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보물찾기
조엘 그린블라트 지음, 서지원 옮김, 하상주 감수 / 돈키호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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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동안 연간 40% 수익률을 달성한 가치 투자의 슈퍼스타 조엘 그린블라트의 걸작이다. 복잡한 상황을 시장 원리로 통찰하고 가치투자를 통해 이익을 거머쥐는 과정을 담았다.

다만 온전히 미국의 사례라는 점과 개인투자자가 적용하기에는 적잖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저자 본인 역시 차기작에서 이를 인정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마법공식을 소개한다. 놀라운 점은 그가 대중에 공개한 이 기법들이 그의 주 무기라는 데 있다. 수많은 헤지 펀드들이 그의 책을 참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데 있어 필요한 제반지식을 당장 손에 꼽아봐도 상법, 재무관리, 재무회계, 경영학, 경제학, 교양 수준의 통계학이 필요하다. 이런 지식을 가진 사람은 찾기 힘들다. 회계, 세법 등의 기피과목을 정면돌파한 경영학과 졸업생도 힘들지 않을까. 이런 높은 진입장벽이 이토록 탁월한 책을 개인투자자에게 외면받게 만들었다.

어차피 모든 재테크에 능통할 필요는 없다. 위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조건을 통계로 뭉개버리는 게 좋다. 최근 활성화되고있는 ETF 혹은 그린블라트를 가치투자자의 구루의 반열로 올려놓은 마법공식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홍춘욱 박사의 "돈 좀 굴려봅시다"와 그린블라트의 다른 저서를 통해 입문할 수 있다. 마법공식에 해당하는 주식 목록은 증권사들이 심심하면 뿌려대니 힘들게 찾지 않아도 된다. 대신 이 방향을 선택한 사람들은 투자에서 드라마를 기대하면 안 된다.

* 그린블라트의 마법공식이 소형주 효과에 기인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그의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은 싸고 좋은 주식을 사는 게 가치투자의 본령이라는 점을 가장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http://henryquant.blogspot.kr/2016/11/magic-formula-really-magic-finding.html?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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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블랙홀 - 욕망과 잘 사귀어 나가는 길 내일을 여는 지식 철학 22
조홍길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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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욕망을 다룬 1부는 미리 갈래를 정한 뒤 사상가를 분류한 것 같다. 1부의 큰 문제는 동서양의 욕망담론을 대표하는 사상가가 너무 적은 데 있다. 드넓은 서양 사상의 흐름을 몇 사람의 사상가로 추린 데다가 막상 면모를 살펴보면 플라톤, 에픽테투스, 데카르트, 헤겔에 20세기의 바타이유, 지라르, 들뢰즈 라캉을 더했을 뿐이다. 적다. 너무나도 적다. 허다한 중세 철학자들은 모두 생략되었을 뿐 아니라 헤겔 외의 대륙철학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영미 철학자는 말할 것도 없다. 푸코를 위시한 프랑스의 쟁쟁한 거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동양 철학으로 시선을 돌리면 문제는 더 커진다. 동양의 욕망담론을 유교, 불교, 도교로 요약학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인도철학은 동양이 아닌가?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 그런데 과연 여기에 호명된 인물이 각 사상을 대표하지도 않는다. 공자, 맹자, 순자에서 바로 성리학으로 이어지는 유교의 흐름에 다른 해석이 끼어들 여지는 없을까? 양명학조차 천대받는다. 양명학이 성리학의 금욕주의를 이어받았다는 한 문장이 전부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혹은 생활윤리를 뛰어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책에서 건질 부분이 있다면 2부에 있다. 바로 자본주의의 욕망을 분석하는 장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난관에 처한다. 역사와 사회성을 결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에 욕망이 문제가 되는 순간을 포착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저자도 동의하는 바, 욕망은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욕망의 윤곽을 드러내려는 시도가 있어야 하는데 저자는 이에 실패한 것 같다. 추상적인 단어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함정을 피하고자 자본주의를 탐구한 학자들이 욕망을 보여주는 방식은 전형적인데, 바로 욕망에 빠진 군중의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2부의 두 번째 비판점은 주류 경제학이 아니라 마르크스를 통해 자본주의를 분석한 데에 있다. 주류 경제학의 위인들도 욕망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 경제학 자체가 수요와 공급의 학문이지 않은가. 경제학을 자본의 논리로 치부하고 논의에 포함하지 않는 것은 지성인의 병폐라 볼 수 있다. 베커나 슘페터, 폴라니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케인즈와 보드리야르를 결합하기만 해도 더욱 풍성한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

사회와 역사가 결여된 논의는 3부에서 개인으로 수렴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식탁이나 떠들고 노는 노래방과는 관계가 없다. 논의는 곧장 신비주의를 향해 달려간다. 먹고, 떠들고, 땀흘려 일하는 바로 이 곳과 유리된 욕망 담론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쉬움만 남는 책이다.


p.s. 이 책의 내용이 네이버 캐스트에 요약되어 있다. 압축된 내용이 훨씬 알차다.
http://navercast.naver.com/list.nhn?cid=2903&category_id=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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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xlady 2020-05-30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욕망에 관련된 좋은 책 추천해주실만한 것 있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한자가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음이라도 병기했더라면 읽기 쉬웠을 텐데. 푸코와의 대화를 막는 진입장벽이 하나 늘었다. 지금 읽는 책이 초판본인데, 최근에 인쇄된 판본은 한글이 병기되웠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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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캐럴 로스, 유정식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14.

사업가를 꿈꾸는 이를 위한 체크리스트다. 대개 창업가들은 자기 스타트업을 최고로 여기기 때문이다.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고객들로 보일 테다. 이 책은 그러한 환상에 찬물을 끼얹는다. 나도 맞아봤는데, 아이스버킷 챌린지인 줄 알았다.

지금이야 창업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퍼졌겠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창업을 만만히 보는 분위기가 다수였다. 물론 결과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운 치킨집을 봐도 알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창업가는 준비되어야만 한다.˝

만일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까운 서점에서 이 책을 들춰보길 바란다. 먼저 2부 8장을 읽어보자. 취미와 사업은 다르다는, 외면하고 있던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의 `컨닝 페이퍼`를 재빠르게 살펴 보자. 찬란했던 망상을 찌르는 칼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을 꼽자면 창업의 위험을 낱낱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보물지도가 아니라 위험지도인 셈이다. 어디를 걸어야 보물을 찾을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지만, 어디를 밟으면 안 되는지를 알려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

우연에 사업을 거는 도박을 피하려면 우선 이 책이 경고하는 분야에 대책을 마련하자. 덧붙여서 사업을 시작하는 곳이 어딘지도 생각하자. 보통은 헬조선(!)이 아닐까. 계약자를 등쳐먹는 대기업과 성공의 기미가 보이면 전방위에서 달려드는 경쟁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젠장.

역자 후기를 살피면 역자 자신도 창업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역자가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뒤 고통을 겪으며 얻은 화두를, 이 책을 번역하며 풀어냈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 사업은 취미가 아니라는 결론과 함께.

보물지도를 보고싶다면 같은 역자가 번역한 ˝디맨드˝(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칼 웨버)를 읽어야 한다. 고객의 수요가 곧 보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당신은 사업가입니까˝가 가져올 부작용을 중화해준다. 과감히 창업을 시작하려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위험을 피하려면, 이불 속으로 도피하는 수 밖에 없다.

수요에 대한 책을 한 권으로 끝낼 수는 없다. 고객은 실전이기 때문이다. 보물지도와 위험지도가 있어봤자 실행하지 않으면 관상용 지도에 불과하다. 다음에 읽어볼 책으로는 ˝린 스타트업˝(애시 모리아)이 있다. 이 책은 실리콘 벨리에서 유행하는 린 스타트업 운동의 각론이다. ˝디맨드˝는 수요에 대한 넓은 시야를 제시하고, 린 스타트업은 수요의 디테일을 가로챌 무기를 제공한다. 준비된 창업가가 되기 위한 최소 요건이랄까. 하, 그래도 부족할 뿐이다.

역자의 책 중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은 ˝착각하는 CEO˝다. 그는 이 책에서 경영과 조직에 대한 수많은 미신을 심리학으로 검증한다. 아쉽게도 최근 심리학의 재현성 문제가 대두되어 반박할 빌미가 생겼다만, 이 책의 가치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던 통념을 직시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눈을 가리던 환상을 걷어낸다는 점에서 ˝당신은 사업가입니까˝와 같은 장점을 가지고있다.

결론 : 친한 사람이 창업을 고려한다면 슬며시 추천해주는 책이다. ˝이런 건 주갤럼이나 하는 거에요. 인생을 지는 도박(...)에다 몰빵하면 못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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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를 만든 3인의 사상가 시리즈 중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와 ˝사도 바오로˝는 시공사 로고스 총서 시리즈의 책을 다시 출판했다. 제목이 달라졌지만 저자와 목차가 같으니 부인할 수 없으리라 본다.

1류 석학들이 쓴 입문서이기에 살 수 있다는 사실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만 가격은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아아 그놈의 물가상승률...

관심이 가는 책은 아무래도 헨리 채드윅의 아우구스티누스다. 아우구스티누스에 입문하고 싶은데 피터 브라운의 대작은 너무 두껍다. 채드윅의 것은 얇으면서도 아우구스티누스의 총체를 보여줄 수 있겠지.

아우구스티누스의 책이 중세 학계를 규정한데다가 신국론은 베스트팔렌 조약 이전의 유럽 정국을 지배했다는데, 막상 그 자신의 책은 읽히지 않는다. 전에도 큰 맘 먹고 고백록(최민순 역)을 손에 들었다가 열 장을 채 못 넘기고 던지고 말았다. 중2병 돋는 문체가 문제였다.

사실 요즘 중학생들은 급식체(...)를 쓰니 맞는 말은 아니다만 무릎을 탁! 칠만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무신론자 E. P. 샌더스가 소개하는 사도 바울도 매력적이다. 샌더스는 유대인에 대한 기존 관념을 갈아엎은 학자다. 교회에선 들을 수 없는 바울의 신선한 모습을 그의 책에서 읽을수 있다.

개신교인들은 `유대인들이 율법을 지킴으로써 구원을 받으려 노력한다`고 보았다면 샌더스는 `유대인들은 자신을 구해낸 신의 은총에 머물기 위해 율법을 지키려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본래 개신교도들이 유대인들의 열심을 행위로 구원을 얻으려는 헛된 시도로 여겼다면 샌더스는 그들 역시 은혜로 구원을 얻는다고 반박한 셈이다.

샌더스의 성과가 일으킨 돌풍이 여전히 바울 신학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학식 있는 기독교도들에게는 `어떻게 구원을 얻을 수 있냐`가 매우 중요한 주제기 때문이다. 그 대략을 볼 수 있는 책을 꼽자면 ˝칭의 논쟁˝(새물결플러스)이 있다. 고급반 독자께선 ˝최근 바울과 율법 연구 동향˝(베로니카 코페르스키)를 읽으시면 되겠다.

이 쪽과 관련된 이론이 이른바 칭의론인데, 관련 도서를 읽어보면 이쪽 분야가 사실은 개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데, 교인들은 중세시대에서 헤매고 있다. 구원파가 이단으로 몰린 이유가 칭의론과 구원관에 문제가 있어서이지만, 일반 교인들에게 관련 논점을 물어보면 구원파와 별 차이 없다. 어휴.





덧) 바울이든 바오로든 명칭을 통일했으면 좋겠다. 바울, 바울로, 바오로 등 한 사람을 가리키는 번역이 너무 많다. 바울은 개신교 신자가, 바울로와 바오르는 가톨릭 신자들이 사용하는 말이다. 아마 역자는 가톨릭이 아닐까

신기하게 아우구스티누스는 어거스틴, 아우구스티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자는 아우구스티누스를 택했다. 아우구스티누스와 어거스틴은 개신교가, 아우구스티노는 가톨릭이 주로 사용하는 걸로 안다.

RISS에서 검색해보니 아우구스티누스는 학위논문이 392건, 학술지논문이 465건이 나오고, 어거스틴은 학위논뿐 580건, 학술지논문이 320건이 나오는 반면 아우구스티노는 학위논문이 22건, 학술지논문이 29건밖에 없다. 아우구스띠노로 검색해도 각각 4건과 9건이 추가될 뿐이다.

일단 알라딘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로 명칭이 통일된 것으로 보인다. 어거스틴으로 검색해도 아우구스티누스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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