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종의 나라 - 왜 우리는 분열하고 뒤섞이며 확장하는가
문소영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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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속 혼종이라는 단어에 흥미가 생겨 읽었다.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을 잘 표현한 말인 것 같아서. 단일민족으로 대표되고 이를 자랑처럼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다양한 가치들이 혼재며 충돌하기도 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대한민국을 ‘이상하고 아름다운 혼종의 나라’로 표현하고 있다.

돈, 손절과 리셋, 반지성주의, 하이브리드 한류, 신개념 전통, 일상의 마이크로 정치, 포스트 코로나와 인공지능 등 7개의 주제 속 가장 최근 한국의 혼종적 모습을 고찰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한국의 모습은 익숙하지만 혼종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새로웠다.

1장에 다루고 있는 돈은 일상과 가장 밀접한 이야기다. 돈이 종교가 된 사회. 곧잘 악당으로 그려지던 부자들은 이제 착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도덕적 규범에 충실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 부를 널리널리 알리며 부를 재창조하는 지금의 현실. 나를 비롯한 회사원들이 직업적 성공과 명예를 바라면서도 매주 토요일 로또 발표만을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현실도 그 연장선이 아닐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화적 측면도 흥미롭다. 한국적이지 않으면서도 한국적인 혼종성은 ‘기생충’, 오징어게임‘, ‘BTS’로 대표되며 한국 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문화대국으로 나아가는 가운데 우리는 그에 걸맞는 대국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한 피해의식에서 그 원인이 찾았으나 과거는 과거에 두고 문화대국이 된 현재를 살아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달항아리’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적 미의 대명사가 된 달항아리는 오랜 역사를 가진 듯 하나 그 이름이 붙은 것은 현대에 와서이다. 외국인의 시각과 한국의 예술가들의 소통에 의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책을 통해 일상에서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문화적 현상들의 배경과 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 재밌었다. 무엇이 옳고 그르기를 가르기보다는 이것과 저것이 만나 만들어 내는 새로운 가치와 힘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힘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런 혼종의 힘을 잘 키워내고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어떤 새로운 혼종들이 생겨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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