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 속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일본이라는 특정 나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1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지카. 그녀는 지금 엄마의 친구 메이코와 함께 브라질로 여행을 떠났다.엄마가 오고싶어했던 그곳으로 말이다.지독히도 자신의 삶을 살았던 엄마.엄마의 삶을 이해할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던 지카.가족을 떠나 일본으로 시집온 메이코는 지독한 시집살이를 당했고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왔다.스스로 떠나온 것이 아닌 남편의 죽음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 메이코는 그제서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려고 움직이게 된다.과연 두 여인의 브라질 여행은 무엇을 보게 될 것이며 무엇을 느끼게 할 것인가!!🍷p10엄마 역시 브라질에 가서 브라질의 대지에 선 메이코 씨를 그려보고 싶다며 브라질 여행을 기대했다.하지만 결국 엄마는 브라질에 가지 못했다.🍷p41메이코 씨는 나쁘지 않다고. 그리고 마사나오 씨가 사라지기를 원했다. 그것이 결국 죽음을 뜻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 채.🍷p51엄마가 유카와 씨와 동거를 시작했을 때, 좋은 사람 같다거나 이번에는 잘 됐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했던 기억은 있었다. (...) 그 말을 엄마가 그렇게까지 마음에 두고 있을 줄은 몰랐다.🍷p100"엄마는 상처를 받았었구나."함께 개인전에 갔던 친구들이 그 말을 듣더니 "당연하잖아."라고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p146"엄마는 원하는 대로 살아왔어요. 정말로 제멋대로였어. 하지만 그 덕분에 나도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어쩌면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된다고 내게 가르쳐주기 위해서 엄마가 먼저 원하는 대로 살았는지도 몰라.(...)"🍷p156"걱정마지 마. 전부 잊는다는 건 불가능해. 그냥 유리 씨의 감정도 인정해 줬으면 해. 싫었다고 하면 부모를 비난하는 게 되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아닐까.(...)"🎐동상이몽. 같은 것을 보아도 해석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 부부 사이 못지 않게 부모 자식 간의 감정의 골은 깊기만 하다.말하지 않으면서 서로 알아주기만을 바라는 모녀가 이 소설에 있다.엄마의 죽음 이후 엄마가 원했던 브라질 여행길에서 지카는 과거 속의 엄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메이코의 말들 속에서, 자신의 기억 속에서.이해할 수 없는 엄마였지만 사건들을 추억하면서 여자 대 여자로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고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다.여자라서 참고 살아야한다는 것은 이제 끝났다는 것을 엄마 인생을 통틀어 치열하게 보여준 것이란걸 깨닫게 된다.가부장적인 가정 속에서 지독한 시집살이를 하는 메이코는 설상가상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기도 한다.자신의 가족들을 버리고 온 만큼 견뎌내야한다고 생각했고 다들 그러고 사니까 참고 사는거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며 버텼다.그러던 그녀가 시어머니의 죽음, 남편의 죽음을 통해서 얻게 된 자유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일본에서 자신의 힘으로 삶을 꾸려가기 위한 영주권을 획득하는 일이었다.왜 스스로 그 지옥같은 시간을 벗어나지 못했을까? 라고 생각하며 읽다보니 그녀는 자식을 위해서 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삶을 내던진 사람이었다.다양한 여성의 삶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작가님.누구의 삶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타인의 삶을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하지만,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은 느끼게 될 것이다.가만히 있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고 살아가는 것임을.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문구가 무엇이었든 이제 표현하고 움직여서 당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을.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한 소설.가정폭력, 성폭력 같은 다루기 힘든 내용을 무덤덤하게 표현해서 더 빡치게 만드는 이야기. 다수의 사람들이 그 주제들에선 자유롭지 못하므로 깊은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짧지만 깊은 생각을 주는 소설이었다.[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붉은모래를박차다#이시하라넨#박정임옮김#페이퍼로드#페미니즘#다양한여인들의삶#가정폭력#성폭력#도서협찬#서평후기#완독후기#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