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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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오고가는 소설. 이야기의 흐름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1928년 4월 7일
지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막내 벤지의 입장에서 쓰여진 하루이다.
벤지의 의식 흐름에 따라 갑자기 나타나고 사라지는 인물들.
현재에선 단지 골프장에서 놀고 있었던 것 뿐인데 냄새에서 떠올리는 과거, 캐디에서 생각나는 사건 하나들이 시간의 전후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온다.
벤지가 화자라는 점을 잘 기억해야 한다.
✍️p63
상자는 별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별도 가만히있고, 내가 움직이면 별이 빛을 내며 반짝거렸다. 나는 울음을 그쳤다.

📌1910년 6월 2일
콤슨가의 첫째 퀠틴의 입장에 쓴 하루의 기록이다.
퀠틴은 집안의 장남으로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농장을 팔아 하버드에 입학시켜줄 정도의 지원이다.
그의 머리 속을 늘 복잡하게 했던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며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념들이 마구 뒤섞여서 적혀있다.
한 줄 속에 과거의 말과 헌재의 생각이 공존할 정도의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 날은 바로....
✍️p122
나는 물속에서 살랑거는 내 뼈들과 바람 같은, 아니 바람의 지붕 같은 깊은 강물을 내려다볼 것이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사람들은 쓸쓸한 해변의 깨끗한 모래에서 내 뼈조차 분간해 내지 못할 것이다.

📌1928년 4월 6일
아버지와 큰형의 사망으로 집안의 가장이 된 제이슨의 입장에서 쓴 하루이다.
돈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그에겐 세상의 모든 것이 돈으로 연결된다.
✍️p348
내겐 별반 자존심이란 것도 없다. 부엌엔 먹여 살려야 할 깜둥이들이 득실대고 주립 정신 병원에 갈 환자가 집에 처박혀 있는 마당에 무슨 자존심이겠는가. 주지사, 장군의 집안이라고. 왕이나 대통령이 없었다는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1928년 4월 8일
이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던 딜지의 입장에서 쓴 하루이다. 콤슨가의 일원이 아니라 부엌 살림을 하는 흑인 하녀를 말한다. 콤슨가의 사남매를 어릴 때부터 쭉 키워온 유모같은 존재이다.
콤슨가의 처음과 끝을 지켜보면서 묵묵히 따뜻한 눈길로 모두를 바라보는 존재이다.
✍️p448
딜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푹 꺼지고 주름진 얼굴을 따라 눈물이 이리저리 흘러내려도 전혀 동요가 없었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려 하지도 않은 채 고개를 들고 걸어갔다.(...)
"신경 쓰지 마라."딜지가 말했다. "시작을 봤는데, 이제 끝도 봤단다."

✅️ 현대 미국 문학의 거장 윌리엄 포크너의 장편 소설 '고함과 분노'는 그의 대표작이다.
미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서 강렬하고 혁신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194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소설은 콤슨가의 사남매의 이야기로 보여지지만 그들의 입을 통해 듣는 콤슨가의 흥망성쇠로 미국의 사회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자유분방한 캐디, 캐디의 일탈과 그녀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괴로워하는 퀜틴, 모든 것이 돈으로 연결되는 제이슨, 선천적으로 지적 장애를 가진 벤지의 기억 속의 단편들을 이어가며 이야기를 완성해야 한다.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사건들과 그 사건을 기억하는 화자의 입장에서 보여진 부분들은 사남매의 치열한 생존에 대한 모습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살아남아야 했고 버티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해야만 했다.

현실과 과거를 오고 가고 생각과 현재를 오고가는 표현에 어떤 기술적인 표시를 해두지 않은 소설이다.
정말 친절하지 못한 책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옮긴이의 주가 구세주같은 역할을 해주어서 글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꼭 초반에 옮긴이의 주를 참고해서 시간의 흐름과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도를 확립하고 뒷 이야기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

큰 숙제를 끝마친 기분이 든다.
완독을 했다고 표현하기 부족하지만 우선 전체적인 느낌은 훑은 기분이다.
다시 읽어볼 땐 좀 더 인물들의 울분과 분노에 동화하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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