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아도 괜찮아 아이앤북 창작동화 19
유효진 지음, 지영이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키가 작아도 괜찮아'는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삽화와 차례에 나오는 흥미로운 소제목들 때문에 내용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책을 펼치게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다우는 작은 키 때문에 1년 늦게 입학했다. 여동생 정우와 같은 반인 다우는 자기보다 키가 큰 정우를 보며 스스로 불량품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하루도 빠짐없이 다우에게 키 크는데 도움을 주는 음식을 챙겨주지만, 이 모든 것이 다우에게는 큰 스트레스다. 이 책은 다우와 같이 작은 키로, 또는 외모로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을 위한 창작동화이다.

"싫어", "학교 가기 싫어." 첫 장면부터 다우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말이 나온다. 강아이 땅비에게 화풀이도 하고 무심코 찼던 요구르트병이 교통 봉사대원 아주머니에게 맞아서 꼬맹이 소리들 들어가며 혼나기도 한다. 다우는 늘 화가 나고 짜증스럽다. 한 공장 제품이라는 운희의 말에 스스로 불량품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움츠리고 있다.

이런 다우에게 매달 사건은 더욱 큰 좌절을 준다. 반짝이는 메달 목걸이를 하면 작은 키도 괜찮아 보일 거라는 다우의 마음 속에 자신감과 용기라는 단어는 없다. 엄마와 할머니의 걱정과 관심도 귀찮기만 하다. 메달을 놀리는 구항이에게 아무 말도 못하던 다우 대신 동생 정우가 싸우며 혼이 나고 다우는 메달 목걸이를 정우에게 줘버린다. 눈물이 왈칵 난다고 하는 장면은 다우의 마음 속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것을 보여준다.

키가 작아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신경질적이 된 다우, 그러던 어느날 다우보다 키가 더 작은 박새이라는 친구의 전학은 다우에게 생각의 전환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된다. 새이도 자기처럼 1년 늦게 입학했다는 사실과 작은 키에도 늘 당당한 친구를 보면서 키 작은 다우는 조금씩 세상을 달리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새이는 키가 작다고 놀림을 당해도 언제나 씩씩하고 당당하다. 줄다리기에서 져도 '괜찮아', 키가 작아도 '괜찮아'라고 이야기 하는 새이의 모습을 통해 다우는 커다란 용기를 얻게 된다.      


할아버지 사건은 이런 다우에게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피 흘리는 할아버지를 혼자 지키면서 도망갈까 망설이지만 '넌 할 수 있다.'는 새이의 말을 떠올리며 구급대가 오기까지 견디어낸 다우의 모습에서 친구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발견할 수 있다. 할아버지의 사연을 듣고 증조할머니를 도와드린 것 같은 다우의 마음은 가족에 대한 갈동도 해소됨을 알려준다.

이 책은 신체적인 열등감이 심리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고, 또래관계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다우에게 필요한 것은 괜찮다는 격려와 용기였다. 그러나 어른들은 이런 마음을 알지 못한다. 다우는 자신과 비슷한 새이를 만나서 자신감을 얻는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하는 경험을 통해 친구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고 키과 상관없이 자신에 대한 사랑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는 멋진 다우로 변하게 된다. 서로 믿음을 나누는 친구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외모 콤플렉스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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