 읽으며 상상만 했던 일들을 겪은 것마냥 돌덩이같은 감정들이 묵직하게 남았다.

💍 친구 결혼식에서 만난 한 남자.
친정 아버지와 다른 남자일 것 같다는 느낌 하나로 결혼을 결심했다.
결혼하고 1년 반만에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해서 닥치는대로 모든 일들을 하면서 기저귀 값 벌면 분유값 떨어지는 독기 가득한 시간들을 보냈다.
딸을 위한 모성애로 그 모진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는 작가님.
5년 만에 거지 꼴로 나타난 전 남편은 그렇게 작가님과 딸의 곁에 서성였고, 15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전 남편과 다시 재혼하셨다.
그 모든 시간들의 감정들을 쏟아낸 책이 바로 <다행한 불행>이다.

❤p20
결혼할 때의 성급함과 조건을 따지지 않은 어리석음을 후회하던 중 깨달았다. 남편이 내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나름 꼼꼼하게 따졌다는 걸.(...)
나름대로 계산기를 두드렸지만, 인생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뿐이다.
💔 p28,29
결혼도 하기 전 이혼을 상상한 적이 있다. 이혼자의 행복이란 어떤 것일까.(...)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상상이었다. 현실은 나의 철없음을 비웃었다. 내가 상상한 이혼자의 행복은 하나부터 열까지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모든 걸 내 힘으로 해내야 했다. (...) 그럴 때마다 아이가 없었다면 훨씬 쉬웠을 거라는 생각을 비밀처럼 은밀히 했다.
❤️‍🩹p53
지극정성이 그렇게 15년이나 이어졌다. 저러다 말겠지 했는데 예상보다 끈질긴 사람이었다. (...)
더 잘하려고 애쓰지 않았고, 안 되는 상황을 되게 만들려고 무리수를 두지도 않았으며, 내 인생에 함부로 끼어들지 않았고, 반발심이 생길 정도로 참견하지 않았다. (...)
그의 꾸준함과 적절함이 내 마음에 균열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가님은 행복한 결혼생활이 주는 평온함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지금도 이혼을 결심하게 했던 그대로의 남편이고 거기에 부수적인 결점이 추가된 상황이니 어찌보면 왜 재혼했냐는 질문을 오히려 받을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긴 시간을 보내오면서 겪었던 고단한 시간들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나지막히 말씀해주셨다.
성급했던 결혼도 단호한 이혼도 모두가 뜯어말린 재혼도 다 겪었기에 지금의 김솔 작가님의 속깊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지만 그 시간이 평탄하지 않았음을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의 파도를 피하는 선택이 아닌, 정면으로 마주하고 파도에 몸을 실어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신 작가님.
남편을 바꾸려 싸우던 시간들을 대신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면서 그렇게 지낸지 7년!!

앞으로 또 어떻게 이 사람하고 살아야하나 걱정하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익숙해진 지금의 시간들, 내가 맞춰주는 것처럼 나를 맞춰주는 남편을 보면서 2년 후엔 여행이나 다녀올까 하는 미래를 그린다.

완벽하게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할 때마다 희망을 꿈꿨고 그 희망에 기대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그랬어.'
'그래, 나도 그런 마음이야.'
라는 독자들의 마음 속에 위로로 닿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이 엿보였다.
불행이 와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님의 말씀이 어찌나 힘찬지 헤쳐온 시간들을 이겨낸 단단함이 느껴졌다.

지난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현재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부부들에게 읽어보길 권하게 된다.
서로에게 어떤 배우자가 되어야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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