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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천칭만칭 구만 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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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l 2025-12-01 11:57
https://blog.aladin.co.kr/723803153/16916512
천칭만칭 구만 칭
성춘희 지음 / 고두미 / 2025년 11월
평점 :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어디서나 고향 말과 고향 음식,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을 시인은 잊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로 구사한다. 맛깔나고 구수하고 그 사람 됨됨이와 얼굴빛이 보이는 것이어서 자꾸 자꾸 말 흉내를 내보며 시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힘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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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그녀들을 심고 가꾸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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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l 2025-11-26 08:41
https://blog.aladin.co.kr/723803153/16901977
그녀들을 심고 가꾸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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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북 시인선 8
김경진 지음 / 놀북 / 2025년 11월
평점 :
「너의 외로움을 물으러 가서 나의 외로움을 묻고 오다」는 제목의 시 그대로 강단 지고 나긋하게 말하는 시가 좋다. 독자들이여, 오늘 아침 거듭 탄생한 당신과, 함께 ‘그녀들을 심고 가꾸는 밤‘을 읽으시라. 널리 퍼뜨려도 좋은 김경진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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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2025-11-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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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말을 찾았다/늘 꿈도 꾸었는데 깨고 나면/잘 기억나지 않았다/그걸 찾으려고 시를 썼다/시를 쓰면서 찾은 건 말/내가 꾼 꿈이 시가 된 걸까/나는 말을 찾은 걸까/때로 밤이 너무 길었고/때로 너무 짧았으나/꿈으로 가득한/밤이/그래도 희망이었다.’(시인의 말) 시로 물꼬를 트고 동시에 젖어 살았던 시인은 꿈에서 계속 말을 걸고, 그 말은 다시 꿈이 되어 시인의 창문을 흔들고, 창밖은 온통 물이었던 꿈으로 이야기하게 만든다. 시인의 발에 적어준 삶의 부적과도 같은 말(‘왼쪽 발바닥엔 상평上平/오른쪽 발바닥엔 하평下平’)부터 어머니의 손뜨개질로 만든 유년의 세간살이 받침(「바늘 하나로」)처럼, 그래서 잠이 오지 않는 오줌의 끝을 따라 ‘그녀’를 심고 가꾸는 밤, 호랑이 꼬리와 털을 만지며 달과 함께 아침을 맞는 ‘김경진표’ 이야기, 김경진 시인만이 할 수 있는 말이 자분자분 꿈결처럼 밀려와 읽고 있으면 묘한 맛을 내는 시라는 음식이 된다. 그러나 네모반듯한 집 너른 창 달린 방에서 잠을 자도 꿈에선 그 작고 아름다운 살림살이가 아직도 한가득 내려놓을 자리를 저울질하느라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차갑고 습기 차는 그 동굴 방이 아름다워서 「그 동굴 방이 아름다워서」 부분 아기를 키우며 어른이 되었어도 ‘달’이 기울고 다시 뜨는 밤에 꺼내어 먹는 ‘말’이라는 음식이야말로 김경진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세계의 울림이다. 그것은 공백에서 울리는 세월의 소리이자 말이어서, 해설을 맡은 김준현 평론가마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1996년에 시인으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이 긴 시간 응축된 침묵이 말의 형상을 갖는 데 걸린 시간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건 시인이 애초에 상정한 공백의 규모를 가늠하게 한다. 일상의 층위에서 시를 쓰는 ‘나’의 존재를 위협하는 모든 말과 고투하며 보낸 삼십여 년 시간의 깊이를 한 편 한 편 느리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못다 한 말이 너무 많아 ‘공백들’로 채울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며 다시금 달의 이면을 통해 시인의 말이 지닌 심연을 깊이 들여다본다. - 해설 「달의 무한한 이면을 사랑하는 시인에게」 부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은 꿈이 되고 달이 되고 호랑이 꼬리가 되면서 시들은 편편 뜨개질처럼 이어져 옷이 된다. 어머니가 다시 풀어서 뜨려고 감는 실뭉치. 너무 많이 떴구나, 거기서부터 다른 무늬인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도 잘 모르는 어머니가 길이를 재고 둘레를 재고 폭을 재서 잇고 자르고 묶고 풀어 실을 건네시네 이제 내가 바늘에 실을 걸고 있네 밥솥 덮개 주전자 받침 찻잔 받침 코가 하나하나 빠지기를 기다려 어머니, 가만히 실을 잡아당겨 내게 건네시네 「바늘 하나로」 부분 서른 살의 어머니가 곤로불에 음식을 하고 식구들을 키웠듯이 어머니가 건네는 실 한 쪽은 시인이 이어가는 삶이자 이야기가 되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애달프고 고단하다 할 테지만 시인은 담담하게 한 코 한 코 떠갈 뿐이라는 듯 자곤자곤 말을 하고 있는 것이어서 가만히 읽고 있으면 시인의 눈을 통해 달의 이면까지 보일 것만 같다. 모두 3부로 이루어진 이번 첫 시집은 혼자만의 낭독집처럼 울리며 길을 찾아가는 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밤하늘에도 꿋꿋하게 구름 파도를 넘고 ‘길은 혼자서 가야 한다는 걸’(「같이 있을 때 길을 잃었다」는 역설을 만들어낸다. 자기 안의 통통한 울림이어서 외로움을 만들고 다시 이겨내면서 이야기하게 하는 힘이 있다. “우리의 무사를 깨뜨리는 일/있으나/지나쳐 갈 것이므로 없‘는 것이어서 ’무사를 위해/보얀 미역국에/곤드레 나물로 꽁꽁 싼 불고기와/들기름으로 무친 하얀 도라지를/한 상 두 상 세 상 자꾸 차려 바쳐야지/날로 튼튼해져야지‘(「무사의 날」)하고 다짐해보는 작은 주먹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시집은 ’김경진 현상‘이라는 말을 써도 좋을 만큼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시집의 탄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너의 외로움을 물으러 가서 나의 외로움을 묻고 오다」는 제목의 시 그대로 강단지고 나긋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집은 어렵게 모신 독자와 마주하며 ’오늘 이 자리‘를 즐기고자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시를 읽는 독자들이여, 오늘 아침 거듭 탄생한 당신과, 함께 밥 먹은 오늘을 읽고 널리 널리 알리시라. 감꽃 왕관이 예뻐서, 붉은 장미 잎을 간직한 꽃봉오리가 예뻐서, 바다 빛을 품은 소주병이 예뻐서, 소주와 함께 밥 먹은 우리가 예뻐서, 오늘 아침 이 자리에 「오늘 아침 이 자리」 전문
‘늘 말을 찾았다/늘 꿈도 꾸었는데 깨고 나면/잘 기억나지 않았다/그걸 찾으려고 시를 썼다/시를 쓰면서 찾은 건 말/내가 꾼 꿈이 시가 된 걸까/나는 말을 찾은 걸까/때로 밤이 너무 길었고/때로 너무 짧았으나/꿈으로 가득한/밤이/그래도 희망이었다.’(시인의 말)
시로 물꼬를 트고 동시에 젖어 살았던 시인은 꿈에서 계속 말을 걸고, 그 말은 다시 꿈이 되어 시인의 창문을 흔들고, 창밖은 온통 물이었던 꿈으로 이야기하게 만든다. 시인의 발에 적어준 삶의 부적과도 같은 말(‘왼쪽 발바닥엔 상평上平/오른쪽 발바닥엔 하평下平’)부터 어머니의 손뜨개질로 만든 유년의 세간살이 받침(「바늘 하나로」)처럼, 그래서 잠이 오지 않는 오줌의 끝을 따라 ‘그녀’를 심고 가꾸는 밤, 호랑이 꼬리와 털을 만지며 달과 함께 아침을 맞는 ‘김경진표’ 이야기, 김경진 시인만이 할 수 있는 말이 자분자분 꿈결처럼 밀려와 읽고 있으면 묘한 맛을 내는 시라는 음식이 된다.
그러나 네모반듯한 집 너른 창 달린 방에서 잠을 자도
꿈에선 그 작고 아름다운 살림살이가 아직도 한가득
내려놓을 자리를 저울질하느라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차갑고 습기 차는 그 동굴 방이 아름다워서
「그 동굴 방이 아름다워서」 부분
아기를 키우며 어른이 되었어도 ‘달’이 기울고 다시 뜨는 밤에 꺼내어 먹는 ‘말’이라는 음식이야말로 김경진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세계의 울림이다. 그것은 공백에서 울리는 세월의 소리이자 말이어서, 해설을 맡은 김준현 평론가마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1996년에 시인으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이 긴 시간 응축된 침묵이 말의 형상을 갖는 데 걸린 시간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건 시인이 애초에 상정한 공백의 규모를 가늠하게 한다. 일상의 층위에서 시를 쓰는 ‘나’의 존재를 위협하는 모든 말과 고투하며 보낸 삼십여 년 시간의 깊이를 한 편 한 편 느리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못다 한 말이 너무 많아 ‘공백들’로 채울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며 다시금 달의 이면을 통해 시인의 말이 지닌 심연을 깊이 들여다본다. - 해설 「달의 무한한 이면을 사랑하는 시인에게」 부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은 꿈이 되고 달이 되고 호랑이 꼬리가 되면서 시들은 편편 뜨개질처럼 이어져 옷이 된다. 어머니가 다시 풀어서 뜨려고 감는 실뭉치.
너무 많이 떴구나, 거기서부터 다른 무늬인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도 잘 모르는 어머니가 길이를 재고 둘레를 재고 폭을 재서 잇고 자르고 묶고 풀어 실을 건네시네 이제 내가 바늘에 실을 걸고 있네 밥솥 덮개 주전자 받침 찻잔 받침 코가 하나하나 빠지기를
기다려 어머니,
가만히 실을 잡아당겨 내게 건네시네
「바늘 하나로」 부분
서른 살의 어머니가 곤로불에 음식을 하고 식구들을 키웠듯이 어머니가 건네는 실 한 쪽은 시인이 이어가는 삶이자 이야기가 되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애달프고 고단하다 할 테지만 시인은 담담하게 한 코 한 코 떠갈 뿐이라는 듯 자곤자곤 말을 하고 있는 것이어서 가만히 읽고 있으면 시인의 눈을 통해 달의 이면까지 보일 것만 같다.
모두 3부로 이루어진 이번 첫 시집은 혼자만의 낭독집처럼 울리며 길을 찾아가는 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밤하늘에도 꿋꿋하게 구름 파도를 넘고 ‘길은 혼자서 가야 한다는 걸’(「같이 있을 때 길을 잃었다」는 역설을 만들어낸다. 자기 안의 통통한 울림이어서 외로움을 만들고 다시 이겨내면서 이야기하게 하는 힘이 있다. “우리의 무사를 깨뜨리는 일/있으나/지나쳐 갈 것이므로 없‘는 것이어서 ’무사를 위해/보얀 미역국에/곤드레 나물로 꽁꽁 싼 불고기와/들기름으로 무친 하얀 도라지를/한 상 두 상 세 상 자꾸 차려 바쳐야지/날로 튼튼해져야지‘(「무사의 날」)하고 다짐해보는 작은 주먹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시집은 ’김경진 현상‘이라는 말을 써도 좋을 만큼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시집의 탄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너의 외로움을 물으러 가서 나의 외로움을 묻고 오다」는 제목의 시 그대로 강단지고 나긋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집은 어렵게 모신 독자와 마주하며 ’오늘 이 자리‘를 즐기고자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시를 읽는 독자들이여, 오늘 아침 거듭 탄생한 당신과, 함께 밥 먹은 오늘을 읽고 널리 널리 알리시라.
감꽃 왕관이 예뻐서,
붉은 장미 잎을 간직한 꽃봉오리가 예뻐서,
바다 빛을 품은 소주병이 예뻐서,
소주와 함께 밥 먹은 우리가 예뻐서,
오늘 아침 이 자리에
「오늘 아침 이 자리」 전문
[100자평]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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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l 2025-01-03 13:07
https://blog.aladin.co.kr/723803153/16123257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이종수 지음 / 놀북 / 2024년 12월
평점 :
산문과 시, 모두는 그림으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작은도서관과 자연, 어머니, 그리고 사람들을 그려보면서 어느 것도 시도해보지 못한 분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드리기 위해 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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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어둠에 새기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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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l 2024-12-20 13:30
https://blog.aladin.co.kr/723803153/16085589
어둠에 새기는 빛
- 서경식 에세이 2011-2023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연립서가 / 2024년 12월
평점 :
묵직한 장정부터 서경식 선생의 말씀 같다. 어려운 시절에 읽었던 글들이 지금 현 시점에도 사무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전쟁, 핵 재앙, 팬데믹에 이어 탄핵, 또다시 민주주의의 위협에 새기는 빛 그 자체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듯이 선생의 에세이가 지금에 던지는 뜻을 헤아리며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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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달에서 온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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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l 2024-12-03 10:15
https://blog.aladin.co.kr/723803153/16047798
달에서 온 나무
김진숙 지음 / 놀북 / 2024년 11월
평점 :
김진숙 시인의 첫 시집. 담백하고 진솔한 시에서 출발하여 삶이 담긴 본격 시의 자리로 들어가는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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