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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도 습관이다 - 화를 못 참는 사람을 위한 마음 사용 설명서
이충헌 지음 / 경향BP / 2015년 4월
평점 :
어느 날 내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무던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기에 내가 그렇게 자주 화를 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이전에 알았던 내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그곳에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내 모습이 남아있었다.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바뀐 것인가 곰곰이 따져봤더니 회사에서 진급이 늦어지고 출산 후 생각지도 않았던 부서로 옮기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문제는 이런 화가 아이에게 간다는 것이다. 이제 4살 된 딸아이가 조금만 잘못해도 버럭 화부터 내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은 하지만 화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말 그대로 화를 내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마음속에 분노를 담아두지 말고 표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분노가 쌓여 나중에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게 된다고 말한다. 내 모습을 보며 이 말에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분노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정의를 위해 분노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로는 분노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때도 있다. 분노는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본능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분노는 인간관계를 깨뜨릴 뿐 아니라 자신의 신체에도 독이 되며, 특히 습관적으로 표출되는 분노는 심장 등에 아주 치명적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분노를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분노 조절 센터인 전두엽을 단련하면 된다. 근육을 키우듯이 전두엽도 단련이 가능하다. 저자는 전두엽을 단련시키기 위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음주와 흡연을 자제하고, 명상을 많이 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목표를 세워 일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또한 타인의 마음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상대방의 상황에 충분히 감정 이입하고, 문학 작품을 많이 읽으라고 말한다.
이런 처방을 처음 받아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아주 쉽게 생각하고 자꾸 뒤로 미룬다는 것이다. 혹은 너무 쉽게 생각해 막상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 건성으로 듣기도 하고, 다음부터라는 말로 운동도 미루고 술과 담배도 줄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처방도 내가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들이 그렇다. 사소한 일에도 분노하지 않기 위해서 저자가 이 책에서 알려준 방법들을 하나하나 실천해야겠다. 그 누구도 아닌 나와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