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죄
윤재성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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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위에 검사. 권력 앞에서 머리 조아리지 않는 형사부 평검사의 내부고발 이야기.

✅️ 원주의 한 보육원에서 몸 속의 장기가 여물기를 기다리며 사육당하고 살던 그 녀석. 탈출을 시도했다가 이내 잡혀와 뜨거운 매질을 당했다. 까만 밤, 그냥 도망치지 않을거라고 복수를 다짐했다.
뾰족한 쇠꼬챙이로 친했던 녀석을 찌른다. 건물 전체에 기름을 붓고 불을 놓는다. 엉금엉금 기어나오던 원장을 찌른다. 그 지옥에서 유일한 생존자로 살아남아 범인으로 취조받던 그 녀석.
들개같은 눈빛과 발톱을 드러낸 채 모든 이를 밀어냈던 그 녀석이 바로 나 권순조다.
들개의 습성을 숨긴 채 형사부 평검사로 사는 지금, 그 때 그 시절의 죽은 이들이 보이고 들리는 죄값을 제 몫인냥 감내했다.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밤, 권검사 집 근처에서 현직 검사가 살해당하는 일이 생겼다. 참고인으로 조사받으면서 생각해봐도 일면식도 없는 선배검사였다.
며칠 후, 작은 박스 하나가 집 앞으로 배달됐고 그 속엔 권검사의 과거 비밀이 적힌 쪽지와 함께....

📌p97
더 많은 침묵과 방조와 은폐도 그를 기다렸다. 나서서 싸우는 일보다 두려운 것은 침묵하는 것이다. 보아도 보지 못한 듯, 들어도 듣지 못한 듯...(...)
지켜야 할 것 앞에서, 그는 검사로도 인간으로도 무력했다.
📌p99
"검사님, 진짜 개새끼시네요."
📌p114
"누군가는 해야만 해요. 어떤 검사, 어떤 수사관, 어떤 판사는 싸워야 합니다. 세계가 타락하고 사법이 힘을 잃어도."
📌p231
남강이 보이는 청사에서 그는 칼을 갈았다. 타협 없는 정의는 나약했고, 나약한 정의란 불의와 같았다.
📌p297
몽롱한 와중에도 웃음이 났다. 운명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평했다. 시대의 죄는 세대의 인간이, 조직의 죄는 그 아들이 물려받는다. 검사가 지은 죄를 검사가 받는 것은 얼마나 공명정대한 가족의 율법인가.
📌p351
넌 좋은 검사가 될거야.

✅️ 한 사건으로 평범하고 힘없던 대학생은 다짐한다. 지금보단 자신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줄 수 있는 곳에 서겠다고. 그 학생은 검사가 되었고 정의로 똘똘 뭉쳐 올바른 소리를 해봤자 평검사의 목소리는 땅바닥에서 짓눌렸다.
또 다시 다짐한다. 그렇다면 최고의 자리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하늘로 직접 닿게 하리라.
그 때부터 권력 앞에 개가 된다. 물으라면 물고 짖라면 짖는 충실한 개.
그렇게 얻은 정의는 과연 힘있는 목소리가 될까.
죽을 각오로 뛰어든 초심은 온데간데 없고 그 또한 남들 눈엔 권력자일 뿐이었다.
그 옆에 또 다른 충실한 개 몇 마리와 함께 말이다.

오오오, 흥미진진한 빠른 전개로 쉼없이 읽어나갔다.
짧은 문장들로 속도감을 더했다. 쓸데없는 단어 설명없이 사건이 사건을 물고 쏟아진다.
검사들의 권력구도, 좌천과 승진, 차별 받는 여성 검사, 전관예우, 브로커들, 정재계의 결탁 등도 소설 속에서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오랜 기간 조사하고 실감나는 검사의 실태를 표현하고자 노력하셨다고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평범한 검사가 아니었다. 법만으로는 힘있는 죄인들을 벌 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깡패들과 손잡고 거사를 실행한 것을 보면 말 다 했다. 올바르진 않았지만 그 덕에 우수수 떨어져 나간 힘있는 사람들을 보며 통쾌했다.
(소설이니까, 현실 속에서 못하는 것들이 가능하다고 보면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 와중에도 힘있는 자들은 서로의 목을 쳐내기 바빴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급급했다.

한 번쯤 상상해봤다. 저 공권력을 나에게 휘두르면 나는 어떻게 될까. 죄 짓고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으....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저격한 이 책을 다 읽고 소름이 쫙 끼쳤다.
평소에도 수사물 소설, 드라마, 영화를 즐겨보는 편인 저는 《검사의 죄》를 읽고 윤재성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검색해 볼 정도로 푹 빠져버렸다.
2016년 작품《외로움의 살해자》
2019년 작품《화곡》
비록 수사물 소설들이 아니었지만 곧바로 다음 작품들도 읽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비밀의 숲" 재밌게 보셨다면 이 책은 무조건 강추합니다.
검사 비리, 검사 간의 권력구도 등 검사이야기 좋아하시면 추천합니다.
내부고발자 이야기 좋아하시면 또 추천합니다.
페이지터너 책 좋아하셔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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