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클 (반양장)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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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창비에서 도서 지원을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청소년 소설이 좋은 이유는 사람의 감정을 툭 건드리는 보편적인 내용들이 많이 있어서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이 울어본 책은 또 처음이다. 청소년 소설이 왜이리 사람을 울려... 진짜 가볍게 읽었다가 오열하면서 끝낸 책이다. 사고록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자신이 항상 2순위인 부모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는 자식의 마음은 참.. 그렇다. 그런 심리묘사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담담하게 서술하는데, 그게 더 사람을 울린다. 살다보면 삶의 무게에 짓눌려서 모든 걸 다 뒤로 하고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 너무 힘들었던 날이 있었다. 퇴근 후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그래도 버텨야지, 어쩌겠어. 이것도 못하면 아무것도 못하지 않을까.” 라 말한 적이 있다. 친구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다가, 내 이름을 부르며 “가끔 도망가도 돼. 버티는 게 꼭 답은 아니더라. 힘들면 도망가.”라 답하는데, 울컥해서 밥을 먹다 눈물을 삼킨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유리에게 내가 들었던 말을 해주고 싶었다. 의사가 되기를 강요하는 아빠, 동생 대신 산다는 죄책감, 내가 아닌 동생을 먼저 살리려 한 할머니를 싫어하는 마음. 이런 마음이 너의 삶을 무겁게 할 때, 도저히 못 버틸 거 같다 싶으면 도망가. 힘들면 잠깐 도망가도 돼. 너는 대신 사는 존재가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책을 다 읽고 작가님의 손편지를 읽는데, 그게 정말 최종 붕괴였다. 작가님도 힘들면 도망가도 된다고, 나와 같은 말을 쓰셨다. 잠깐 도망가서 마음껏 회피하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 꼭 모든 걸 버티고 힘내지 않아도 된다고, 도망가도 된다고 말해주는 책이라 읽으면서 감성 가득해지는 시간을 보냈다. 책의 모든 문장이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문장 몇 개만 쓰고 서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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