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워크 아침달 시집 36
신수형 지음 / 아침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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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의사전달을 하기위해서건, 감정을 나누기 위해서건 설명하고 싶은 대상을 풀어쓰는 산문에서도 이해가 안되거나 오역을 하거나 혹은 멋대로 읽다가 내동댕이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 길게 애써서 설명해놓았는데도 상대를 이해하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시가 어려운 것은 어쩌면 내겐 당연하고 본질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집은 읽을 수 있었다. 비록 어떤 시들은 여전히 어렵고 제목과 내용의 연결고리를 못 찾겠고 이 단어와 저 단어사이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모르겠지만 또 어떤 시들은 직관적으로 좋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런 시들을 발견하며 끝까지 읽을수 있었다. 시를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시를 읽는 것에 훈련되지 않은 나같은 사람도 읽어낸 시집이라면 다른 이에게도 분명 접근 가능한 시집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인이 (늘 책을 쓴 사람을 호칭하는 것은 저자라고 생각했는데 시인으로 부르는 느낌마저 생소하다) 고르고 골라 배열해 놓은 정성을 느낄수 있었고 심지어 그러한 시들이 이렇게나 많아서 3부로나 엮어지는 책 하나를 완성했다는 것도 얼마나 대단한 노력을 들이고 철저히 고민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었다. 비록 시를 읽는게 서툴러서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은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또 시는 줄글과는 다른 호흡으로 그렇게 읽는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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