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모든 것이 소설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너구리 외교관피를 흘리는 한 그가 산장을 발견한다. 문을 열어달라고 두드려보지만 조용한 산장. 이대로 죽겠구나 싶을 때 나타난 너구리. 너구리는 이 산속에서 사랑받는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산장 주인 또한 이 너구리(전령)의 요구에 문을 열어주게 되는데...▶p16그가 죽어도 괜찮아. 통증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숨이 끊어져도 나는 몰라. 하지만 너구리야, 네 애교를 뿌리치는 일은 너무 힘들구나.📍말과 꿈종마가 공항에서 탈출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그는 녀석(말)을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한다. 그가 녀석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이 사실, 그러나 그는 녀석이 낯설지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다.그는 과거에 백일몽을 꾸었고 그 때 녀석의 환영을 본 것 같았다. 뉴스를 통해서 본 종마가 녀석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녀석을 꼭 만나야겠다는 마음으로 도착한 공항. 녀석을 만나기까지는 순조롭지 않을 것 같았는데...▶p35그는 까막잡기를 하듯 양손을 더듬거린다. 그가 포옹하면 녀석은 생겨난다. 그런데 어디 있어. 너 어디 있어. 그는 자꾸만 녀석을 찾고 있다.📍'퇴거'와 나중에 함께 묶인 다른 산문들그의 공간을 마음대로 어지럽히며 지내는 친구. 친구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살게 했다.친구에 대한 마음은 깊으나 자신의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친구가 퇴거하길 바라게 된다. ▶p195나는 내 집을 내 집이 아니라 내 친구가 실종된 장소로 인식하겠다는 퇴거 명령에 사인하고, 내 집을 점유한 친구의 환영에게 주거할 권리를 보장하는 등기 서류를 제작했는지도 모르겠다.✅이 책은 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 중 열여섯 번째 작품이다. 세 가지의 이야기를 담은 구성으로 작가만의 색채가 짙은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말과 꿈>은 양선형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고 스스로를 '불친절한 작가'라 할 만큼 자신만의 글에 고집을 담았다.세 가지 이야기의 전체적인 소재는 현재의 삶이었다.다친 사람이 지금 당장 죽게 되도 문을 열어주는 행동이 지금 산장 주인의 할 일이었던 것처럼.뉴스에서 종마를 발견하고 꼭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항으로 달려가는 그처럼.친구가 너무 좋고 그의 집을 어지럽히는 것이 괜찮아도 지금 당장 내 집에서 나가줬으면 하는 현재의 감정처럼.미래를 위한 설계, 과거에 대한 후회같은 것은 이 책에서 중요하지 않았다.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세 번 읽어야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이 잡히는 소설이었다.과거와 현재를 구분하지 않고 쓰여있어서 읽다가 '아하, 과거 회상 씬이구나.' 하며 이야기를 구분하며 이해해야 했다.의식의 흐름대로 -화자가 생각나는대로- 순간순간을 기록한 글들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현재의 기분을 이야기하다가 그 순간과 맞물리는 과거의 한 부분을 떠올리곤 하는 이야기들이다.또 하나의 특징은 문장들이 하나같이 에둘러 표현한 듯해서 그 뜻을 이해하기 위해 앞 뒤 내용과 함께 묶어서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긴 시와 같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환상과 현재, 두 시점의 이야기들이 기묘하게 어울어져 있는 이야기들.그래서 생각해야 했고, 삼독하고 보니 마음에 남는 문장들이 생겨 지나치지 못하고 필사까지 하게 됐다.그래서 이 책은 한마디로,어른들을 위한 동화.필사하기 좋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또한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지인에게 조심스레 선물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곱씹어가며 공들여 읽게 되는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봅니다.#말과꿈#양선형#자음과모음#트리플시리즈_16번째#필사하기좋은책#선물하기좋은책#어른을위한동화#도서협찬#서평후기#완독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