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원고 2025
이준아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 번째 원고는 다섯 명의 작가들의 소설과 에세이를 담고 있다. 등단 이후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는 이 냉철한 문학계에서 새로운 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 서평단을 통해 즐겁게 읽었다. 중간에 뚝 끊기는 작품도 있어 불호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선호하는 글 취향을 알 수 있고 짧은 단편선과 에세이를 접함으로써 내 취향인 작가를 새로 발견한다는 마음으로 읽어보면 후루룩 즐겁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 원고. 단 직후 작가들의 두 번째 원고는 과연 어떤 내용들이 실리는지, 그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다섯 편의 소설과 에세이 중 가장 좋았던 ‘하루의 코낙’을 소개해보겠다.

하루의 코낙은 ‘코낙’이라는 이름 탓에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 가장 먼저 읽어봤는데 다른 단편들을 읽고도 가장 좋았던 단편이다. 불투명한 미래가 입시 실패로 인해 패배자로 느껴지는 무력감, 내가 이런 수준의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자기 혐오가 너무나도 잘 느껴졌다. 대한민국에서 입시를, 그것도 실패해서 재수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전부 공감할 만한 단편이다. 재수하기 위해 자퇴서를 낸 수진과 그런 수진에게 연락을 끊은 하루는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렇지만 재수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하루는 친구를 질투하고 싶지 않아서 연락을 끊은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태수 선배가 사라진 뒤 하루가 서울로 온 이유는 무엇일지 계속 생각해봤다. 너무 납작한 해석인가 싶지만, 자신과 비슷한 존재라 여겼던 태수 선배마저 사라지자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다시 한 번 도전해야겠다는 열망이 하루에게 싹틔운 건 아닐까 싶다. 글은 서로 헤어진 뒤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서술하며 끝난다. 열린 결말 같지만 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고 싶다. 하루는 지나갔지만 또 다시 오는 것이기에, 꿈꾸는 하루를 만나는 수진을 상상하며 이 서평을 마무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