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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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서평

세상의 수많은 증오, 범죄, 혐오, 불행한 사고는 사람을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만들며, 두려움을 느끼게 하며 또다른 증오를 낳기도 한다. 슬픔이 나를 잠식하게 두지 말자. 설령 그 슬픔이 수치심에 기반한, 두려움에 기반한 슬픔이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나임을 잊지 말자. 내가 소수일지라도 그 사실을 숨기며 살아가면 들킬까봐 전전긍긍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적극적으로 밝힐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 감추지는 말자. 그게 나니까.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인정해줄 수 없다. 뮤지컬 ‘레드북’의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넘버가 떠오르는 단편.




역노화 서평

가족 간의 다툼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읽어야 하는 단편 소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고, 갈등 없는 가족이 어디 있을까.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이기에 서운한 점이 있고 화나는 부분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일부러 상처주고 후벼파는 말을 하지만, 후회하는 게 또 가족이다. 그렇지만 가족이기에 쉽사리 사과하는 말을 건네기도, 용서를 구하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자신의 역할을 처음 접하기에 더 쉽지 않은 것 같다. 부모는 부모가 처음이고, 자식은 자식이 처음이라 서로의 입장만 생각하다 보니, 더 쉽게 미움이 생긴다. 역노화에서는 이런 자식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그러나 점점 젊어지는 아버지를 보면서 미움이 사그러지는 자식의 마음 또한 서술되어 있다. 아무리 밉고 화나더라도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면 풀리는 게 사람 마음이다. 오늘은 귀가해서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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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박사의 딸
실비아 모레노-가르시아 지음, 김은서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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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서야 제대로 보이는 표지. 처음에는 띠지 디자인을 차용한 표지가 예쁘기만 했는데, 다 읽으면 표지 디자인을 다시 들여다보며 디자이너의 천재성에 감탄하게 된다.

동물인간을 마구잡이로 만들어내며 그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 슬픔, 외로움에는 전혀 공감하지 않는 모로 박사와 그의 후원자인 리잘데 가문. 그리고 동물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몽고메리와 카를로타, 그녀의 동물인간 친구인 루페. 둘 중 어느 쪽이 더 비인간적인지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 소설은 인간의 비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말하며 생명의 경중, 한 인간으로서의 자립을 이야기한다. 카를로타는 모로 박사의 딸이자, 에두아르도의 연인이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카를로타’의 모습으로만 존재했다. 평생을 누군가의 무엇으로만 산 카를로타는 모로 박사를 떠나고 나서야 자신으로서 살아간다. 그녀는 그들을 벗어나서야 비로소 자기 자신으로서 온전해졌다. 내가 나를 말할 때,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지 않아도 나 자체로 온전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책.

더불어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자신들의 종족 번식에 도움이 된다 해서, 노동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해서 다른 종에 해를 끼치는 정당성이 부여되는 건 아니다. 지금도 전 세계의 많은 곳에서는 수많은 동물 실험들이 행해지고, 고통받는 동물들이 존재한다. 화장품 임상 실험을 위해서,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라 하지만 그 실험들이 필수 조건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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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 1~2 세트 - 전2권
샬럿 브론테 지음, 송은주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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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출간


브론테 라는 뮤지컬을 좋아해서 브론테 평전도 읽고, 폭풍의 언덕도 읽었는데, 샬롯 브론테의 미출간 번역본이라니..! 너무 설레서 바로 펀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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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룩헤이븐 1~2 세트 - 전2권 ㅣ 비룡소 걸작선
파드레이그 케니 지음, 에드워드 베티슨 그림, 김경희 옮김 / 비룡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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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차별과 혐오, 슬픔에 대해서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면 은연중이라도 배척한다. 그리고 자신의 슬픔이 너무 크면, 그걸 돌보느라 다른 사람들을 보지 못한다. 마을 사람인 프레디는 형을 잃었지만, 부모님이 더 슬퍼하실까봐 눈치를 보며 슬픔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주인공인 미러벨과 피글릿은 다른 가족들과 다르다. 미러벨은 인간과의 혼혈이고, 피글릿은 타인의 마음을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 때문에 배척받는다. 그렇지만 이들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능력을 가진 핍스 씨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가족들은 이들에게 고마워하며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지만, 이전에도 미러벨과 피글릿은 그들 그 자체였다. 타인과 다르다 하더라도 혐오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함을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말한다. 문체가 정말 술술 읽혀서 두께가 꽤 되는데도 금방 읽게 된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유치하지 않아서 몰입하여 읽게 된다. 우리가 은연중에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는 책. 두께가 약간 입문장벽이긴 한데,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이 읽으면 너무 좋을 거 같아서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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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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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혼 후 외가에서 살다 대학에 진학을 하면서 기숙사에 사는 호은. 갑자기 찾아온 아빠가 맡긴 이복 여동생 '승지'를 데리고 엄마 집에 간다.. 엄마 집에서 승지와 함께 지내며, 외로웠던 자신을 채워가는 호은. 과연 호은은 혼자라는 외로움에서 벗어나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승지를 맡긴 뒤 홀연히 사라진 아빠는 찾을 수 있을까.

K-장녀라면 무조건 공감갈 내용이 너무나 많았다. 주인공은 외동인데도 대한민국의 딸이라면 장녀든 차녀든 상관없이 공감가는 내용이 많다고나 할까. 더불어 내 대학생 시절을 많이 되돌아봤다. 그때는 내게 애정을 주는 존재가 너무나도 기꺼워서, 그 사람이 내 세상의 전부인 것마냥 굴 때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사람 간의 관계가 어려워 첫만남 이후의 관계를 이어가는 걸 두려워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받고 싶었던 것 같다. 장녀로서의 부담감, 책임감 등으로부터 짓눌림이 가장 극대화되던 시절이라 어린 시절보다 더 사랑받고 싶었던 것 같다. 너무나도 내가 느끼던 감정들이 그대로 소설에 녹아 있어서 읽으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 시절을 지난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그 시절의 모든 방황, 고난, 원망 등을 모조리 품고 사는 게 인생이다. 나뿐 아니라 모든 이가 그렇다. 그렇지만 그걸 모두 끌어안고 살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게 아니라, 한숨 한 번 쉬고 이걸 털어내자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메세지를 준다. 충분히 아파하고, 원망하고, 회피하더라도 사랑은 이걸 이겨낸다는 걸. 그리고 그 사랑을 누가 채워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채워가는 모든 과정이 내 삶이고, 나라는 사람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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