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지와 펜은 대학 때 만난 부부다.병원에서 하루를 꼬박 일하고 또 일하는 로지를 대기실에서 로지의 근무시간 내내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예비 작가 펜의 로맨스는 특별했다.그들은 넓은 농장의 한 가운데 위치한 집에서 아이들을 키웠다.첫째 루, 둘째 벤, 셋째와 넷째는 쌍둥이 리겔과 오리온이었다. 딸을 낳기 위한 노력은 끝이 없었고 부부는 이번엔 꼭 딸일거라며 아들 넷을 키우고 있으면서 또 임신을 하게된다.그 아이가 바로 클로드. 아이는 돌 전부터 말을 시작했고 두돌이 막 지날 땐 완벽한 문장으로 말을 했다.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냐는 숙제에 자신의 주장이 담긴 글을 스스로 쓸 줄 아는 영민한 아이였다.다만 위의 형들과 다르게 클로드는 좀 더 감성적이고 예민했다. 원피스를 입고 싶어하고 공주가 되고 싶어하는 이상한 아이였다.그러나 의사생활을 하면서 알고 있던 로지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펜은 아이의 특별한 취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에 이른다.유치원에 입학할 때부터 클로드는 원피스를 입고 치마를 입고 머리를 기르며 포피로 생활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포피도 나이는 점점 먹어가고 진급 할수록 포피의 새로운 출발은 점점 어려워지는데...👙p67"난 커서 여자아이가 되고 싶은데, 다 크고 나면 난 더 이상 아이가 아니잖아요.""여자 농부나 여자 과학자도 있어요?""그럼 그게 되고 싶어요. 여자 과학자."👙p169유치원생들 사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남자아이가 어느 날 여자아이로 변하는 것이 그들의 세상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p521모든 삶. 끝나서 완성되는 삶은 없어요. 무엇이 되는 게 아니라 되고 있는 것이죠. 알겠어요? 삶은 변화의 연속일 뿐이니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예요. 당신도, 포피도, 모두 다 마찬가지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변해요.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변해요. 전과 후를 구분할 수는 없어요. 변화하는 것이 삶이니까. 변화하는 속에서 살고, 그 중간에서 사는 거예요."👙p534"넌 포피여야 해. 그게 어렵다고 해도. 집에서 살 때 우리가 한 잘못은 포피로 사는 걸 쉽게 만들려고 했던 거야. 포피로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네가 포피로 사는 걸 도와주는 거지. 그게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일들 중 하나를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특별히 무겁다거나 가볍지 않은 일들 중 단 하나일 뿐이라고 표현한다.루는 모든 동아리에서 대표를 맡을 정도로 활동적이고 못하는게 없는 아이다.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선 역사를 낙제하고 친구와 치고받고 싸우는 일로 부모님을 학교로 오게 만드는 질풍노도의 시기도 겪었다.벤은 늘 책을 읽는 아이였다. 학교 진도보다 아는 것이 많은 아이는 월반을 신청하게 될 정도였다. 새로 이사간 집 이웃에 있는 한 여학생을 사랑하게 되면서 하지 말아야 할 말들도 해버리고 만다.리겔은 뜨개질을 좋아하는 아이이고오리온은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코스튬을 입는걸 좋아하는 아이다.클로드는 여자아이들처럼 옷을 입고 싶어하는 아이였을 뿐이다.그렇게 로지와 펜의 의식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클로드의 변화를 인정해주고 아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부모였다.너무 잘 해줘서 오히려 클로드는 크면서 점점 상처에 노출되게 되고 아이의 고통과 분노와 방황들은 시작된다.유치원 때,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 친구들에게 들킨 후의 이야기로 구분되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얼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내가 읽은 퀴어 책은 자극적인 묘사나 상처받은 마음을 상당히 자세하게 표현한 책이었다.하지만 이 소설은 아이의 정체성을 다루는 이야기여서 그런 자극적인 내용은 없다. 하지만 성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어려움과 분노는 아이여도 마찬가지였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갈등과 방황 또한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나에게 저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야.'라는 생각을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애 키우는 행복과 고충은 말로 표현이 어렵다. 그런 모든 것이 담긴 책.단순히 퀴어소설이라기 보단 육아바이블 한권 읽은 기분이었다.#클로드와포피 #로리프랭클 #김희정옮김 #알마 #퀴어소설 #소설소개 #도서협찬 #서평후기 #완독후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