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 - 노르웨이부터 아이슬란드까지 신비롭고 환상적인 북유럽 동화 32편 드디어 시리즈 6
페테르 크리스텐 아스비에른센 지음, 카이 닐센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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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 


다른 나라의 전래동화는 어떤 내용일지, 그 나라에는 어떤 설화가 있는지 관련 책 읽는 걸 항상 좋아했다. 또한 북유럽 신화를 좋아해 여러 신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읽을 만큼 좋아하는 분야를 깊이 파는 걸 좋아하는데, 현대지성만의 번역과 예쁜 삽화로 가득한 북유럽 동화라니! 설레하며 읽었다. 

32가지의 북유럽 동화는 우리나라의 전래동화와 결이 비슷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는 효를 중시하는데 반해, 북유럽 동화는 뭐랄까, 개인의 운과 능력을 중시하는 듯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그런가 하면 너무 황당해서 웃음밖에 안 나오는 장면도 많다. 우리나라의 흥부와 놀부처럼 가난한 동생과 부자인 형의 이야기인데, 형에게 자꾸 빌붙는 동생의 행실이 싫어서 형은 동생이 원하는 걸 쥐어주는 대신 지옥에 가라 한다. 동생은 그걸 받고선 또 성실하게 지옥으로 향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소금이 나오는 멧돌 이야기가 북유럽 동화에도 있어 고대의 인류는 같은 곳에서 출발한 것 같다는 생각도 심어준다. 중간중간에 수록된 세계 3대 삽화가인 카이 닐센의 아름다운 삽화가 이 동화를 좀 더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앞서 소개한 두 편의 동화 이외에도 여러 동화가 있는데 지루해하지 않고 재미있게 금방 읽을 수 있다. ‘북유럽 신화’에 관심있는 사람이 읽으면 특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나라의 동화에도 관심 있는 분들과 카이 닐센의 삽화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본 리뷰는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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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소재원 지음 / 프롤로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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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2월 3일 밤 10시 20분, 우리나라는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혼란스러웠지만 그 때 국회로 뛰어간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민이었다. 국민들은 국회로 뛰어가서, 진압하려던 군인들을 막고 탱크차를 막았다. 그렇기에 2시간 만에 계엄이 해제될 수 있었다. 누군가는 2시간짜리 계엄이 계엄이냐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아무 피해도 없지 않느냐 한다. 그러나 2시간짜리 계엄은 우리가 200일 이상의 고난을 겪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게 되었고, 자영업자들은 월세를 내며 버티는 게 고작이 되었다. 사람들은 서로의 사상을 의심하게 되었다. 이 모든 건 이전에 없던 일들이다. 고작 2시간짜리 계엄이 아니라 시민들이 막아낸 계엄이다. 시민들이 막아냈기에, 국회가 건재할 수 있었고, 국회의원들이 모여 계엄을 해제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8명의 시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각자 다른 직업과 성별을 가진 시민들이 서술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울컥하는 게 있다. 이건 그 날, 잠들지 못한 사람 모두가 공유하는 감정일 것이다. 소설 말미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이 소설은 완벽한 사실을 기반으로 쓴 완벽한 픽션입니다.’ 2시간만에 완독할 정도로 매끄러운 문체지만, 울림은 결코 짧지 않다. 두 달 뒤에 있을 대선, 우리는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또 한 번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과거를 복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이 서평은 모도(@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소재원 저자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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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반양장)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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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창비에서 도서 지원을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청소년 소설이 좋은 이유는 사람의 감정을 툭 건드리는 보편적인 내용들이 많이 있어서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이 울어본 책은 또 처음이다. 청소년 소설이 왜이리 사람을 울려... 진짜 가볍게 읽었다가 오열하면서 끝낸 책이다. 사고록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자신이 항상 2순위인 부모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는 자식의 마음은 참.. 그렇다. 그런 심리묘사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담담하게 서술하는데, 그게 더 사람을 울린다. 살다보면 삶의 무게에 짓눌려서 모든 걸 다 뒤로 하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 너무 힘들었던 날이 있었다. 퇴근 후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그래도 버텨야지, 어쩌겠어. 이것도 못하면 아무것도 못하지 않을까.” 라 말한 적이 있다. 친구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다가, 내 이름을 부르며 “가끔 도망가도 돼. 버티는 게 꼭 답은 아니더라. 힘들면 도망가.”라 답하는데, 울컥해서 밥을 먹다 눈물을 삼킨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유리에게 내가 들었던 말을 해주고 싶었다. 의사가 되기를 강요하는 아빠, 동생 대신 산다는 죄책감, 내가 아닌 동생을 먼저 살리려 한 할머니를 싫어하는 마음. 이런 마음이 너의 삶을 무겁게 할 때, 도저히 못 버틸 거 같다 싶으면 도망가. 힘들면 잠깐 도망가도 돼. 너는 대신 사는 존재가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책을 다 읽고 작가님의 손편지를 읽는데, 그게 정말 최종 붕괴였다. 작가님도 힘들면 도망가도 된다고, 나와 같은 말을 쓰셨다. 잠깐 도망가서 마음껏 회피하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 꼭 모든 걸 버티고 힘내지 않아도 된다고, 도망가도 된다고 말해주는 책이라 읽으면서 감성 가득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책의 모든 문장이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문장 몇 개만 쓰고 서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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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마법사들 2 - 마르세유의 비밀 조직
정채연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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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물이지만 1권을 읽지 않아도 이해에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그렇지만 1권을 읽고 2권을 읽는다면, 이해가 훨씬 잘 될 듯 하다. 그림자 마법사의 세계관은 독특하다. 그리고 촘촘한 세계관을 맛볼 수 있어 과몰입 오타쿠로서 즐겁게 읽었다. 다만 다소 어두운 내용이 지속되는데, 그 긴장감을 조금씩 풀어줄 수 있는 농담이나 재밌는 구간이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주인공 일행이 악의 무리에게 자꾸만 당하는 모습이 반복되어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주인공이 위험에 처해서 걱정되는 마음이 들 법 하면 바로 뒤에 ‘사실은~’ 하는 문단 구조가 반복되어 약간 긴장하다가도 맥이 풀렸던 적이 몇 번 있었다. 독자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치중한 부분도 있지만, 워낙 세계관 자체가 독특해 어렵지 않게 완독할 수 있었다. 앞서 쓴 부분들은 정말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라 이런 부분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훨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영상화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면들을 상상하며 책을 읽다 보니 영상으로 만났을 때 그 놀라움이 극대화될 것 같아, 나중에 영화로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단점은 하나다. 바로 다음 권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들과 리안이 제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제론이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난 혼자 여기 남겨져 있고 주인공들만 먼 여장을 떠나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제발 다음 권 어서 주세요.. 보다 어두운 마법 세계관이 궁금하신 분들과, 흥미로운 세계관에 목말라 있는 분들게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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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원고 2025
이준아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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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원고는 다섯 명의 작가들의 소설과 에세이를 담고 있다. 등단 이후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는 이 냉철한 문학계에서 새로운 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 서평단을 통해 즐겁게 읽었다. 중간에 뚝 끊기는 작품도 있어 불호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선호하는 글 취향을 알 수 있고 짧은 단편선과 에세이를 접함으로써 내 취향인 작가를 새로 발견한다는 마음으로 읽어보면 후루룩 즐겁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 원고. 단 직후 작가들의 두 번째 원고는 과연 어떤 내용들이 실리는지, 그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다섯 편의 소설과 에세이 중 가장 좋았던 ‘하루의 코낙’을 소개해보겠다.

하루의 코낙은 ‘코낙’이라는 이름 탓에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 가장 먼저 읽어봤는데 다른 단편들을 읽고도 가장 좋았던 단편이다. 불투명한 미래가 입시 실패로 인해 패배자로 느껴지는 무력감, 내가 이런 수준의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자기 혐오가 너무나도 잘 느껴졌다. 대한민국에서 입시를, 그것도 실패해서 재수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전부 공감할 만한 단편이다. 재수하기 위해 자퇴서를 낸 수진과 그런 수진에게 연락을 끊은 하루는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렇지만 재수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하루는 친구를 질투하고 싶지 않아서 연락을 끊은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태수 선배가 사라진 뒤 하루가 서울로 온 이유는 무엇일지 계속 생각해봤다. 너무 납작한 해석인가 싶지만, 자신과 비슷한 존재라 여겼던 태수 선배마저 사라지자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다시 한 번 도전해야겠다는 열망이 하루에게 싹틔운 건 아닐까 싶다. 글은 서로 헤어진 뒤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서술하며 끝난다. 열린 결말 같지만 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고 싶다. 하루는 지나갔지만 또 다시 오는 것이기에, 꿈꾸는 하루를 만나는 수진을 상상하며 이 서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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