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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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밝은 빛이 많은 덕에 어둠은 더욱더 어두워졌다. 칠흙같은 검은색 속에서 반짝이는 황안이 보이거든....
당신은 그 빛을 쫓을 것인가.

현정인.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창 멋부리고 투정부리는게 딱 알맞을 나이였다. 그러나 남들 다 가는 수학여행 못가도 괜찮다. 닳고 닳아 밑창이 떨어질 것처럼 헤진 운동화도 괜찮다. 차갑게 굳어 버린 밥도 괜찮다. 허울만 좋게 커버린 아이는 속만 일찍 철들어 영글어버렸다.

그 날도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었다. 친구들의 놀림도 가볍게 웃어넘기고 아이들 속에 있기 싫어 숨어든 학교 뒷켠. 그 곳에서 까만고양이가 "냐아~~"하고 울었다. 속상한 마음 넋두리하며 뒤돌아섰지만 집까지 따라온 까만고양이.
어둠 속으로 숨어서 깜쪽같이 사라지고 어둠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그 모습을 들어냈다. 금빛 눈을 한 까만고양이가.

그 고양이는 집으로 따라들어와 모습을 바꾸고 자신은 '헬렐'이라고 소개했다.
"너가 원하는게 뭐야? '만약에' 라고 시작하는 모든 것을 이뤄줄 수 있어." 라며 악마와 거래한 파우스트를 들먹이기 시작했다.
"나이키 운동화?? 그걸 원해??"
"돈 얼마 필요해?"
귀를 간지럽히는 달콤한 말들은 단단했던 정인이의 마음 속을 비집고 들어가 작은 균열을 만들고 있었다.
헬렐과 만난 정인이는 이전과는 달라져버린 마음에 힘들어하고 마는데,....


📑p8
고양이는 그림자 속으로 훌쩍 뛰어 들어갔다. 그 검은 고양이를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녀석이 정말로 땅에서 조금 떠 있었다는 걸, 정말로 중력을 받지 않는다는 걸 알아챘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아주 찰나였고, 녀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p20
"시간당 9,120원. 킬로그램당 150원. 정인이의 세상에선 모든 시간과 무게에 돈이 붙는다. 다른아이들도 그럴까?"

📑p52
"만약에. 그 한마디면 신세계를 맛볼 수 있다."
정인은 절반쯤 빈 라면 냄비를 한 번, 그리고 제 앞에 앉은 남자를 한 번 보았다.

📑p88
급하게 철들며 포기해야 했을 욕심들이 소년 안에서 뭉근하게 숙성되었기에.

📑p101
"나중에 어떻게 살 거냐고, (중략) 어제, 오늘, 이번 주 금요일, 토요일 오후,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너는 언제 짠, 하고 달라지는 거냐고. 그걸 알면 달력에 동그라미 치고 알람 설정도 해 놓겠지. 근데 그런 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내 말은, 오늘을 즐겝게 사는 것도 나중만큼 중요하다는 거야."

📑p132
'지금도 할 수 있잖아.'

📑p158
"그저 배를 채우는 것보다 더 근사하고 화려하고 향기로운 걸 네게 줄게. 오르톨랑, 샤토 페트뤼스, 스트롱 핫초코...뭐든 주문만 해."


나혜림 작가님은 그냥 계속 글을 썼다고 해요. 그 글들 속에서 이야기 하나를 완성했고 그 이야기가 '클로버'로 세상에 탄생되었다고 해요.
불우한 어린 시절? 가지지 못한 것들만 생각하며 극복하려 애쓰지 말고 그냥 하다보면 언젠가 꽃 피울 날이 올거라고도 하셨어요.
그런 마음들을 '클로버' 책 속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고, 힘든 세상 살아가는게 버겁기만 하는 정인이의 앞날을 응원하며 읽었어요!! 헬렐이 보여준 미래와는 다를 그 앞날이 힘들지만은 않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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