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너울작가의 sf 장편소설. 포스트 아포칼립스이면서 스페이스 오페라이고 결국은 휴머니즘을 얘기하는 소설인것 같다.꽤 잘 읽히는 문체로 주제도 명확하고 흐름도 빨라서 읽기 즐거운 소설이었다. 조금은 너무 명확해서 다른 복선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읽는 재미에 충실하면서 하고 싶은 얘기를 잘 꾸려서 하는 책을 읽는 즐거움이 있다. 장르소설에 거부감이 없다면 읽어봐도 좋을듯.
정세랑 작가의 책들을 좋아해서 도서관 e북으로 이 책을 발견하곤 기뻤다.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었는데 단편집임에도 뭔가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는 느낌이다. 책 뒤의 평론가의 글을 읽다보니 그것이 에코 페미니즘과 낙천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조합이란 걸 깨달았다. 쓰인지 10년이 넘는 글들도 있는데도 지금 이 지구의 상황과 딱맞게 어우러진다. 동시대성이라고 해야하나, 아님 작가믜 말처럼 23세기의 인간들에게는 경멸을 받을려나, 쓰인 시기와 상관없이 지금의 나에게도 인상적인걸 보면 역시 잘 쓰여진 소설같다.
음식과 먹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러면 분명 이 책도 좋아할 것이다.여러 동화와 소설 등에서 언급된 음식들에 얽힌 추억, 그 음식들에 대한 꽤 진지한 탐구, 더불어 재미가 같이 있다.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에 나왔던 생강쿠키나 미트파이, 이름도 생각안나는 케이크들에 대해 궁금해 본 적이 있다면 즐겁게 이 책을 읽을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내가 어려서 즐겁게 읽었던 책들이 꽤나 많이 다뤄지고 있어서 추억여행으로도 반가웠다.
익숙한 고전, 옛날 이야기들의 현대판 스토리랄까.해와 달이 된 오누이, 신데렐라, 숙영낭자전, 당나귀 가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현대판 각색본이다. 각각 다른 작가들이 썼으며 그래서 각 글들은 저마다 다른 스타일과 무게, 분위기가 있다.개인적으로는 제일 처음에 실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가 가장 인상적이고 충격적이었다. 이 동화를 모티브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하는 감탄이 든다.한때 동화들을 다시 쓴 버전의 이야기들, 잔혹동화니 숨겨진 원전이니 하는 것들이 유행했었던 기억이 나겠지만 이 책은 그 이야기들보다는 훨씬 독립적인 하나의 이야기로써 읽는 즐거움이 있다. 각 이야기가 긴 편이 아니고 모두 잘 쓰인 문체들이어서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재밌는 이야기라는 일차원적인 이유에서도 책읽는 즐거움을 위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