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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이성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9월
평점 :
얼마 전에 북한에서 탈출한 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북한의 실상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들었지만 북한 주민의 생생한 증언을 바로 눈앞에서 직접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처참한 경제 상황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인권 유린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이루어지는 사회, 놀랐고 또 놀랐다.
이 책도 그런 점에서 나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놀랐다는 의미는 몰랐던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라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내 모습에 놀랐다는 말이다. 어떻게 그처럼 무심하게, 그저 그런 남의 일로만 생각하면 살아왔는지.
소설은 미래를 위해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향한 소라, 자신이 보낸 소라네 가족을 위해 속죄의 삶을 사는 조총련계 재일교포 화자(일본명 하나코), 순전히 인본적인 차원에서 결핵약을 공급하는 의사 미오, 세 명의 이야기를 일기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들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고 시점도 왔다 갔다 하기에 이해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조금씩 이들의 이야기가, 이들의 이야기 뒤편에 담긴 북한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인권의 사각지대가 있다.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다. 미오와 강호처럼 북한을 위해 애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가 겪는 아픔과는 또 다른 모습의 아픔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어라고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딘가에서 얼핏 본 가마우지의 의미는 ‘가맣게 생긴 게 걸핏하면 시끄럽게 운다’란다. 아마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자신의 선택으로 북한으로 향한 이들, 그들 주변에서 그들을 보살피는 누군가도 가마우지처럼 계속해서 울고 있지 않을까, 가지 말아야 할 곳,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있다는 이유로.
그저 한 번 읽은 것으로 족하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이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그만큼 무겁기 때문이고, 그만큼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바로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네 인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