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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카 Masca 12 - 완결
김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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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카가 처음 시작했을 땐 나름대로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야기였다. 그게 몇권의 초반을 지나다보니 이리얽히고 저리얽혀 작가가 만들어 낸 세계 속에서, 인물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스토리에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바뀌어 갈때 내심 빨리 완결짓기를 바랬다. 더이상 망가지기 전에..

작가의 처음 작품이어서일까? 욕심이 과한듯 하다.

김영희란 작가가 머리속에서 만들어낸 세계(즉 배경이랄까 설정이랄까) 그런것들은 복잡해도 좋다. 뭐 자세하게 나누고 세분화시켜서 복잡할수록 좋다고 말해두자 일단. 하지만 그걸 풀어낼때도 그러할까?

아니다. 독자는 작기 머리속에 있는 것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있는 결과물을 보고 이해할 뿐.  작가의 머리속에 아무리 저 복잡한 설정들이 전부 구색을 맞추고 인과관계를 가져 칸칸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 뭐한가. 흘러넘치고 주체못하는 등장인물들의 갈등구조 속에,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픈 욕심을 절제해내지 못한 탓에 정리 안된 설켜있는 작품을 봐야하는 독자들은 무슨 고역인가.

작가가 독자 앞에 내놓아야할 것은 거르고 걸러서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 탄생시킨 정수여야하지 않을까? 작가의 욕심이 과해지면 읽는 독자는 피곤해진다. 커다란 줄기에 굳이 필요없는 것들은 잘라내는 용기도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에게는 필요한 법이다. 자신이 만든 세계가, 등장인물들이 아무리 아까워도 그 모든 걸 작품속에 정리도 안된채 쏟아낼 필요는 없단 말이다.

결국, 마스카가 무려 12권이나 끌면서 보여준 이야기의 끝은 무엇인가?

과하느니 모자른 게 낫다 란 옛말씀을 되새길 수 밖에..

내게는 진정한 의미의 끝은 없었다. 이야기의 완결도, 정리도 아니었으며 어정쩡한 마무리 아닌 마무리에 불과했다. 정말로 개인적인 소견으론 큰 줄거리만 남겨두고 이야기를 다 쳐내서 한 4,5권 정도의 분량으로 마무리하는게 맞았다고 생각하는 소재다. 정말로 이제까지 짜둔 소재가 아까웠다면 한번에 몽창 쏟아부을게 아니라 이야기 하나를 다시 시작해도 되었을 법 했다.

작가의 무리한 욕심, 무절제가 담백하게 좋았을 수도 있었던 이야기 하나를 망쳤다고 생각한다. 다음작품부턴 그림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의 여백의 미를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키워 한층 더 성숙한 만화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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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클럽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시공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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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책이 처음 내눈에 들어왔을때부터 항상 관심은 가지만 선뜻 손이가지는 않는, 쉽게 말해 가까이하기엔 (왠지) 너무 먼 그대였던 책이 이 책이다.

슬쩍 쳐다본 것만으로도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는데 그것도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1. 난 삼총사를 좋아한다.
2. 난 추리소설을 매우 좋아한다.
3. 난 책에 대한 책도 매우매우 좋아한다.

고로 이 책은 피해갈래야 피해갈수 없는, 참새가 방앗간 못지나가는 바로 그런 종류의 트랩인것이다.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점까지도 계속해서 망설였던 이유는 바로 판형과 하드커버. 일단 하드커버의 책들을 좋아하지 않는데다가-무겁고 들고다니기 힘들고 읽기도 힘들다. 하드커버라는 것은 자고로 꽂아둘때나 폼나는 제본형태다- 그리고 그 일반적인 A4 판형에서 벗어난 뭔가 이상야릇한 그 책 사이즈. 그때쯤에 그런 형태의 책들이 한참 유행했었나본데 난 적어도 책에 관해서는 보수적이랄까, 유행을 안탄달까 하는 고지식한 판형이 좋다.

해서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아예 까먹고 있었는데 어느날 뭔가 볼게 없을까 갸웃하고 있는 사이에 머리를 스친 것이 바로 '뒤마클럽'.

첫번째 장의 제목이 '앙주의 포도주'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책의 구성은 삼총사를 쓴 뒤마의 육필본을 감정하는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루며 다른 한 축은 악마주의(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를 다루는 전설 속의 책 '아홉번째 문'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것. 그 두가지가 교차되면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 고서적상, 책수집가(책사냥꾼), 책제본가, 또 악마나 미신등에 대한 전문가들이 얽히면서 이야기는 복잡하지만 흥미롭게 흘러간다.

위에서 말한 큰 두 줄기, 뒤마와 악마를 부르는 비법을 담았다는 아홉번째 문을 맡아 사건에 휘말리면서 주인공은 명확하게 주어지지도 않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구한다. 물론 그 과정에는 삼총사의 등장인물들의 재림판인 밀레이디나 로슈포르의 위협도 있었으며 리슐리외 추기경과의 만남도, 또 어느 카테고리에 집어넣어야 할지 모를 조력자 이레네와의 만남도 얽히면서 이 책을에 얽힌 살인사건과 그 뒤에 숨은 음모를 쫓아간다.

사실 솔직히 말해 이 책은 매우매우 숨가쁘게 진행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라잡기가 매우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책 안에는 서적상들의 뒤마 당시 문학계를 수놓았던 다양한 예술인들에 대한 토론이 뒤덮고 있고 서로의 교양을 자랑하느라 튀어나오는 작품명 및 작가명들이 일단 한 번 사람의 기를 죽인다. 당연스럽게 책의 하단부에는 거짐 매 페이지마다 빠지지 않고 꽤나 많은 양의 주석들이 붙어있는데 이를 무시하자니 재미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하고 그렇다고 모두 파악하자니 내용의 흐름을 놓치게 될까 두려운 정도의 무시무시한 교양의 테스트 장이랄까. 하지만 어느 정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래달린 무시무시한(?) 주석의 분량을 감당하더라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는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가장 큰 재미는 주인공이 정체를 100% 밝히지 않는 조력자 이레네와 함께 수수께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겠지만 그 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과 뒤마 소설의 인물을 매치시키는 것, 또 다양한 상식의 선을 넓힌다는 측면에서의 (일정부분은 무시한다쳐도) 재미는 있는 편이다. 무엇보다도 의외로 속도감이 있어서 한번 잡으면 꽤나 두꺼운 이 책도  금방 읽어치워버리게 될 정도의 맛깔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모르는 것이 몇가지 있다.
책의 후반부에 가면 보통 추리소설의 선례를 볼때 모든 수수께기는 다 풀리지 않는가?
하지만 이책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주인공은 그 수수께기를 풀었을련지 몰라도 독자인 나는 안 그렇다.
내가 줄거리 쫓아오는데만으로도 너무 바빠서 미쳐 다 파악을 못한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다른 추리소설들은 그렇지 않았단 말이다. 100% 탐정소설을 지향하는 바가 아닌 이책이니만큼 반드시 주인공이 모든 비밀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는 규칙은 없겠지만 정말로 나는 누군가에게 묻고싶다.
"그래서 이레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
"왜 아홉개의 문 마지막 삽화는 틀렸다는 거야?"
"뒤마클럽은 대체 뭐하자는 클럽인거야? 단순히 취미를 공유한 친목도모?"
등등등..

책의 마무리부분에 가면 얽혀있던 두 축이 사실은 서로 전혀 다른 두 이야기였다는 정리가 되는데.. 이것또한 꽤나 충격이다. 두 사건의 연계성을 계속해서 쫓아오던 주인공과 그에 맞춰 책을 읽어나가던 독자로서는 일종의 배신감마저 느끼게 된달까..
여러가지 면에서 뒤통수 치는 책이다, 이책..

마지막이 워낙 어리둥절해서 알딸딸하게 취한 느낌이지만 그런 것을 꺼리지 않는 독자라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
일단 나로서는 앞에 밝힌 3가지 이유땜시 마다하지 못했던 책이고 읽고난 지금으로서도 재미 면에서는 손가락 3개반 정도는 들어줄 요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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