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2
조지 오웰 지음, 박유진 옮김, 박경서 / 코너스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조지 오웰의 <1984>는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당연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열고 읽어보니 생각이 안 나는 것인지 읽지 않았던 것인지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었다. 이런 창피한 일이. 그래서 더 열심히 읽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서.

 

<동물농장>과 마찬가지로 <1984>도 정치적 풍자를 담은 소설이다. 어떤 면에서는 <동물농장>에서 빗댄 스탈린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조지 오웰이 살았던 시대를 빗대어 얘기한 소설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보여주는 면면이 오늘날의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과연 유토피아적 사회일까, 디스토피아적 사회일까? 이분법으로 구분을 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스토피아적 사회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를 디스토피아적 사회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점점 더 커져가는 빈부의 격차, 결코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 과학의 발전으로 더 많은 바보를 만들어내는 스마트 폰, 우리의 일상의 끊임없이 지켜보는 수많은 감시 카메라들, 어느 순간 인터넷에서 나도 모르게 털려버리는 개인 정보들. 이런 모습들은 무언가 희망적인 모습보다는 절망적인 모습에 가까워 보인다.

 

안타깝다. 이 시대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특히 자신의 꿈을 피워보지도 못하는 청년 세대가. 하지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출하지도 못하는 세대가 아님에 감사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펼쳐 보이고 있다.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기도 한다. 이 땅의 정의를 부르짖기도 한다. 그렇기에 조지 오웰이 그렸던 1984년의 오세아니아의 모습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코너스톤에서 출판한 이 책은 읽기가 참 편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번역이 자연스럽고 좋아서 그런 것 같다. 게다가 뒤편에 수록한 해설 부분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 앞으로 나올 코너스톤의 다른 작품들도 무척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리안 모리아티다. 전작 <허즈번드 시크릿>을 읽고 대단한 작가를 알게 되어서 너무나 즐거웠는데 이번 작품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더욱 확실해졌다.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읽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다. 아니,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결국 밤을 새워 읽고 말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마지막 반전에 더욱 큰 즐거움을 느꼈다. 사실 이 책의 재미는 도대체 사소한 거짓말이 무엇인지와 그런 사소한 거짓말로 생긴 사건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 일은 과연 누구 때문에 일어난 일인지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드는 저자의 글 솜씨에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홀로 아들 지기를 키우는 제인은 예비학교 설명회에 가는 길에 발목을 삔 메들린과 만나고 메들린과 친한 친구인 셀레스트와 함께 서로 친구 사이가 된다. 그런데 예비학교 설명회에서 제인의 아들 지기가 레나타의 딸 아마벨라의 목을 졸랐다는 오해를 사게 된다. 이런 사소한 오해가 점차 커지면서 학부모들은 지기의 학교 등교를 거부하는 탄원서에 서명을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제인, 셀레스트는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각자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제인은 지기의 아빠에 대한 비밀을, 셀레스트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비밀을. 이런 비밀들은 마지막 순간에 또 다른 반전으로 다가온다.

 

앞에서 말했듯이 책을 읽는 내내 사소한 거짓말은 누가 한 어떤 거짓말일까, 무척 궁금했다. 그 사소한 거짓말이 생각지도 않았던 사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에 알게 된 사소한 거짓말, 어쩌면 누구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거짓말이기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저자가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결과적으로는 정말 간단해 보이는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조금씩 내용을 흘리면서 독자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든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 답을 마지막까지 찾지 못했지만.

 

이런 느낌 때문인가, 이 책을 드라마로 만든다는 말에 상당히 흥미진진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이 하나의 에피소드가 계속 이어지면서 결말로 나아가는 식이라 드라마에 딱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소설만큼 흥미로운 드라마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머를 든 철학자
알랭 기야르 지음, 이혜정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해머를 든 철학자>라는 제목만 보면 무언지 모르겠지만 철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인문학 서적이라는 느낌도 들면서 일반사람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철학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철학책이 아니다. 이 책은 소설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감옥, 정신병원, 동굴에서 철학을 가르친 철학자이기에 이 책에서 철학적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는 깊은 철학적 이야기가 담겨있지는 않다. 곳곳에서 철학 이야기를 찾을 수 있지만 끝까지 읽어보면 이 책은 분명 소설이다. 마지막 반전도 그려지는 그런 소설 말이다.

 

연회장, 도서관, 선술집, 양봉원, 오두막 등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장돌뱅이 철학자 라자르 빌랭은 도미니크의 권유로 감옥에서 철학을 강의하기로 한다. 하지만 빌랭의 기대와는 달리 철학 강의를 듣는 이들은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거친 일반 죄수들이다. 이들은 빌랭에게 철학이 무엇인지를 알려달라고 하고 빌랭은 이들에게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제는 빌랭도 유혹에 약한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이다. 소개로 리치올리를 만난 빌랭은 감옥으로 편지를 전달하는 일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의문의 여인 레일라를 만나 첫 눈에 반하고 만다. 불법적인 일을 하는 범죄자가 된 빌랭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또한 그가 사랑하게 된 레일라, 과연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소설의 형식을 빌어 던지는 철학 이야기가 그렇게 가볍지도 그렇게 무겁지도 않다. 그렇기에 철학 이야기에 첫 발을 들이는 독자에게 어느 정도의 철학적 지식을 전해준다. 물론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보면 아주 기초적인 내용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런 생각은 들었다. 결국 철학은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알게 모르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감옥에 있는 자도,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자도, 시골장터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사람들도, 모두가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어려운 철학 용어로 말하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말이다.

 

여하튼 철학 이야기를 둘러쓴 소설이지만 상당히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이어진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했던 사회의 일면을 보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 해머를 든 철학자에게서 크게 한 방 얻어맞은 듯한 그런 책, 이 책 제목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장난 저울 - 수평사회, 함께 살아남기 위한 미래의 필연적 선택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가장 먼저 저울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저울이라고 하면 계기판에 찍힌 숫자가 생각나는데 저자가 말하는 저울은 분명 그런 의미는 아닐 테니까. 생각해보니 예전에 쓰던 저울은 지금과는 달리 양편에 물건을 올려놓고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찾는데 사용했다.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바로 그 저울 말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고장 난 저울이란 결국 한 쪽으로 치우친 저울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어느 쪽으로 치우친 저울을 말하는 걸까? 부자와 가난한 자, 권력을 가진 자와 권력의 지배를 받는 자. 이 사회는 한쪽으로 치우쳐도 너무 치우친 사회가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예전에는 사회 구성이 8020의 비율로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991의 비율로 부와 권력이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에게 쏠려있다.

 

어떤 면에서 이렇게 치우친 사회가 됐을까? 정치도 물론 그렇겠지만 일단 저자는 정치 분야는 제외한다. 그러면서 저울의 치우친 부분이 어디인지를 말하는데 그곳은 바로 경제와 교육이다. 경제와 교육 분야에서 기울어진 저울의 추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더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주변을 보면 이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강남이라는 지역 하나만 보더라도 그렇다. 대치동 쪽에서 이루어지는 과외비용은 일반 사람들은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이들이 사용한 과외비용, 유학비용이 다시 새로운 상류층을 만들고 있다. 돈으로 이루어진 교육이 대를 이어 격차를 더욱 커지게 한다.

 

이런 사회를 어떻게 수평적인 사회로 만들 수 있을까? 과연 가능하기는 한 걸까? 글쎄, 아직까지는 그 답을 모르겠다. 과연 이 땅에 참된 민주주의가 세워질 수 있는지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에 북한에서 탈출한 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북한의 실상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들었지만 북한 주민의 생생한 증언을 바로 눈앞에서 직접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처참한 경제 상황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인권 유린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이루어지는 사회, 놀랐고 또 놀랐다.

 

이 책도 그런 점에서 나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놀랐다는 의미는 몰랐던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내 모습에 놀랐다는 말이다. 어떻게 그처럼 무심하게, 그저 그런 남의 일로만 생각하면 살아왔는지.

 

소설은 미래를 위해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향한 소라, 자신이 보낸 소라네 가족을 위해 속죄의 삶을 사는 조총련계 재일교포 화자(일본명 하나코), 순전히 인본적인 차원에서 결핵약을 공급하는 의사 미오, 세 명의 이야기를 일기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들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고 시점도 왔다 갔다 하기에 이해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조금씩 이들의 이야기가, 이들의 이야기 뒤편에 담긴 북한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인권의 사각지대가 있다.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다. 미오와 강호처럼 북한을 위해 애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가 겪는 아픔과는 또 다른 모습의 아픔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어라고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딘가에서 얼핏 본 가마우지의 의미는 가맣게 생긴 게 걸핏하면 시끄럽게 운다란다. 아마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자신의 선택으로 북한으로 향한 이들, 그들 주변에서 그들을 보살피는 누군가도 가마우지처럼 계속해서 울고 있지 않을까, 가지 말아야 할 곳,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있다는 이유로.

 

그저 한 번 읽은 것으로 족하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이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그만큼 무겁기 때문이고, 그만큼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바로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인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