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마이 보이스
데라치 하루나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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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을 속으로만 감추지말고 입 밖으로 내뱉자!!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하자는 내용의 소설이다.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남편한테 도움을 바라느니 얼른 스스로 끝내는게 맘 편한 가정일. 아들 하나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새 10살.
키와는 이와중에 아르바이트도 하는 억척 주부다. 그런 삶 속에서 빨리 정리하고 쉬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불필요한 대화도 시도하지 않는 일상은 평범함으로 가려졌다.
남편과는 큰 말다툼없으니 됐고, 아들의 속마음을 알게 됐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되었다고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아들이 아플 때마다 가던 소아과 2층에 돌봄센터가 생긴다고 한다. 사장이 예전 학창 시절 친구 리에의 남동생 갓치였다. 모자라고 괴짜에다 주변머리도 없는 사람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그런 사람이다.
키와는 뭐 이렇게 책임감도 없이 운영하는지 못마땅해하지만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되서 우연히 돌봄센터에 취업하게 된다.
그날부터 키와는 갓치, 즉 가나토 가나메의 생각과 말들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게 되는데....

🍫p93
내 말을 갖고 싶다.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르는 내 목소리를 되찾고 싶다.(...)
누군가의 말을 내 것처럼 하는 게 아닌. 주위로부터 요구되는 말을 찾는 게 아닌. 누구라면 이렇게 말하겠지, 하며 상상의 윤곽을 모방하는 게 아닌, 내 목소리를 내고 싶다.
🍪p107
언제부터 이토록 '의견을 주고받는' 일에 서툴러진 걸까.
감정을 언어화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고, 적어도 저에게는 막중한 임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키와는 하고 있었다.
🍬p161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만으로도 힘에 부치고 머리가 복잡해지는 건 아마 요령이 없어서일 것이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는 탓도 있다. 그런데 남편이 여유 있는 이유는, 그 자질구레한 일들을 모조리 다 내게 떠맡기고 있기 때문 아닌가?
🍭p186
'너무 애쓰는 네가 걱정돼서'라는 뜻이 담겨 있을지언정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듣는 사람이 애쓰지 않는 만큼의 책임을 대신 져주는 것도 아니다. 선의의 말이 사람을 도리어 궁지로 몰아넣기도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순간 섬뜩했다. 누군가 씨씨티비로 우리 집을 아니, 나를 감시했나? 내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 소설은 읽는 내내 가슴 조여오는 후회와 부끄러움과 답답함을 가져왔다.

아마도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엄마의 말에 휘둘리는 키와.
남편과의 불화를 막기위해 어떤 것도 시도하지 않는 키와.
아들의 의미심장한 '이런 데 있기 싫어.'라는 쪽지를 보았지만 티나지 않으니 일부러 묻거나 하지 않는 키와.
부당함에 표현하지 못하고 계약직 일자리에서 해고를 당해도 조용히 그만둔 키와.
그런 모습들을 하나하나 바꿔가는 키와를 그린 소설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에 기여한 사람이 바로 애프터스쿨 가네의 사장 '가나토 가나메'가 있었다. 그의 말들은 조용하고 요란하지 않지만 키와의 마음에 꽂혀 두고두고 생각나게 한다.
마치, 불편한 편의점의 독고랄까.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키와의 모습을 보는 마음은 벅찼다.

키와의 독백, 생각들은 어제, 혹은 과거의 어느 날 내가 했던 속마음들과 같아서 순간 멈칫하곤 했다.
내가 클 때, 애들을 키우면서, 남편과의 다툼이 있을 때 느꼈던 감정들이 복사하고 붙여넣기 한 듯 똑같아서 헛웃음이 났다.
내 모습을 제 3자를 통해서 보니 참으로 한심했으니 말이다.
소설이지만 꼭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학교엄마들 사이에서 힘든 당신에게,
남편과의 대화 단절로 고민인 당신에게,
엄마와 애증의 관계인 딸들에게,
아이의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한 당신에게,
속마음을 꽁꽁 숨긴채 사는 세상에 무수히 많은 당신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합니다.

🌟가나토 가나메의 말들 중

"키와 씨에게는 간단한 거겠죠. 똑같은 일을 누구나 똑같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할 줄 아는 일은 '나 할 줄 알아. 대단하지?'하고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

"멀리 떠나고 싶어 하는 건 아이의 본능이지 않을까요?(...)
자립심이 커지고 있단 증거니까요. 부모 곁을 영영 떠나기 싫다며 지나치게 의존하는 쪽이 외려 걱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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