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무라이 리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오르골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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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이 주르륵, 마음이 시큰한 소설같은 에세이

✅️ 매일 환하게 웃으며 내 집으로 오는 너.
왜 내 남편이랑 그렇게 가까운거야?
내 부엌살림을 왜 니가 함부로 손대는거지?
음식 솜씨 칭찬하는 남편이란 당신 집에서도 딴 여자 랑 친하다니 다 늙어서 무슨 주책이야??
아들 내외가 가고 나면 한마디 따끔하게 한마디 해줘야겠어.
근데, 이 사실을 말해야 하나 고민인데...남편이 로봇인걸 아들한테 말해줘야겠지??
아, 근데 맨날 오는 너 너무 익숙한대...누구야???

📌추천사 중
바로 제가 수많은 분들을 진료하고 또 강연하면서 전했던, "세상을 치매 환자의 눈으로 바라봐주세요"란 말 그대로 주인공 치매 환자가 바라본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p19
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거침없이 현관으로 들이닥쳐 큰 소리로 인사하는 동시에 제멋대로 부엌에 들어간다.
몸에 익은 동작인 게 너무 괘씸하다.
📌p50
파파몬은 "몇 번씩이나 전화를 걸면 민폐랴."라고 하지만 나는 분명 딱 한 번밖에 전화하지 않았다.
📌p106
누군가와 말을 나무면 너무 지친다. 머리 한가운데가 마비되는 것 같다. 석연치 않았지만 나는 일단 납득한 척하고 전화를 끊었다.
📌p162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고 화가 난다. 가족에게 말해 봐야 웃으며 얼버무릴 뿐.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싫어졌다.

✅️ 이 글을 쓴 무라이 리코 작가님은 번역도 하시고 글도 쓰시는 분이다. 작가이면서 아내이고 엄마이고 며느리였다.
곱고 단정하던 시어머니의 느닷없는 변화에 가족 모두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한밤중에 꾼 꿈이 진짜라고 생각해 시아버지를 때리고 환청, 환시를 경험하신다. 현재를 살지 못하는 시어머니를 겪으며 있었던 일들을 가족들의 입장이 아닌, 시어머니 입장에서 쓴 치매 환자 시점 에세이.
상상한 시어머니의 속마음. 전부를 알 순 없지만 시어머니를 이해해보기 위한 작가님만의 노력이 아니었을까.
'이런 마음이겠지.' 생각하고 이해해보려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그려졌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달라져버려 답답하고 겁나는 치매 환자의 속마음을 드려다 본 것 같았다.
이 책 첫장에 추천사를 쓰신 '신경과 전문의 이은아 원장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있으시단다.

"내가 만일 치매에 걸렸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떤 기분일까요? 그리고 그 분들을 다시 바라보세요."

" 세상을 치매 환자의 눈으로 바라봐 주세요."

" 우리는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치매 환자들은 한 쪽 눈을 가린 채 보게 됩니다."

치매 환자를 보살피는 일은 상상 이상 힘들고 아픈 일이다. 온 가족이 함께 아파야 하는 병이었다.
힘내라는 말보다,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위로가 된다는 걸 이 책을 보며 생각했다.

치매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
치매에 걸린 가족이 있는 분들에겐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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