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물어주마 - 왜가 사라진 오늘, 왜를 캐묻다
정봉주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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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화와 장기 집권의 욕망을 숨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미친 듯 치솟는 전세비용과 기하급수적으로 늘기만 하지 결코 줄어들지 않는 가계부채,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채 수많은 미스터리만 남긴 세월호 사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이미 누더기가 되어버린 김영란법 등등. 이런 일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이런 일이 생긴 나라에서 살아가는 내게 남아있는 희망은 도대체 무엇일까?

 

<끝까지 물어주마>는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진행한 내용을 추리고 추려 뽑은 10개의 주제를 책으로 편집한 것이다. 저자들은 물어주마라는 표현을 통해 우리 사회의 숨겨진 진실을 끝까지 묻겠다는 의지와 불의와 억압에 맞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물어뜯겠다는 결의를 드러낸다.

 

그런 의지와 결의가 담긴 책이라서 그럴까?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져 나도 그들의 의지와 결의에 깊이 빠져들었다. 끝까지 물어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졌다. 결코 누군가에게 끌려 다니는 자가 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한홍구 교수님의 한 마디가 이런 결심을 굳히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오늘 시민들이 보낸 하루가 내일의 역사가 되는 겁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가장 정직한 붓은 바로 당대 시민들의 몸뚱이에요. 당대 시민들의 꿈이에요. (p.39)

 

우리가 지금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역사가 된다. 그렇다면 역사를 왜곡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정의가 무너지는 시대에 역사를 바로 세우고, 진실을 알리고, 정의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물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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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말하다 - 뉴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하여
김성준 지음 / 청림출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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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취재가 잠들면 부조리는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세상의 그늘은 점점 넓어지고 희망은 점점 줄어든다. 희망이 없는 취재라도 멈추지 말고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p.62)

 

2012년 경기도 파주시에 일어난 화재로 어린 장애인 오누이가 죽은 사건을 보도하며 저자가 기자로써, 앵커로써의 자괴감을 느끼면서도 뉴스가, 언론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를 밝힌 내용이다.

 

한 때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그런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론인 중에는 저자와 같은 이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많은 기자들은 희망이 보이지 않아 절망만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결코 현장을 떠나지 않는다. 기자가 절망스런 현장을 떠난다면 그 자리에는 부조리와 부정, 소외와 폭력이 넘치고 결국 세상은 더욱 암울해질 뿐이기 때문이다.

 

책 곳곳에서 만나는 저자의 클로징 멘트는 다시 보아도 대단하다는 느낌이다. TV 뉴스에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듯한 하지만 보아야 할 뉴스를 전한 그의 멘트에서 진실이 통한다는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뉴스의 기능은 오로지 비판과 감시의 시선을 던지는 것만이 아니다. 때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역할도 한다. 2012년 공공안전 서비스 종사자에게 보낸 그의 한 마디가 가슴을 울렸다. 우리를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도 못하던 이들이 그 뉴스를 보고 자신이 하는 일에 얼마나 자부심을 가졌을까.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이들의 모습을 본 사람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따뜻해졌을까.

 

저자의 말처럼 뉴스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뉴스는 희망이 없는 곳에서 또 다른 희망의 싹을 틔우고, 부정과 비리가 넘치는 곳에 정의를 세우고, 권력이 사회에 올바로 봉사하게 만든다. 오랜 세월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뉴스가 이 땅에 퍼져나가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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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는 한국사 -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역사의 불편한 진실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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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의 역사를 폄하하고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을까? . 있다. 없다고 말하고 싶지만 주변을 보면 그런 사람들이 분명 있다. 문제는 그들이 말하는 역사가 사료를 근거로 한 역사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의견에 휩쓸려서(그 중에는 친일사관으로 뿌리를 내린 이들의 역사관도 있다) 억지로 우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역사를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 역사를 묻어둔 채 학생 혹은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역사도 있다. ? 우리의 부끄러움이 담긴 역사이기에 그렇다. 그렇지만 부끄러운 역사기에 국민들이 알지 못하도록 어딘가에 꽁꽁 숨겨두는 것이 올바른 걸까?

 

한편으로는 굳이 부끄러운 역사를 들추어낼 필요가 있을까라는 마음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올바른 역사를 알려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류성룡의 징비록이 그런 의미가 아니었던가? 결코 부끄러운 역사를 두 번 다시 겪지 말라는 의미로 후손에게 전해준 솔직담백한 역사.

 

저자도 역시 그렇게 말한다. 뒤틀리고 모순된 점이 역사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역사의 치부와 금기를 알아야 우리 역사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신뢰감을 바탕으로 진정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불편한 진실 때문에 우리가 배우지 못한 역사는 무엇일까? 저자는 시간 순서에 따라 근대이전, 근대, 현대의 한국사에 나타난 역사적 오류를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우리 문화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책을 읽으며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떠올랐다. 어쩌면 현재의 역사도 책에 나온 역사처럼 불편한 진실 때문에 우리 교과서에서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가 책에 실은 이야기의 대부분이 결국 근시안적인 정부, 자기 혹은 자기가 속한 정파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권력자들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에 그렇다. 문제는 이런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황당한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에 이루어진 통신사의 보고와 그 결과로 이어진 치욕의 역사, 민영준이 제기한 논리와 그 결과로 이어진 청일전쟁. 이 둘의 역사가 어찌 그리 닮았는지.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 때와 다른가? 그럴까? 글쎄.

 

역사학자도 아닌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에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고구려 통일이라는 가정의 역사를 설명한 부분에서는 솔직히 마음이 불편했다. 물론 저자가 설명한 이유가 틀리지는 않다. 그렇지만 꼭 그렇게 가정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끼어맞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말 그대로 역사는 아무도 모르는데 너무 자기비하적 혹은 사대주의적 관점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면서.

 

역사가 없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또한 올바른 역사를 알지 못하는 민족은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며 결국 역사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불편하더라도 지금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한민족임을 진정으로 자랑스러워할 미래의 그 날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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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 학교에 갇힌 아이들
마이클 노스롭 지음, 김영욱 옮김, 클로이 그림 / 책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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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곳곳에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수많은 자연재해들이 일어난다. 어떤 곳에서는 온 땅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는 지진이, 또 다른 곳에서는 도시 전체를 뒤엎는 태풍이, 지금 이 순간 그 어떤 곳에서는 끝없이 내리는 폭설이 오만한 인간에게 경고하듯 온 땅을 휩쓸고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자연 재해 앞에서 인간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누군가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순식간에 무너져 버릴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낙심한 채 아무 것도 하지 못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그런 공포와 두려움을 딛고 희망으로 나아가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 책 <트랩, 학교에 갇힌 아이들>이 바로 재난 앞에서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그린 책이다. 폭설이 내려 서로 다른 이유로 차에 타지 못한 아이들 일곱 명이 학교에 갇히게 된다. 구조 요청을 위해 나간 선생님마저 어느 순간 연락이 닿지 않는다. 학교에 갇힌 날들이 늘어가면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된다. 아이들은 물도 음식도 없는 상황에 이르자 식당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음식을 찾고 눈을 녹여 식수로 사용한다. 하지만 눈이 쌓이면서 학교 건물의 일부가 무너지자 공포심이 극에 달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하는데...

 

학교라는 장소는 우리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런 학교에서 일어난 재난 사고는 특별한 누군가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암시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런 일이 내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상한 확신에 차 있다. 그렇기에 지구촌 어딘가에서 일어난 사건을 나와는 관계없는 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저자는 학교라는 공간적 설정을 통해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어느 순간 그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재난을 만났을 때 공포와 절망에 빠져 무너져 내리지 않기 위해서 희망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을 익혀야 한다.

 

또한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점점 더 늘어가는 자연 재해의 원인 중 하나는 무분별한 인간의 삶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런 생각 없이 자연을 훼손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우리의 모습이 결국 우리의 자녀들을 위험과 공포, 절망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은 아닌지, 지금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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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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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촉망받는 경찰의 프로파일러였지만 연쇄살인범으로 감옥에 갇힌 강민수. 경찰이 그런 그의 도움을 필요한 이유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령이라 불리는 연쇄살인범은 두 명의 여성을 살해한 후 대범하게도 세 번째 살인을 예고하는 메일을 보낸다. 눈앞에서 벌어진 세 번째 예고살인을 막지 못했던 경찰은 결국 연쇄살인범 민수의 시선으로 유령이라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의 심리를 파헤치기로 한다.

 

연쇄살인범이 뒤쫓는 연쇄살인범이라는 구조는 우리 소설에서는 없었던 구조라고 하지만 다양한 장르에서 이미 사용했던 설정이다. 미드의 덱스터가 바로 그런 구조의 대표적인 예이다. 나름 익숙한 구조이지만 이 소설은 상당히 재미있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유령이라는 연쇄살인범의 행보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바뀌는 범행수법이나 상식을 깨는 행보가 그렇고 다양한 암호를 사용해 독자의 추리력을 자극하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다. 게다가 강민수, 노희진 등이 연쇄살인범을 프로파일링하는 과정도 무척 재미있다. 유령의 심리상태를 하나씩 추리해가는 과정, 특히 오페라의 유령에 빗대어 설명하는 설정도 나름 신선하다.

 

또한 사람이 악마다라고 외쳤던 강민수가 삶이, 아니 사랑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많은 걸 변하게 하더군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마음이 흐르는 모습에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내용과 달라 가슴을 울리는 소리가 더욱 애잔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악마로 변할 수 있지만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그런 이들의 삶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바꿀 수 있다는 진리. 그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한 바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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