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좋은 책을 찾았다. 요즘처럼 집(이라기보다는 집값)이 화두에 오르는 시절도 드문듯 여겨지지만, 사실 집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건 정말 맞는 말이다. 그래서 ‘집에 대해 쓰는 것은 그 시절에 대해 쓰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매우 크게 와닿았다.누구나 살면서 여러 집을 거쳐가게 되지만 그 집들을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되는 것은 다 같을거라 생각된다.또 집 안에 엄마의, 여자의 방이 없을 확률이 높은 우리 사회의 집들에 대한 이야기는 공감이 많이 되었다. 공간이 부여하는 의의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고..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내가 지나온 공간들을 다시 추억해 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음.
밀레니엄 시리즈 첫권을 우연히 읽게된 후 꽤 맘에 들어 원작가가 쓴 4권까지는 부지런히 읽었었다. 주인공인 리스베트도 충분히 독특하고 매력있는 캐릭터였고 흐름도 빨라서 읽기 편한것도 있었고 즐겁게 책장 넘기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아쉽게도 작가가 사망한후 다른 작가가 시리즈를 이어 썼다길래 그 이후는 좀 읽을까말까 고민했는데 일단 읽어보기로 하고 도서관서 빌려서 읽어나갔는데..사실 시리즈간 좀 간극이 느껴지는것은 사실이고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시리즈에 등장하는 쌍둥이동생은 좀 뜬금없고 그냥 시리즈를 이어나가려면 새 작가가 이끌어나갈수 있는 새 캐릭터가 필요했나보다고 생각중. 그럼에도 나쁘지는 않았고, 완결의 의미도 있다고본다. 원작자라면 다른 식의 결말이었을거라 생각하지만 그건 어쩔수 없는 일.완전 다른 작가가 이어쓴거를 감안하면 많이 벗어나지 않고 호흡 잃지않고 나름 이해가는 선이라서 만족하기로 했다.(사실 더 끌고가기도 힘든 지점에서 잘 마무리지었다고 생각함. 더 나온다면 아마 안 읽었을지도..)
도서관에 신간구매 신청했다 만화책이라고 거절당하고 욱해서 산 책. 만화책은 무조건 나쁜가? 사실 담고 있는 내용이 기준이 되야하는거 아닌가?책은 매우 귀여웠고, 이 책을 산 사람이라면 아마도 책 읽고 빌리고 사는 행위들을 즐기는 사람들일테니 책의 어느 페이지를 봐도 다 공감이 갈 테고(분명 어딘가에서는 나 사찰당하고 있나?하는 느낌이 드는 페이지가 있을것이다ㅎㅎ) , 표지에 나 있는 창문구멍마저 귀여웠다.두고두고 소장까진 아니더라도 가볍게 기분전환하기에는 더없이 적합한 책.
참....길고도 길었다. 전의 두편은 매우 재밌고 쉽게읽었기에 이번편도 그정도일거라 생각하고 주문했으나.. 여지없이 깨져버렸다;아무래도 제로편은 우주의 탄생과 철학에 대한 편이다보니 쉽지많은 않은게 당연하다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했다. 어마무시한 책의 두께는 둘째치고라도 이번편은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심지어 동양철학이나 신화적 배경을 낯설어하지 않는데도 참 읽기 어려웠다. 이해가 안되서라기보단 워낙 다루는 내용자체가 뜬구름잡기 쉬운 것이다보니 어쩔수 없을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다.차라리 책을 두권으로 나눠서 좀더 심리적 부담감이라도 덜어줬으면 나았을려나 싶기도?완전 오기로 다 읽어내리라는 무대뽀정신으로 매우 오랜시간을 들여 끝을 보긴 봤는데, 흠..지인들에게 추천은 못하겠다. 1,2 편은 잘읽었고 제목에 충실하게 대략적 훑는 지적 허영심 충족용으론 좋았는데.. 제로편은 제목에 동의 못하겠다. 넓고 얕긴 하나 저걸 이해하며 읽어내려면 이미 백그라운드 지식이 절대 필요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