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주영선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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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가슴 속에 상처 하나쯤 품고 사는게 삶이라면, 상처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찾는 것이 인생일까.

📍데스 레시피
죽은 아빠와 이야기하는 아이. 가정 폭력을 당했던 엄마를 구하지 못한 아이. 비밀스런 아빠의 죽음이 늘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니 이런 관심도 낯설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늘 관심 밖에 있는 아이. 맞아 죽어도 문제없는 아이.
📍내 이웃의 하나뿐인 존재
어느 날 전학 온 우혜. 그 아이는 학교 선생님의 딸이다. 엄마는 선생님 딸과 잘 어울리길 바랬다. 스스럼없이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어느 날, 나는 학폭의 가해자 신분이 되었다. 우혜의 거짓말로 인해..
📍아빠, 없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도 못가고 회사도 못가고 온가족이 한 집에 모여있다.
자폐성향인 아이와 잠깐이라도 떨어져 있을 시간이 없자, 엄마는 버겁기만 하다. 남편에게 애를 맡기고 대학원에 진학했고 졸업 후엔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떠난다. 주위 사람들 눈치는 보이지만...
📍귀꽃
부모의 경제적 도움으로 박사까지 됐지만 모든 것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다 내려놓고 부모님 집으로 돌아온 아들. 혼자 지내던 그에게 1층 여자가 알은체를 했다. 딱 그 뿐이다. 곁을 주거나 마음을 나누지 않는 그녀. 그녀가 말하는 희생의 이분법적인 말이 불편하기만 했다.
📍세 자매
곁을 주지 않는 엄마. 돈만 벌어다주는 아빠.
엄마게게 세 딸은 그저 얼른 커서 돈벌이를 하러 떠나길 바라는 존재이다.
엄마 일하는 동안 동생들을 돌봐야했던 언니, 그런 언니가 불쌍하면서도 이해 안되는 나, 새벽에 나가 저녁 늦게 오지만 앞가림 확실한 동생.
그런 세 자매와 엄마의 이야기.

✅️ 주인공들은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멍들고 현실이 버겁기만 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등장인물들이 눈에 밟히고 마음이 쓰렸다.
가정 폭력 속에서 모든 것을 보았지만 모른 체 할 수 밖에 없었던 무력한 아이, 편모 가정에서 엄마가 힘들지 않길 바라며 기대에 맞추려는 아이, 그 속을 알 수 없지만 사는 것 자체가 힘겨웠던 아이, 부모님을 실망시켰다는 마음과 실패했다는 좌절감에 무너진 아이, 사랑을 갈구했지만 한순간도 보답받지 못한 아이들까지.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지키기는 것도 버거웠던 상처받은 어른들도 있었다.
매맞는 아내로 살기 힘들었던 엄마,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던 엄마, 모든 것을 놓을 수 없었던 아빠, 아빠 몫까지 악착같이 버텨내야 했던 엄마,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고 부모에게 기대는 아들을 보기 힘든 엄마, 사랑받지 못했고 교육받지 못해서 이제서라도 본인의 인생을 살고싶었던 엄마.
모두가 피해자라고 외치는 이야기들.

그 속에서 주저 앉아 무너지지 않고 그 꼬인 실타래같은 관계 속을 헤쳐나오려는 모습을 보이는 이야기도, 미쳐 벗어나보지도 못한 채 끝나버리는 이야기도, 이제 막 시작되는 열린 결말의 이야기도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는 한번에 쓰인 소설이 아니었다. 몇 년에 걸쳐 발표된 소설들이 한 권에 담기게 되었지만, 상처받고 힘든 삶을 사는 모습들이 묘하게 한 묶음으로 엮여도 이상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주제들로 쓰인 소설이라 충분히 공감하며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된다.
지금 내 모습들 중, 어느 한 부분이 투영되는 묘한 경험도 하게 됐다. 완전히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그 심정 이해가 되고 그 상황 속 아이나 어른을 보며 나도 그랬을 것 같다며 공감하게 됐다.

긴 인생 속 누구보다 힘든 나라며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대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이야기들. 끝까지 살아봐야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 알 수 있는거니까.....

📌p27
결국 엄마는 칼로 목을 긋는 대신 울음으로 협박을 마무리했다. 언제나 뒷심이 부족한 엄마. 그래서 아빠를 떠나지도, 나를 구출해 주지도 못하는 엄마.
📌p45
언제부터인가 나는 우혜와 소통한다기보다는 그냥 ‘함께 있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관계의 나날들은 나에게 설렘을 주었다.
📌p94
지난 삶의 전부가 여행이라면 지금, 그리고 다가오는 삶도 모두 여행의 어느 부분일 것이다.
📌p122
어머니를 위한다는 구실로 고향에 돌아왔다. 결국 그 구실이 어머니를 밀려나게 했다.
📌p221
"수아야, 빨리 데워 줘라. 플라이팬으로 얻어맞기 전에." 우리는 키득거리며 욕조 안에 들어가서 먼 바다를 배경으로 SNS용 셀카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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