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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 소소하지만 의미 있게, 외롭지 않고 담담하게
무레 요코 지음, 손민수 옮김 / 리스컴 / 2023년 3월
평점 :
😺특별한 하루가 아닌 소소한 일상에 대한 속깊은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다.
😺무레 요코 작가님은 지금은 떠나보내고 없는 시이라는 고양이와 단둘이 살았다.
신문을 보게 되는 것, 손뜨개를 하는 것, 마시는 차를 선택하고 메뉴를 선택하는 것 조차 자신의 취향을 한껏 담아낸다.
선택하는 것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조용한 어투로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작가님의 하루는 늘 사소하게 시작하지만 잡학다식한 정보들과 다양한 생각들로 가득한 일상이었다.
🎐p73
내가 원하는 것은 혼자 사는 사람에게 딱 좋은 사이즈일 것, 디자인은 단순하고 안쪽에 금속이나 플라스틱 소재의 차 거름망이 끼워져 있지 않을 것, 찻잔에 차를 따를 때 차 거름망이 없어도 될 것, 이렇게 세 가지였다.
🎐p83
나는 사소한 건 신경 쓰지 않고 무관심하게 생활하는 편이지만, 이상한 것이 마음에 걸려 기분이 상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키보드를 멀리하고 뜨개질이나 바느질을 하면 흥분이 서서히 가라앉는다.
🎐p187
그때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남겨뒀던 게 지금 방안에 남아있는 것들이다. 물론 절대량 자체는 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불필요한 물건을 처분하기가 힘든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
책 표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어머나, 작가님도 손뜨개를 하시는구나. 어떤 작품들을 뜨셨을까?'
'고양이를 좋아하시나? 나도 좋아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어머!!'하며 놀라곤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작가님도 즐기고 아낀다는 것은 기분 좋은 발견이었다.
먼저, 손뜨개 이야기.
글을 쓰고 밤엔 뜨개질을 하신다는 작가님의 에피소드를 읽고는 빵 터졌다. 🤣🤣
그렇게 무리하시다 병원에 가게 됐고 쉬엄쉬엄 하시라는 말도 듣고 오셨다니 어쩜 뜨개인의 필수 과정인가 싶었다.
워라밸? 뜨개인들에겐 워뜨밸이 필요하다는 걸 몸이 상하고 나서야 알게 되니 말이다. 🤭
그리고 고양이 시이의 이야기.
작가님께서 이사하시기 전에 살던 집에서 27년을 사셨고 그 중 22년 7개월을 시이와 함께 지냈다고 하신다. 모든 생활의 기준점은 시이의 입장을 고려했고 물건의 위치를 정하는 것조차 그러했다. 그 사랑과 정성을 글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가족의 반 이상이 비염환자라서 랜선 집사로 만족하며 살고 있다보니 작가님과 시이의 여유로운 일상들이 꿈같이 느껴졌다. 🥰🥰
에피소드들 모두가 일상에서 누구나 접하고 겪는 일일텐데 작가님의 손끝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늘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나도 그랬지. 참!!'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 좋은 이야기 상대가 될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
나다운 것에 대한 고집을 지켜가는 모습,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모습,
환경과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들까지 작가님의 마인드들이 좋았다.
잔잔한 일상 자신만의 기준으로 단단하게 살아가는 작가님.
꽉막힌 사람은 아니지만 정확한 기준이 있는 작가님.
대충 살아가지만 대충 살지 못하는 작가님.
강박적이지 않지만 적당하게 지키고 즐기는 모습들이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
또 하나의 <카모메 식당>을 만난 느낌.
이번에 주인공이 <무레 요코>로 바뀌었을 뿐이다.
누구에게 읽혀져도 좋을 책이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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