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보카 어드밴스드 올보카
송승호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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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손에 놓고 지내다 새로운 길을 찾고자 영어 공보를 다시 시작했어요. 회화도 하고, 문법 공부도 하고, 독해 연습도 하는데 하면 할수록 늘 걸리는 게 어휘였어요. 수많은 어휘들이 어깨를 짓누르면 그냥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단어 공부가 어려운 건 어떤 단어를 외워야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무작정 외우려고 한다면 필요 없는 단어에 아까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어서 제게 꼭 필요한 어휘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했어요.

 

 

올보카 시리즈는 그런 제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영어 시험이나 회화에 필요한 어휘들을 130억 빅데이터로 검증해 어떤 단어부터 공부해야 할지 1-7500번의 순서를 정해 단어 공부를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Allvoca Basic(올보카 베이직)>은 4000단어, <Allvoca advanced(올보카 어드밴스드)>는 3500단어가 수록되어 있는데 베이직만 공부해도 어지간한 시험에 나오는 단어는 충분히 공부할 수 있어요.

 

 

각 단어는 발음기호, 의미, 예문, 파생어나 관련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사항들은 모두 수록되어 있어서 실용적이에요. <Allvoca advanced(올보카 어드밴스드)>는 중상급 이상의 어휘들에서부터 원어민 석사 수준의 어휘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5000번 이상의 단어들은 토익 만점 또는 토플 110점 이상의 어휘들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모르는 단어가 상당했어요.

 

 

이 책의 장점은 말 그대로 어휘의 우선순위를 정해놓아서 순서대로 외워나가면 된다는 점이에요. 준비하는 시험에 맞춰 어디까지 공부해야 하는지 미리 정할 수 있어서 누구에게나 유용한 책이 아닌가 싶어요. 다만 우선순위에 따라 어휘만 나열하고 있어서 공부한 부분을 확인하는 테스트가 있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올보카 시리즈로 제가 준비하는 시험에 필요한 어휘 공부만큼은 확실하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7500단어로 그 어떤 시험도 준비할 수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볼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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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장미 인형들
수잔 영 지음, 이재경 옮김 / 꿈의지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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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증조할머니, 할머니와 함께 살았어요. 두 분 모두 저와는 너무나 다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이라 남성과 여성에 대한 생각이 아주 달랐어요. 남자는 이러이러해야 하고, 여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말씀들이지만 어린 나이에 자꾸 듣다보니 정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수잔 영의 <깨어난 장미 인형들>은 그런 얘기를 담고 있어요. 남성 위주의 고정된 사고방식을 주입하는 환경과 이를 깨닫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서서히 변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죠. 1부 첫 장명에서부터 그려진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의 모습은 요즘 세상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누군가는 여전히 그런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에서 벌어진 첫 장면부터 충격적이죠. 남성 교수의 말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바로 그 말에 복종하는 필로미나의 모습도, 아이의 피부를 언급하는 교수의 모습도 너무 놀라울 뿐이죠. 그러다 밸런타인이 말하는 장미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소설의 방향성을 살짝 보여주는 장면에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어요.


“있잖아, 꽃들은 살아 있어..... 장미는 아름답지만, 그게 장미의 전부는 아냐”(p.017)


학교의 최정예라고 불리는 필로미나와 친구들은 순종을 강요받고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제한적인 식사를 하는 생활에 익숙해 있던 어느 날 필로미나는 잭슨과의 만남으로 학교에 대한 의문이 생긴 후 사라진 친구 레논로즈의 매트리스 밑에서 찾은 ‘가장 날카로운 가시들’이라는 시가 도화선이 되어 그녀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필로미나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진실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서서히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보완해주는 서로 다른 인격과 능력과 생각을 가진 존재들이죠. 정해진 잣대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할 관계도 아니고, 정해진 틀에 넣고 재단해야 하는 존재들은 더더욱 아니에요. 앞으로의 세상은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곳이 되기를 한 명의 여성으로서, 또한 한 아이의 엄마로서, 무엇보다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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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 인문쟁이의 재즈 수업
이강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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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재즈 마니아라 집에 재즈 음반이 정말 많아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수많은 아티스트와 연주곡들. 너무 많아서 그런가요? 오히려 어떤 음악을 들어야할지 선택하기가 더 힘들더라고요. 남편에게 선곡을 부탁해서 들어보기도 했는데 취향이 달라서 그런지 그렇게 크게 좋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더라고요.


재즈란 음악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막상 들어보면 너무 어려워서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는데 이번에 다시 재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인문쟁이 국어 교사인 이강휘 샘의 <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를 읽은 후부터요. 재즈 평론가처럼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국어 샘이 들려준 재즈 이야기는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중간 중간 삽입된 QR 코드로 연주 영상과 음악을 듣고 보면서 책을 읽으니까 더 깊이 재즈에 빠져들기도 했고요.


재즈를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재즈로 노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은 분명 이루어졌어요. 최소한 저한테만은 그랬어요. 재즈보다는 그냥 가요나 팝 음악을 많이 들었기에 재즈의 분위기가 좋은 듯 하면서도 항상 낯설었는데 시작부터 들려준 음악에 이런 편견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글렌 밀러의 <In The Mood>는 귀에 익은 음악이라 그랬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랬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대공황 이후 이루어진 흥겨운 분위기와 흑인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랬고. 상당히 신나고 흥미롭고 그러면서 무거운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이처럼 이 책을 보면서 낯설고 어려운 재즈라는 음악이 가볍고 즐겁고 흥미로운 음악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책에 실린 연주자들과 음악 뿐 아니라 저자가 추천하는 다른 곡들을 찾아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밀려들었어요.


재즈라는 음악에 담긴 건 아티스트의 음악에 대한 생각만이 아니에요. 거기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아픔과 역사가 함께 담겨있어요.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그렇긴 하지만 재즈의 시작이 그래서 그런지 역사적인 향기가 더 많이 묻어있는 느낌이에요. 그런 느낌이 음악에 실려서 더 애절하기도 하고요.


여전히 어떤 곡들은 듣자마자 잠이 쏟아질 정도로 지루하기도 하지만 재즈라는 장르는 더 이상 넘사벽은 아니에요. 그보다는 약간 썸타는 기분이랄까. 조금 더 가까워져서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음악이요. 재즈는 정말 그런 매력이 있는 음악이에요. 지금 한 번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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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로 예배하다 - 삶의 자리에서 예배하고자 하는 이에게
홍인식 지음 / 샘솟는기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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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신학이라는 말은 신앙생활을 시작하기 전 친구한테서 먼저 들었던 기억이 나요. 해방이라는 표현이 주는 강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때까지 알고 있던 기독교와는 다른 무언가라는 느낌이 들었죠. 신앙에 관심이 없던 때라 한 귀도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해방신학을 전하던 친구의 열띤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해방신학이라는 말을 다시 들은 건 이번에 홍인식 목사님의 <창세기로 예배하다>라는 책에서였어요. 해방신학자로 순천중앙교회를 담임하고 계신 목사님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멕시코, 쿠바 등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신 분이에요. 가장 보수적인 기독교 계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저에게 저자가 해방신학이라는 굉장히 진보적인 신앙 관점을 가지고 삶의 자리에서 예배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들려주신 내용이 무엇일지 무척 궁금했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띈 내용은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라는 말이었어요. 거룩한 독서 형식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처음 들어본 것이었어요.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하나님 안에 머물고, 삶에서 실천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이어나가는 방법인데 특정한 장소, 특정한 시간에 한정되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저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어요.


저자는 창세기를 55가지의 내용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책 제목처럼 창세기가 담긴 내용으로 참된 예배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어요. 코로나 19로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싶어요. 예배의 참된 의미는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니까요.


각 장마다 렉시오 디비나의 형식(Lectio-Meditatio-Oratio-Contemplatio-Actio)으로 이루어져 있어 각 개인의 묵상 교재로 사용해도 되고 교육 기관이나 소그룹에서 성경 교재로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창세기뿐 아니라 앞으로 모세오경 전반에 걸쳐 책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체계적으로 구약을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요.


신앙생활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시기라 참된 예배를 통해 더욱 깊이 하나님을 만나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은 참된 예배로 나아가는 하나의 지침으로 바라보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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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크리스티나 달처 지음, 고유경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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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오직 100 단어만 말할 수 있는 사회에서 산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자신의 의지로 묵언수행을 하는 스님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쉬운 삶은 아닐 거에요. 또한 그런 사회가 오직 여성들에게 강압적인 수단을 통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라면 더욱 그렇겠죠.


‘순수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말도 안 되는 억압이 이루어지는 이런 사회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순수라는 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회에서 침묵한 채 그저 조용히 지내야만 할까요? 아니면 그 모든 억압을 거부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할까요?


너무도 당연한 답을 얻을 수밖에 없는 질문이기에 이런 질문이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조금은 더 깊이 생각해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여성과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소수자들의 문제로 다가서면 다른 모습이 나오지 않나 싶어서요.


인류의 절반인 여성, 자신의 피를 나눈 딸의 문제라면 누구나 강력하게 저항하고 올바른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하지만 자신과 관계가 적은 소수자의 문제라면 어쩌면 우린 너무나 쉽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정책 혹은 억압에 눈을 돌린 채 침묵하고 있지는 않은지....


소설 곳곳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줘요.. 가장 가슴에 깊이 다가온 말은 이런 말이었어요.


“작게 시작하면 돼, 지니.”

“일부 집회에 참석해서 전단을 나눠주고, 몇몇 사람들에게 이슈에 관해 이야기하는 거야. 너 혼자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어.”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목소리 높여 자신의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어야겠지만 전단을 나눠주고, 이슈에 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작은 일로도 충분하다는 이 구절이 너무나 강하게 다가왔어요. 그런 일조차도 하지 못했던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럽기도 했고요.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구속하려는 생각 그 자체가 너무나 말도 안 되지만 알게 모르게 그런 일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죠. 이제는 이런 부조리한 또한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위해 작지만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일을 시작해보려고 해요.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서요.


무거운 주제의 소설이지만 깊이 생각할 거리에 더해 자연스러우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적지 않아서 읽는 재미도 상당한 소설이에요.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력하게 진행된 시기도 어느덧 조금씩 끝나가는 시점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멋진 소설이기도 하고요. 모든 분들이 놓치지 말고 꼭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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