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페어링 ㅣ 소원잼잼장르 9
이윤주 지음, 조현아 그림 / 소원나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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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현실에서는 자몽, 꿈속에서는 예지. 

예지몽을 꾸는 주인공이 꿈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현실의 미래에 실제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고 현실에서 발생하는 연쇄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나도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꿈 일기를 쓴 적도 있었는데, 심심할 때 가끔 찾아보면 재밌다.

예지몽은 아니지만 현실에서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 항상 실제와 반대되는 내용의 꿈을 꾸고는 한다. 예를 들어 여행 전날에는 항상 지각해서 비행기를 못 타는 꿈을 꾸는데 실제로 그랬던 적은 한번도 없고, 토익 시험날에는 아슬아슬하게 목표 점수를 넘은 꿈을 꿨는데 아슬아슬은 무슨 아깝지도 않은 처참한 점수를 받았었다.

그밖에도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캐릭터가 나오고 익숙한 배경에서 진행되는 꿈들이 많았다. 사건이나 전개는 항상 황당하지만 그 당시의 취향이나 상황을 찰떡같이 반영하는 꿈들을 떠올리면 꿈과 현실에 무언가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말은 사실처럼 보인다. 꿈은 무의식 중에 꾸는 거지만 어쨌거나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거니까.


하지만 예지몽은 조금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내가 겪을 일도 잘 모르는 게 인생인데 남이 겪을 일을 알게 된다니, 거의 초능력에 가깝지 않은가?

이런 초능력이 나에게 생긴다면 나는 자몽이처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설 수 있을까? 가족이나 친구들이 휘말린다고 하면 당연히 구해야 된다는 걸 알지만...

나이가 먹으면 줄어드는 건 상상력만이 아니라 용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찌보면 무모하게도 보이는 이 어린 아이의 용기가 조금은 부럽고 또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리는 삽화도 신의 한 수였다. 자몽이가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드림 페어링>을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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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홈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6
진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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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게 도서를 무료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원전 폭발 사고 이후, 피폭당한 사람들은 '홈'이라는 대피소에 모여 살아간다. 홈은 말만 집이고 대피소지 사실상 방사능 덩어리를 뒤집어 쓴 사람들을 가두어 두는 수용소에 가깝다. <빅 홈>은 그곳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을 마주하고, 이름부터 모순인 가짜 집을 벗어나 진정한 '집(홈)'을 찾아가려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언젠가 똑같이 '집'이라는 뜻을 가진 house와 home의 차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house는 말 그대로 주거공간, '건물'로써의 집의 의미이며

home은 건물 그 자체보다도 '정서적 안정감'까지 느낄 수 있는, 기대고 함께할 수 있는 가족이 있는

집의 의미라고.

이렇게 생각하고 보면 원전 사고 피해자들을 격리시키고 가두어두는 '홈'이란 이름부터가 역설적이기 그지없다.


우리나라에서 집은 아무래도 home의 의미에 가까울 것이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들에게 마음 편히 쉴 수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한 home이라는 공간은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인 것이다.


신체적 안전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까지 제공해주며, 소중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그런 home에 아이들이 다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현실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모두 그런 home을 가지고 있기를.

지금은 혼자 살아가고 있더라도,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스위트 홈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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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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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고립된 섬의 저택, 연쇄살인사건. 클로즈드 서클은 추리소설 설정 중에서도 단연 실패가 없는 설정일 것이다. 거기에 가족 간의 비밀이라는 소재까지! 서평단 선정 연락을 받았을 때부터 굉장히 기대가 됐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 가족들에게 외면당하며 살았던 데이지 다커.

유일하게 자신에게 잘해주었던 외할머니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모든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다.

그날 저녁, 외할머니를 시작으로 가족들이 하나둘씩 죽은 채로 발견되는데...

사건이 진행될수록 그들이 묻어두었던 다커 가의 비밀들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가족이란 혈연으로 이어진 공동체다. 누구보다 가깝고 끊어내기 쉽지 않는 관계지만 모든 것을 다 털어놓아야 할 의무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서로를 보듬어주고 애정을 나눠주는 건 의무라고 할 수 있다.


​평생 떨쳐버릴 수 없는 죄책감, 잘못 수습한 갈등,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진실.

대체 다커 가의 비밀이 무엇일까. 그 사건의 중심에는 데이지가 있는 걸까?

외할머니가 살해당한 사건 현장에는 다음과 같은 시가 남아있었다.


데이지 다커의 가족은 몹시 어두웠네

가족 중 하나가 죽었을 때 모두 거짓말을 하고 못 본 척했네

⋮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은 슬프지만 꼭 밝혀져야 한다네

⋮

데이지 다커의 가족들은 거짓으로 긴 세월을 허비했네

그들은 죽기 전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며 교훈을 얻어야 한다네


​

다커 가의 진실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었다.

이 시도, 책의 서술도, 이들의 죽음에 추모 대신 박수를 보낸다는 그 문장의 의미도 결말을 알고 나니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모두 이해가 됐다.


이런 반전이 있는 책들은 꼭 돌아가서 한 번씩 더 읽어야 한다.

모든 것을 알고 난 뒤 다시 보는 세상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는데도 180도 바뀌어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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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 ㅣ 저스트YA 14
이선 지음 / 책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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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정'과 '종말'이 공존할 수 있는 조합일까? 왠지 모르게 역설적인 단어 조합은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내가 알고 있던 '종말'과 진짜 '종말'의 정의가 조금 다르다는 것은 작가님의 해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외계 행성에 대한 세계관이 정말 탄탄하다. 주인공인 느아의 꿈은 종말 설계자다. 종말 설계자는 지구, 화성, 금성 등의 행성을 만들고 행성이 어느 정도 크고 나면 종말시킨 뒤 종말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얻는 직업이다. 일 년에 한 명밖에 뽑지 않는 종말 설계자 시험에서 미니 지구를 성공적으로 종말시키는 것이 임무!

종말 설계자에게는 도우미가 필요한데 지구를 종말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지구인을 뽑은 것이 참 아이러니다. 도우미의 이름은 '기픔'인데, '기쁜 슬픔'이라는 뜻이다. 기쁜 슬픔, 기쁜데 슬프다? 아리송한 기픔이라는 이름의 진실은 마지막에 나온다.

어쨌거나 종말 설계자의 임무는 목표 행성의 종말. 하지만 그 방식은 다정해야 한다. 이것도 이 책의 특별한 설정이었다. 읽기 전에는 지구인들의 다정에 감화되어서 엄청난 내적 갈등을 겪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상상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negative)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아마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다정'일 텐데, 내가 알고 있는 다정이 맞나? 자꾸만 혼란스러워지려던 와중 기픔이 일침을 날린다. 

"그런 건 가짜 다정이야."

내가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던 그 말이 딱 맞았다.


다정한 세상. 정말로 왔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에는 다정과는 거리가 먼, 가짜 다정조차 찾기 힘든 일들만 보인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참 쉽다. 미움은 너무나도 쉽게 전염된다. 빨리 퍼져나가고, 넓게 번져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살 만 하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들려오고, 그런 일들을 직접 경험해본 적도 있다는 건, 어렵고 쉽지 않더라도 느리고 좁게 번져가더라도 '진짜 다정'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느아는 지구를 성공적으로 종말시켰을까?

가짜 다정이 아닌, 진짜 다정을 알게 되었을까?

궁금하다면 <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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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옛 마음
마음 / e퍼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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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께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서사가 있는 서정 시집. 말 그대로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듯 시상이 전개된다.

1부는 화자가 사랑했고, 여전히 사랑하는 그를 떠올리며 그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는 여정을 그린다.

2부의 제목은 '오지 않는 그대를 기다리며'이다. 제목이 심상치 않다. '아직' 오지 않은 거겠지? 화자는 하염없이 그를 기다린다.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시의 모든 구절이 공감될 수도 있다. 

나도 저랬던 적이 있을까, 있었겠지.

전하는 것조차 하지 못해서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있는 하얀 감정, 후회와 그리움으로 싸여 깊은 곳에 영원히 묻혀있을 하얀 고백이.

마음이 들킬까 다가가기는 두렵고 그래서 먼저 다가와줬으면 좋겠고. 조금은 이기적인 그 바람이 되돌아보면 이루어진 적은 별로 없었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현재의 두려움은 항상 미래의 후회를 이겼던 것 같다.

한 발짝 가까이가는 걸 머뭇거리는 사이 어느새 손도 닿지 않는 거리만큼 멀어져버린다.

잘하고 있다고, 언제나 응원한다고. 힘들면 언제든 와서 기대라고. 보편적인 친절인 것처럼 포장해서 쉽게도 가볍게도 던졌지만 사실은 조금 다른 바람도 섞여있었다고.

나는 대부분의 관계에서 다가가기보다 도망치기를 택했지만, 화자는 부디 그를 만나 지금부터라도 오랜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준다는 건 기적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짝사랑으로 끝이 나더라도, 바라보고 생각만 해도 설레고 행복했던 그 기억만큼은 분명히 존재한다.


쓰리지만 달콤했고 속상하지만 행복했던 모든 옛 마음을 오랜만에 느껴보았다.

가볍게 읽히지만 의미는 잔잔하고 깊이 남는 아름다운 서정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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