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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토카레프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3년 6월
평점 :
▶️ 토카레프 : 1930년에 소련에서 개발된 자동 권총.
🚸 <영국에 사는 미아 이야기>
파란색 표지에 엄마 얼굴을 닮은 일본인 여자가 있는 책을 보게 됐다. 냄새나는 홈리스 아저씨가 읽고 있던 책이었다. 그 아저씨나 나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미아.
엄마는 약물 중독, 알콜 중독이라 늘 집에서 영혼없이 누워있고 늘 불안증이 심한 찰리는 내가 돌봐줘야 하는 동생이다.
이 집에서 동생과 함께 살기 위해선 어떻게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야만 하는 신세다.
미아가 운명처럼 만나게 된 파란색 표지의 가네코 후미코 이야기는 꼭 자신의 이야기가 공명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미아는 힘든 현실을 잊기 위해 책 속으로 빠져드는데...
📘<파란색 표지 속 가네코 후미코 이야기>
약 100년 전의 일본, 노름에 빠져 일하지 않고 엄마를 때리기까지 하는 가정폭력 집안의 장녀 후미코.
밑으론 남동생 하나, 배다른 여동생 하나가 있다. 호적에 오르지 않아 학교에 가지도 못했던 후미코는 굴러다니는 신문을 보며 이야기를 꾸며내며 시간을 보냈다.
글자를 모르는 후미코가 신문을 보며 떠올리는 이야기는 불행한 현실을 피하기 좋은 놀이감이기도 했다.
아빠에게 버림받은 엄마. 후미코는 엄마와 둘이서 살아도 좋았다. 하지만 엄마는 아니었나보다. 늘 다른 남자를 만났고 하나같이 무능하기만 했다. 여기 저기 떠돌며 불행은 내 몫이라고 생각하던 후미코에게 조선에서 친아버지의 어머니 즉 친할머니가 찾아오는데...
✍️p15<미아>
미아는 자기 일로 이렇게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하지만 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군가가 멱살을 꽉 움켜쥐는 것만 같다.
✍️p19<후미코>
나는 작은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논리적인 이유는 없었다. 그저 맹렬하게 무서웠다. 어머니에게 말하면, 집에서 벌어진 일이 드러나면, 발밑에 구멍이 뻥 뚫려서 집안 전체가 빠져버릴 것이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p24<미아>
그리고 조이는 책을 많이 읽으면 다른 세계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책'과 '다른 세계'는 이어져 있다.
✍️p36<후미코>
나는 차례차례 이야기를 지어냈고, 마치 신문지를 읽듯이 소리 내어 말해보았다.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는 내가 떠올리는 이야기 속에 있었다.
🎐 파란 표지의 책을 읽는 미아.
책 속의 아이 후미코.
두 아이는 같은 처지의 다른 이야기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는 사이였다.
엄마때문에 속상할 때, 동생이 걱정스러울 때, 사회복지사 일로 속이 시끄러울 때, 친구 일로 속상할 때..어떤 때라도 파란 표지의 책 속 후미코는 미아의 불행을 온전히 위로하는 존재였다.
책 속에 있는 후미코를 보며 미아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후미코는 실제로 100여 년 전에 조선에서 활동하던 일본인 아나키스트라고 한다. 그녀의 자서전이 바로 파란 표지의 책이었다.
이 책은 불후한 어린 시설, 고난과 역경이 가득한 10대 시절을 보여주며 어떤 마음으로 그 불행을 이겨내 앞으로 나아갔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후미코의 이야기를 읽으며 미아는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게 됐고 또 자신처럼 다른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깊은 공감을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기 시작했고 희망을 꿈꾸는 것이 헛된 것이 아님을 알아간다.
불행한 현재를 피해 달아나 다른 세상에서 새롭게 사는 것을 꿈꾸는 아이에게 지금 있는 곳에서 바로 다른 세계의 문은 열리기 마련임을 알려주는 소설이었다.
그것을 깨닫게 해준 것이 파란 표지 책이었다. 바로 후미코였다.
미아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양손에 토카레프 들고 멋지게 살아낼거라 믿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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