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댓읽기>의 매체 확장판인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이 출간되었다. 공영방송 KBS의 이단아 김기화 기자가 엉뚱하고 용감라게 도전하고 실험한 뉴미디어 행보를 담고 있다. “기레기” - 언젠가부터 기자는 쓰레기가 되었다. 수없이 많은 헤드라인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기 힘든 요즘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이하 댓읽기)>은 대중들에게 아직 희망은 있다고 기자들 스스로 자기 반성과 비판을 도전하고 실행한 기자들의 이야기이다. 넘쳐나는 진짜와 가짜 기사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대표 언론인 KBS 소속 기자들이 기사들을 다시 읽어보고 그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을 읽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를 시작한 것이다. 스스로 노잼 언론이라고 일컫는 KBS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이런 실험을 시작한 것 자체로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자기 반성 없이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는 공중파 뉴스보다는 다양한 포맷을 시도하는 종편 뉴스를 보고 있었던 듯 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지나가면서 <댓읽기> 채널을 본 적은 있지만 관심있게 보지는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여러 내외부 사정으로 인해 방송이 잠시 중단된 지금 다시 관심이 생겼다. <댓읽기>는 유튜브 채널 및 라디오 방송의 시작과 진행과정,방송에서는 다 알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담고 있다. 다양한 포맷의 컨텐츠가 쏟아지고 정해진 틀에 갇혀 있을 것만 같았던 뉴스들도 여러 매체를 통해 시청자들과 더 소통할 수 있는 형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러한 세태 속에서 기자들 스스로 한계와 문제점을 느끼고 아무리 공영방송이라고 하나 아무도 보지 않는 품격 있고 중립적인 태도를 고수하기 보다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자기 반성의 컨텐츠를 시작한 것이다. 이 책에서 댓글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댓글을 통해 방송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대댓글을 통해 소통을 시도하고 열에 한둘이라도 진정성 있는 소통에 답하는 이들도 생겨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댓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답했던 김기화 기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열정에 "KBS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시작했던 의심의 목소리는 점점 응원의 목소리로 변해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더불어 기자들이 자기 반성을 하듯, 그 기사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도 자기 반성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예전처럼 신문, TV에서 말해주는 대로 믿는 시대는 지났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언론과 미디어에서 초 단위로 쏟아 내는 기사들 속에서 나 스스로도 진실을 가려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야 무분별하게 떠다니는 뉴스를 진실인 듯 퍼나르거나 또 다른 거짓을 만들어내는 일이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책에 담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이 중단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더 나은 방송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동안은 재생목록에 있는 댓읽기 영상들을 라디오처럼 들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