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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인문학
장석주 지음 / 호미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현재 하는 일 때문에 토요일, 일요일에 쉬지 않고 평일에 이틀을 쉰다. 평일에 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려워 쉬는 날이면 집에서 못 다한 집안일을 하거나 혼자서 푸욱 쉬면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일요일은 아니지만 저자가 말하듯이 늦잠에서 깨어나 햇볕 환한 어딘가에서 책을 펼쳐들고 몇 쪽씩 읽어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저자 장석주는 인문학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내면의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사람들은 시를, 예술을 인문학을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할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그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시와 예술과 인문학이 지혜와 통찰을 키우게 하고, 삶을 넘어서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삶을 더 품격 있게, 감정을 화창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인문학 분야의 책을 소개하는 그런 유형의 책과는 사뭇 다르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생각의 폭과 깊이를 넓혀주는 이야기들이, 우리의 정신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물론 저자가 읽은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말이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 특히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는 책의 전반부에 실린 이야기들이었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삶을 관조하는 모습을 그린 내용이 어쩌면 가장 중요하지만 우리가 잊고 사는 삶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걷기에 대한 책들을 소개하면서 걷기 혹은 산책의 의미를 들려준 이야기는 잊고 있었던 즐거움을 되살려주었다.
한 때 출퇴근을 걸어서 한 적이 있었다. 직장이 가까워서가 아니라 걷는 게 즐거웠기 때문이다. 걸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사람을, 자연을 느끼기도 하고, 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곤 하였다. 그러다 점점 차로 출근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내 삶 속에서 걷기 혹은 산책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잊어버렸던 기쁨을 이 책을 읽고 다시 되찾을 수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책에 실린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 번에 읽을 필요는 없다. 아니,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천천히 읽어가는 게 더 좋다. 그 시간만큼 깊어진 자신의 삶을, 마음을, 지혜를 만나게 될 것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