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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평점 :
#한줄평
ㅡ 전당포에 맡겨진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화려했고 궁금했고 따뜻했다.
#작가소개
강성봉 ㅡ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원주에서 자랐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3년간 잡지 기자로 일하며 시장과 동네, 바닷가와 산골 사람들의 일상을 취재하러 다녔다.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만드는 출판사 편집자다.
#줄거리
나는 하늘이예요. 동하늘. 동해바다 동에 하늘.
왜 성이 할머니 성이냐고 물으면 그렇게 말하래요.
엄마, 삼촌, 할머니는 있지만 아빠는 없거든요.
저는 카지노에 도박하러 온 남자와 여자가 살림차려 낳은 카지노 베이비예요. 결국, 그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젖먹는 아기였던 저를 전당포에 맡겼어요.
"누가 뭐래도 넌 내 아들이야." 하며 허옇게 버즘 핀 얼굴로 한숨을 푹푹 내쉬는 엄마.
"그러니까 그래가지고 그게 그런 거라니까"라며 정신줄 놔버린 삼촌. 그 비밀은 나중에 알았지만 제정신으로 살기 힘든게 맞더라고요.
"돈이 최고여." 하는 할머니까지.
내 세상은 그렇게 꾸려졌어요.
집은 전당포, 세상에 나서 살고 있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그림자 아이.
그게 저예요. 제 이야기 좀 들어보실래요??
#발췌
📌p11
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돈을 얼마나 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갚지 않은 건 확실하다. 열 살이 넘어서도 난 전당포에 있었으니까.
📌p27
나는 안다. 나처럼 비밀 많은 이이를 세상에서 뭐라고 부르는지. 바로 그림자 아이다.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단 뜻이다.
📌p40
모를 것 같으면서도 알고, 몰라야 할 것까지도 아는 애들이지. 이상한 게 눈에 뵌다고 우기기도 하고. 그래서 막 헛소리도 하고.
📌p49
서로 다른 색들도 해가 지장산을 넘어갈 때면 황금빛 먼지가 내려앉아 모두 노랗게 보인다. 어디서부터 웨스트부다스이고 어디까지가 이스트지저스인지, 그리고 슬립시티는 어느 사이에 끼었는지 가르고 나눌 수 없다. 이곳은 모두 저 높은 지장산이 오랫동안 품어온 동네. 바로 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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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탄광촌에 카지노를 세우면서 지음촌은 광부를 전당포 사장으로, 카지노 딜러로, 호텔 청소부로 바꾸었다.
그 세상 속에서 울고 웃는 사람들의 모습에 빠져들게 되었다. 세상 누구보다 억척스런 동여사. 부족한 아들, 딸, 하늘이까지 할머니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아마도 카지노 거지들이 모여든 쪽박공원 근처에서 빌어먹고 살았을지 모를 일이다.
하늘이의 시선으로 글이 쓰여있어서 속시원하게 간단명료한 글이 아니라, 누군가의 말을 엿듣고 그런걸까 유추하는 생각들을 짜맞춰가며 이야기를 완성시켜야 했다.
그래서 더 집중되는 이야기들.
할머니와 삼촌의 과거 속엔 한 동네가 변해가는 모든 흥망성쇠가 담겨있었고 그 속에선 도움을 준 이도 뒤통수 친 이도 모든 것을 말아먹은 실패도 있었다.
알지 못하는 어른들의 세상 속에 덩그러니 혼자서 살아야 했던 하늘이는 비록 학교도 못가고 진짜 엄마아빠도 모르지만 그래도 사랑받고 자랐다.
사연이 있어 데리고 있어야 했던 아기였음에도 품어준 그들. 의지하며 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 따수웠다.
한 동네의 드라마틱한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성장과 실패의 기록들. 진정한 가족을 찾아가는 성장드라마. 마지막에 가야 알게되는 큰 그림들이 몇가지 있는데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소재들과 탄탄한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읽었던 소설. 아이의 시선으로 본 세상은 그렇게나 험난했고 화려했으며 덧없었다.
하늘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 속엔 진정한 가족과 10살다운 삶이 함께하길 응원하며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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