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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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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고등학교 시절 문학수업을 듣는 것 같았다. 『소설 읽는 방법』을 읽는 시간이 말이다. 작가는 매커니즘, 발달, 기능, 진화 4가지 접근법을 소개한다. 이 4가지 요소를 염두하고 소설을 읽는다면 단순히 “진짜 감동적이야”, “재미없던데...”, “그냥 그렇더라. 그래도 읽을 만해” 같은 다양한 버전의 감정만으로 소설을 정리하는 슬픈 일은 덜할 듯싶다. 소설 읽는 방법을 배웠으니 뭔가 구체적으로 고민해보고 싶다. 마침 한 소설책이 내 눈에 들어온다.   

나의 독서법의 일관된 흐름 찾기 첫단계

『그 날 밤의 거짓말』(제수알도 부팔리노 지음, 이승수 옮김, 이레, 2008)이라는 소설이 있다. 시칠리아 왕국의 국왕 암살음모에 가담한 죄로 죽음을 기다리는 4명의 사형수가 있다. 이들은 신분, 나이, 직업이 모두 다르고 유일한 공통점은 국왕 암살음모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감옥의 사령관은 이들에게 한 명이라도 음모의 배후를 발설한다면 모두를 살려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모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작가가 던진 “배후를 말해서 살 것인가, 신념을 따르되 죽을 것인가”라는 화두는 독자에게 긴장감을 던져준다. 과연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계속 궁금해 하면서 소설을 읽어나가는 것이다. 4명의 사형수는 각자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펼치고 그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소설(小說)이 된다. 소설 속에 또 소설이 등장하는 것이다. 액자식 구조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작은 이야기들은 저마다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모여 소설 『그 날 밤의 거짓말』 이 완성된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반전이 대단하다. 이 소설을 영화화하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하며 지인들에게 열심히 권유하고 추천하였으나 그들은 모두 다 읽지 않고 책을 반납했다. 별로 재미가 없다는 평가였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이 소설을 읽는 법과 그들이 읽는 법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점에 주목하고 어떤 점에 자극 받았던 걸까? 이 궁금증들을 해결해가면 나 자신의 독서취향, 독서법 등 내가 소설을 접근하는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첫단계를 시작했다. 해답은 차차 찾아볼 것이다. 
 

작가가 던진 희망 메세지!!!

작가는 다양한 소설을 분석하고 미처 알지 못하던 소설의 의미를 쉽게 설명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은 작가의 말은 “아무튼 쓴다”라는 태도이다. 


“‘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는 어떤 시대에나 소설가를 습격하는 의념疑念이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 깊이 끙끙 고민하다보면 글을 쓰지 못하는 순간이 닥치고 만다. 그래서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튼 쓴다’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양극을 영원히 오락가락하는 것이 소설가의 일생이다.”(142쪽) 

“작가에게는 아무튼 계속해서 써나간다는 저돌적인 태도가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194쪽)
  

 
우리는 뭔가를 계속 쓰기 위해 태어났다. 하물며 작가는 말그대로 글 짓는 사람이 아닌가. 작가가 슬럼프에 빠지면 정말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비극의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때문에 '아무튼 쓴다’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설가의 일생이라고. 나도 계속해서 서평을 아무튼 써보려고 한다. 『소설 읽는 방법』은 소설을 대하는 태도와 접근법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나에게 용기를 준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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