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일기 -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집을 짓다
박성희 지음 / 책사람집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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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고 싶은 집은 어떤 집일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과 공상을 선물하는 책이다.

🌱 마당 넓은 집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신 작가님. 주렁주렁 토마토가 열리고 가을이면 감나무에서 잘 익은 감이 뚝 떨어지던 집이었다. 뒷마당 대나무 숲도 기억 속에 자리잡는다.
어린 시절 기억 속 집엔 늘 꽃과 나무가 함께 였다고 하셨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도시 생활을 하게 됐고 늘 마당 넓은 집을 꿈꾸게 됐다.
어린 시절 기억 속 집이 늘 그리웠던 작가님은 일흔을 앞두고 큰 결심을 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셨고 차음으로 고집을 피웠다.
그렇게 돌아가고 싶은 곳, 그리운 집을 직접 지으셨다.
바로 그 집에서 뜰을 가꾸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으로 남은 시간들을 보내실거라 하시는 작가님의 기록들을 모아놓은 책이 바로 <집의 일기>이다.

🌻p41
너무 서둘렀나? 봄이 왔다가도 다시 눈이 오고,(...) 봄이 미뤄지니 마음도 느리게 움직이고 있나 보다. 해마다 이맘때면, 봄이 쉽게 가버릴 것 같아 왠지 모르게 초조하고 안타까워 마음이 달궈졌는데, 느리게 마음 먹고 한가하게 기다리다 보니 마음속에서 봄이 아주 오래오래 머문다.
🌹p63
진달래와 철쭉은 심어 놓고 너무 내버려 두었던 모양이다. 그냥 잘 자라겠지 했는데,(...) 사람이 그렇듯, 식물도 잘 지내려니 하고 무관심하면 아차 싶게 만든다.
🍀p83
지난 며칠 햇빛은 맑았고 하늘은 푸르렀다. 한 달간 잘 지냈다. 그렇게 오월은 지나갔고 유월도 잘 지낼 것이다. 그러면 되는 것 아닌가. 염려하지 않을 것이다.
💐p131
그래. 자유롭다는 것은 조금은 외롭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사이를 파고드는 맑고 찰랑거리는 햇살과 산듯한 바람, 그 미세한 살랑거림이 가슴을 채우면서 죽어가던 감각을 일깨운다. 이 세상을 점점 더 멀리서 바라보다가 언젠가는 휙 스러져갈 한 인생을 위하여, 조금은 쓸쓸한 이 느낌을 즐길 때.
🍂p157
나무와 풀이 자라고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저물어갈 나의 날을 바라본다.


🌱 남편하고 종종 이야기를 나눈다.
결혼하면서 처음으로 아파트 생활을 한 우리 부부는 나중에 애들 다 크면 마당 넓은 집으로 가자고.
애들 없는 빈자리도 못 느낄 정도로 바쁘게 살자고.
마당 넓은 집은 아마도 2층 집일거라고.
아이들이 언제든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게 가꾸자고.
쉬려고 이사가자는데 벌써 마음은 바삐 움직일 거리를 만들어댔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우리 부부는 참 좋았다.

그런 삶을 잠시 잠깐 엿볼 수 있게 했던 책.
삶의 후반부의 모습을 그림 그리게 하는 책.

산 속을 유유자적 산책하듯,
물길을 하염없이 바라보듯,
이슬 내려앉은 아침의 청명함에 눈을 뜨듯,
따사로운 햇살을 손바닥으로 눈가를 가리고 하늘을 바라보며 바람을 느끼듯,
그런 글들을 묶은 책이 <집의 일기>였다.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때
지금의 바쁜 시간들에 회의가 생길 때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바삐 움직이는 일상에서 잠시 잠깐 여유로운 일탈을 꿈꾸는 모든 분들께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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