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 필요한 시간 - 세상의 흐름을 꿰뚫는 단 하나의 실전 교양
한진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경제학이라고 하면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면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만큼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아니, 고정관념이라기보다는 학교 다닐 때 경제학 원론을 들으면서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의 삶이 바로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제대로 경제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를 갖추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문제는 경제를 벗어난 삶이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지라도 우리의 모든 선택들은 경제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만 우리의 시각은 오로지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시각과 경제학자들의 시각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경제학자들은 소비자의 입장 뿐 아니라 공급자의 입장, 생산자의 입장, 정부의 입장 등 모든 경제 주체의 시각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의 말처럼 경제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경제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경제학이라는 말 그 자체가 우리를 얼어붙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많은 경제학 용어들이 우리를 어지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양한 그래프와 수식이 우리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경제학이 어렵다는 사고에 빠진 우리를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이야기들이 머나먼 학술적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폰 가격, 뷔페 공략법, 연말정산, 로또 등 살아가면서 우리가 실제로 접하는 아주 친숙한 상황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학 용어들을 사용해서 설명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반 경제학 원론에서 보는 것처럼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100%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세상을 움직이는 기본적인 경제학 원리나, 가격에 민감한 혹은 무심한 사람들의 태도나, 연말정산 환급액을 그냥 써버리는 마음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이제 경제학이라는 말에 돌아서서 외면해버리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는 저자의 말처럼 학문이 아니라 실전이고, 이 책을 통해 실전에 나설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이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세상을 보는 법을 새롭게 알려준 삶의 동반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요일의 인문학
장석주 지음 / 호미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현재 하는 일 때문에 토요일, 일요일에 쉬지 않고 평일에 이틀을 쉰다. 평일에 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려워 쉬는 날이면 집에서 못 다한 집안일을 하거나 혼자서 푸욱 쉬면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일요일은 아니지만 저자가 말하듯이 늦잠에서 깨어나 햇볕 환한 어딘가에서 책을 펼쳐들고 몇 쪽씩 읽어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저자 장석주는 인문학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내면의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사람들은 시를, 예술을 인문학을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할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그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시와 예술과 인문학이 지혜와 통찰을 키우게 하고, 삶을 넘어서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삶을 더 품격 있게, 감정을 화창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인문학 분야의 책을 소개하는 그런 유형의 책과는 사뭇 다르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생각의 폭과 깊이를 넓혀주는 이야기들이, 우리의 정신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물론 저자가 읽은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말이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특히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는 책의 전반부에 실린 이야기들이었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삶을 관조하는 모습을 그린 내용이 어쩌면 가장 중요하지만 우리가 잊고 사는 삶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걷기에 대한 책들을 소개하면서 걷기 혹은 산책의 의미를 들려준 이야기는 잊고 있었던 즐거움을 되살려주었다.

 

한 때 출퇴근을 걸어서 한 적이 있었다. 직장이 가까워서가 아니라 걷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다. 걸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사람을, 자연을 느끼기도 하고, 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곤 하였다. 그러다 점점 차로 출근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내 삶 속에서 걷기 혹은 산책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잊어버렸던 기쁨을 이 책을 읽고 다시 되찾을 수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책에 실린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 번에 읽을 필요는 없다. 아니,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천천히 읽어가는 게 더 좋다. 그 시간만큼 깊어진 자신의 삶을, 마음을, 지혜를 만나게 될 것이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차 안의 낯선 자들 버티고 시리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라는 제목이 낯설지 않아서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제목과 같은 제목이었다. 가물거리긴 하지만 히치콕 감독의 영화는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였을까? 내용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왠지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예전에 본 영화의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그러면서 그 때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그만큼 영화의 내용이 기발하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원작은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던져주면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열차 안에서 만난 가이와 브루노. 서로 간에 별다른 관계가 없었던 그들은 서로가 미워하는 대상인 아내와 아버지에 대한 교환살인을 이야기하면서 이상한 관계로 얽혀버린다. 그런데 살인을 모의하는 이들이 분명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는 막다른 상황에 몰린 것은 결국 그들을 그렇게 몰아간 가이의 아내와 브루노의 아버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워 그 사람의 아이를 가진 가이의 아내 미리엄이나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가족을 학대하면서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브루노의 아버지. 이들에 대한 분노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 모두 이들 같다면 이 사회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유혹에 쉽게 빠져들지만 누군가는 결코 그런 유혹에 빠져들지 않는다. 가이와 브루노도 그런 점에서 서로 다르지 않나 싶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교환살인을 제안하고 이를 실제로 옮기는 브루노와 미리엄이 살해된 후 아버지를 살해하라는 브루노의 압박에 죄와 벌에 대해 고뇌하는 가이.

 

하이스미스의 소설은 이번에 처음 읽었다. 그녀의 작품은 앞으로도 버티고 시리즈로 계속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적 추리소설의 형태는 아니지만 뛰어난 심리묘사로 독자를 완벽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들을 쓴 그녀는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라는 평을 받는다. 이 작품을 읽고 이런 평이 나온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버티고 시리즈로 나올 그녀의 다음 작품들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0
서유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틈이 있으면? 건물에 틈이 있으면 그 틈 때문에 언제가 그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만큼 틈은 가벼워 보이지만 어느 순간 가장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에게 틈이 있으면? 어쩌면 조금 더 사람답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은행나무 노벨라의 10번째 작품의 제목이 바로 틈이다. 이 틈은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에 만난 삶의 또 다른 얼굴이다. 삶에서 만난 이 틈은 결국 사랑이, 믿음이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것인지를 알려준다.

 

정윤주. 자신의 이름조차 어느 순간 사라진 채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던 그녀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다. 결코 여자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남편이 다른 여자를 옆에 태운 채 웃으며 여자의 뺨을 쓰다듬는 모습을 본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그 모습에 그녀는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목욕탕에 가고 그 곳에서 민규 엄마, 윤서 엄마를 만나 어울리며 서서히 각자가 가진 아픔을 드러낸다.

 

내 남편은 결코 임정호씨와 같지 않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우리 사이에 틈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람 사이에 틈이 없는 관계가 현실에서 가능할까? 정희처럼 담배 하나가 틈이 되기도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랑과 믿음은 언젠가는 무너질 운명인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이와는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호와 지유의 엄마가 아닌 정윤주와 임정호의 만남 때문이다. 사랑도, 믿음도, 틈이 있는 그대로의 개인이 서로를 향할 때 무너지지 않는다. 그것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었을까?

 

틈이 있는 나, 그 모습 그대로 사랑을 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의 리라
조정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사랑. 잊을 수 없는 평생의 기억이 되는 첫 사랑. 오랜 세월이 흘러 첫 사랑이라고 하면 아련하면서 애틋하고 따뜻하고 못내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 첫 사랑은 너무나 큰 상처가 되어 평생의 한이 되기도 하고, 첫 사랑으로 인해 결국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첫 사랑은 누군가가 말하듯 사랑스럽고 따뜻한 추억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인이와 은기의 사랑. 풋풋한 이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뮤지컬 배우였던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다인이지만 엄마의 반대로 엄마를 도와 바느질을 하며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노래하며 춤추다 우연히 말을 나눈 유은기.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은기는 그녀를 격려하고 둘은 서로를 향한 애틋한 사랑을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열아홉 살 아이들의 사랑 이야기에 우리가 성장했던 그 시절 우리 주변의 친구들 이야기일 수도 있는 레이, 은기의 동생 은서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진다. 어쩌면 숨기고 싶었던 가족 이야기가, 모든 것을 나누던 친구 사이의 이야기가 책을 읽는 독자들을 먹먹하게 만든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하지만 사랑이라는 말에 아픔이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또한 그 끝이 아픔이든 행복이든 서로를 아끼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사랑이라는 과정, 특히 누군가를 처음으로 사랑했던 그 때의 마음은 알게 모르게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의 마음을 뒤흔든 다인과 은기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