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 ㅣ 저스트YA 14
이선 지음 / 책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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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정'과 '종말'이 공존할 수 있는 조합일까? 왠지 모르게 역설적인 단어 조합은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내가 알고 있던 '종말'과 진짜 '종말'의 정의가 조금 다르다는 것은 작가님의 해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외계 행성에 대한 세계관이 정말 탄탄하다. 주인공인 느아의 꿈은 종말 설계자다. 종말 설계자는 지구, 화성, 금성 등의 행성을 만들고 행성이 어느 정도 크고 나면 종말시킨 뒤 종말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얻는 직업이다. 일 년에 한 명밖에 뽑지 않는 종말 설계자 시험에서 미니 지구를 성공적으로 종말시키는 것이 임무!

종말 설계자에게는 도우미가 필요한데 지구를 종말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지구인을 뽑은 것이 참 아이러니다. 도우미의 이름은 '기픔'인데, '기쁜 슬픔'이라는 뜻이다. 기쁜 슬픔, 기쁜데 슬프다? 아리송한 기픔이라는 이름의 진실은 마지막에 나온다.

어쨌거나 종말 설계자의 임무는 목표 행성의 종말. 하지만 그 방식은 다정해야 한다. 이것도 이 책의 특별한 설정이었다. 읽기 전에는 지구인들의 다정에 감화되어서 엄청난 내적 갈등을 겪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상상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negative)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아마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다정'일 텐데, 내가 알고 있는 다정이 맞나? 자꾸만 혼란스러워지려던 와중 기픔이 일침을 날린다. 

"그런 건 가짜 다정이야."

내가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던 그 말이 딱 맞았다.


다정한 세상. 정말로 왔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에는 다정과는 거리가 먼, 가짜 다정조차 찾기 힘든 일들만 보인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참 쉽다. 미움은 너무나도 쉽게 전염된다. 빨리 퍼져나가고, 넓게 번져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살 만 하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들려오고, 그런 일들을 직접 경험해본 적도 있다는 건, 어렵고 쉽지 않더라도 느리고 좁게 번져가더라도 '진짜 다정'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느아는 지구를 성공적으로 종말시켰을까?

가짜 다정이 아닌, 진짜 다정을 알게 되었을까?

궁금하다면 <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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