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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의 낯선 자들 ㅣ 버티고 시리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라는 제목이 낯설지 않아서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제목과 같은 제목이었다. 가물거리긴 하지만 히치콕 감독의 영화는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였을까? 내용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왠지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예전에 본 영화의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그러면서 그 때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그만큼 영화의 내용이 기발하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원작은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던져주면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열차 안에서 만난 가이와 브루노. 서로 간에 별다른 관계가 없었던 그들은 서로가 미워하는 대상인 아내와 아버지에 대한 교환살인을 이야기하면서 이상한 관계로 얽혀버린다. 그런데 살인을 모의하는 이들이 분명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는 막다른 상황에 몰린 것은 결국 그들을 그렇게 몰아간 가이의 아내와 브루노의 아버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워 그 사람의 아이를 가진 가이의 아내 미리엄이나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가족을 학대하면서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브루노의 아버지. 이들에 대한 분노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 모두 이들 같다면 이 사회는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유혹에 쉽게 빠져들지만 누군가는 결코 그런 유혹에 빠져들지 않는다. 가이와 브루노도 그런 점에서 서로 다르지 않나 싶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교환살인을 제안하고 이를 실제로 옮기는 브루노와 미리엄이 살해된 후 아버지를 살해하라는 브루노의 압박에 죄와 벌에 대해 고뇌하는 가이.
하이스미스의 소설은 이번에 처음 읽었다. 그녀의 작품은 앞으로도 버티고 시리즈로 계속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적 추리소설의 형태는 아니지만 뛰어난 심리묘사로 독자를 완벽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들을 쓴 그녀는 20세기의 에드거 앨런 포라는 평을 받는다. 이 작품을 읽고 이런 평이 나온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버티고 시리즈로 나올 그녀의 다음 작품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