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크림소다
누카가 미오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 새로운 가족 모습에 흔들리고 상처받은 주인공들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 데라와키는 유화과에 입학한 신입생이다. 그는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거리의 대학에 입학했지만 짐을 싸서 기숙사로 들어간다.
거기서 만난 같은 과 선배 와카나는 어느 날 훌쩍 떠나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물어보는 질문엔 다른 질문으로 답을 대신하고 그려내는 그림들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들이다.

데라와키는 어느 날 엄마의 전화를 받는다. 슌이치 아저씨에게 프로포즈를 받았고 승락했단다. 결국 일은 이렇게 된 것이다. 류는 한밤중에 나타나 자신의 아빠와 너의 엄마가 결혼하게 된 것을 아느냐고 묻는다. 의붓누나지만 누나라고 부르면 화를 내니 사이좋은 남매지간은 어려운 것같다.
과제로 제출할 그림을 그리느라 엄마에게서 독립하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자신을 죄인처럼 대하는 의붓누나 때문에 힘들고 정신없는 와중에, 스토커같은 행동을 하는 한 여학생이 나타났다.
와카나에 대해서 이것저것 묻더니 죽으려고 할지 모르니 잘 지켜봐달라는 부탁을 한다.
선배가 왜??
그런 부탁하는 당신은 누구야?

🎶p54
아이스크림을 맨 처음에 컵에 넣고, 그 위에 아무 시럽도 안 들어간 소다수를 부으면 아이스크림에서 거품이 나면서 하얀색 크림소다가 되는 건가 보다.
🎶p74
어머니도 자주 이렇게 우는 얼굴을 다른 표정으로 어설프게 덮어 숨기곤 했다. 여자는 원래 그런 존재인 걸까. 숨길 거면 제대로 숨기든가. 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잘 숨기란 말이야. 안 그러면 내 마음이 아프잖아. 눈앞에서 대놓고 엉엉 우는 것보다 훨씬 더.
🎶p110
유기 선배는 ㅡㅡㅡ
왠지 방어막을 치고 있는 것 같다고.
중요한 영역에 누군가가 침입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구름 같은 사람이라고.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될 것 같다니까.
🎶p214
"이렇게 하면 상대가 기뻐할 거야. 이렇게 하면 상대의 기분이 좋아질 거야...그런 식으로 일일이 계산하면서 접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거잖아요."
선배의 여기가.

🎨 상큼한 책표지에 알콩달콩 로맨스소설을 상상하며 읽은 건 저뿐인가요?

미술을 전공하는 예비 예술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는 것뿐, 이 소설은 단순한 청춘 소설은 아니었다.
중간 중간 새내기의 학교 생활은 소개되지만 이내 주인공 '데라와키'의 새로운 가족의 갈등이야기로 전환된다.
엄마와 단 둘이 살던 그는 엄마의 남자친구를 알고 있었다. 대학 입학을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결혼해서 슌이치 아저씨 집으로 들어간 엄마를 보며 이젠 내 집은 어디인건지 나의 가족은 어디까지인건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한다. 사고뭉치 의붓 누나 류의 영향도 있다. 왜 사이좋은 척 해야하는지 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지 늘 면전에 대고 바락바락 고함지르는 류의 말에 칼로 베인 듯 상처받는 데라와키이다.

와카나 선배네 역시 재혼 가정이었고 새엄마와 의붓여동생이 생긴 경우다.
아빠를 빼앗긴 것 같고 이 집에 내 자리는 없는 것 같은 생각에 거부감이 드는 그였다.
하지만 와카다는 완벽하게 연기해내는 모범적인 아들이었고 학교에서도 완벽하게 연기하는 전교회장이었다.
행동하기 전에 이렇게 해야할까 저렇게 해야할까. 실수였을까, 적절한 표현이었을까 모든 관계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본모습을 바로 눈치챈 후배 요시키의 말과 행동은 와카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과거는 꽁꽁 숨긴 채 살아가는 와카나.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주축이 되어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사람의 과거와 비슷한 다른 과거가 오버랩 되기도 해서 읽으며 스토리를 잘 구분해야 했다.

예술적인 감수성때문이었을까.
유난히도 감정의 변화를 쉽게 받아드리지 못하는 인물들을 보는게 위태로웠다.
하지만, 거기서 류와 요시키는 꼭 해야할 말을 하는 인물로 나온다.
그 방법은 참으로 달랐지만 그 두 사람을 통해 많은 심적인 변화를 겪는 두 남자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렇게 사느라 제일 힘들었던 사람은 바로 이 두 남자이지 않았을까.'
이제 페르소나를 벗어버리고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살아갈 수 있게 되길 계속해서 응원하며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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