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김지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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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에 치이고, 육아에 치여 나 자신을 돌아볼만한 시간을 전혀 갖지 못했어요. 눈만 뜨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현실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한다는 건 하나의 사치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러면서 많이 지쳤나봐요.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별 거 아닌 일에 까탈스럽게 대꾸하기도 하고, 때로는 모든 게 너무 귀찮아져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적도 적지 않았어요.

그런 제게 김지윤 소장의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는 새롭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면서 자신을 홀대하는 자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 제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그 무엇보다 삶의 1순위가 제 자신이라 말하며 스스로를 소중하게 역는 계기가 되었죠.

저자의 글에서처럼 참 많은 부분에서 제 자신을 억눌렀던 것 같아요. 섹스도, 사랑도, 아픔도, 고통도 모두 오롯이 제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짐이라고만 생각했던 거죠. 그런 삶이 주는 아픔이나 고통은 전혀 느끼지 못한 채 말이에요.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는 말. 이 말은 결국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세상과 더 깊은 관계를 맺으라는 말이기도 해요.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바르게 세울 수 있을 때 다른 이들과의 관계도 그렇게 바르게 세워지니까요.

저자가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도 제 가슴에 살아있어요. 커다란 위로를 주는 말로, 크나큰 행복을 주는 말로. 삶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으로 말이에요.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는 삶. 모두가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때 이 세상이 바로 천국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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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책 읽는 여자
크리스틴 페레플뢰리 지음, 최정수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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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부터 그렇게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시골에서 살던 어린 시절에는 책보다 들이나 산에서 뛰어다니며 노는 걸 더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과 대학교 시절에도 그랬어요. 책보다는 사람들을 만나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죠. 

그러다 책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남편을 만난 이후였어요. 남편이 워낙에 책을 좋아하는지라 주말에 함께 있을 때면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죠. 아이가 태어나면서 책 읽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졌어요(물론 제가 읽는 책이 아니라 아이에게 읽어줄 책이기는 했지만요).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책에 빠져든 건 책이 주는 놀라운 세계에서의 경험 때문이었어요. 아픔과 슬픔, 즐거움과 기쁨, 행복 등 온갖 경험들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죠. 삶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하게 되었고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책은 여전히 손에 닿지 않는 머나먼 나라의 보물일 뿐이기도 하죠. 그런 이들에게 책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어떻게 알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소설에 바로 그런 인물이 등장해요. 책 전달자의 역할을 하는 쥘리에트가 바로 그런 인물이죠.

부동산 사무실에서 근무하여 매일 똑같이 평범함 일상을 살던 쥘리에트는 다른 날과는 다르게 두 정거장 전에서 내려 출근하다 ‘무한 도서 협회’라는 글이 양각된 금속을 보고 문을 열고 들어가죠. 그 순간 그녀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되죠. 그곳에서 만난 자이드와 그녀의 아빠 솔리망의 제안으로 책 전달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요. 

각 사람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 전달한다는 역할이 참 매력적이에요. 누군가에게 삶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건네기도 하고, 슬픔에 젖은 이에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아픔을 겪는 이에게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일도 되니까요.

소설에는 참 많은 책들과 작가들이 나와요. 책 후미에 <도서목록>이라는 코너에 소설에서 인용한 책들을 정리해 놓았어요. 대부분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라 어떤 내용들을 담은 책인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작가의 친구들(혹은 작가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추린 책들이라 더욱 기대감이 커지기도 하고요. 작가의 말처럼 이 목록에 제가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은 책들을 덧붙이고 싶기도 하고요.

책을 통한 관계. 수많은 관계 중에서도 특히나 매력적인 관계. 지금 누군가와 그런 관계를 맺고 있다면 혹은 맺기를 바란다면 이 소설이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당신을 책 전달자로 임명하는 그 순간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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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매슈 설리번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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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무슨 의미일까 무척 궁금했어요. 원제인 Midnight at the Bright Ideas Bookstore를 <한밤중(혹은 자정)에 브라이트아이디어 서점에서> 정도로 번역하지 않고 <아무도 문밖에서 기디리지 않았다>고 번역한 의도가 무엇인지 호기심을 자극했죠. 어딘가에 갇힌 듯한 실루엣의 여성 모습이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했고요.

사건은 브라이트아이디어 서점에서 발생해요. 이곳에서 근무하는 리디아는 3층 서양 역사 섹션에서 단골손님 조이가 자살한 걸 발견해요. 어떻게든 조이를 살리려고 하던 리디아는 조이의 바지 주머니에서 비죽 튀어나온 사진 한 장을 발견해요. 바로 자신의 생일파티 때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요.

조이의 바지에서 사진을 찾은 리디아는 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그가 남긴 책들에 무언가 기묘한 점이 있음을 발견해요. 책에 난 구멍들, 뒤바뀐 라벨 등의 의미를 찾기 시작한 리다아는 그것이 자기에게 남긴 조이의 유언임을 알게 되죠.

한편 어린 시절의 사진을 보면서 기억에서 지우려고 했던 리디아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같이 그려져요. 친구들과 함께 보낸 시간, 친구 캐럴의 집에서 일어난 끔직한 사건. 사진 한 장과 더불어 되살아난 기억들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들죠.

별다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조이의 죽음과 리디아의 어린 시절 사건은 조이가 남긴 단서를 뒤쫓아 가면서 그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죠. 두 사건이 합쳐지면서 드러난 진실은 독자에게 강한 충격을 줄 정도의 반전이에요(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을 줄은 몰랐어요).

책에 낸 구멍들로 유언을 남긴다는 간단한 설정이 평범한 듯 비범하게 다가오고 두 건의 사건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결론으로 이어지는 플롯도 상당해요. 무엇보다 세차게 흐르는 강물처럼 사건을 흘러가는 진행 속도가 무척 빨라 결코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죠.

작가는 수년 간 서점에서 일하는 동안 이 소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작가의 아내는 리디아의 아버지처럼 도서관 사서이기도 하고요. 실생활에서의 경험으로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니. 작가의 능력이 부럽기만 하네요. 그래도 참 고맙네요. 그의 경험이 제게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주었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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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사회성 - 나를 지키면서도 세상과 잘 어울리는 아이로 키우는 최고의 비법, 완전 개정판
이영애 지음 / 지식플러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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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주에는 우연치 않게도 아이 양육에 관한 책 2권을 읽었어요. 한 권은 이정화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내성적 아이의 힘>이라는 책이고요, 또 다른 책은 EBS <부모>, <다큐프라임>, <육아학교Pin> 등 국민 육아 멘토이신 이영애 박사님의 <아이의 사회성>이에요.

평상시 육아에 관심을 많이 있지만 막상 일에 치이다 보니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었어요. 특히 아이가 7살이 되면서 가족, 선생님, 친구들과의 유대 관계를 잘 맺기를 바라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주변에서도 그 나이 때가 사회적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씀들을 하셔서 좋은 책을 찾아보다 <아이의 사회성>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4 Part로 이루어져 있어요. Part 1에서는 사회성이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설명하는 일종의 개론 같은 내용이에요. Part 2에서는 연령별로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기 시작하는지를 설명해요. 각 나이별로 사회성의 의미와 부모의 역할 등을 알려주네요. Part 3에서는 사회성을 나타내는 6가지 키워드(기질, 애착, 정서지능, 자기조절 능력, 자존감, 도덕성)에 대해서 말하고, 마지막 Part 4에서는 아이의 사회성을 키우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해요. 중간 중간에 수록된 tip을 통해 부모로서 꼭 알아야 할 기본 사항들을 배울 수 있고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모든 것은 부모에게 달렸다는 것을요. 아이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아이의 사회성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것을요.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도 다르고, 성향도 다르기에 아이에 맞는 방식이 필요한데 때로는 그저 부모의 욕심으로 남들과 똑같기를 바란 적이 적지 않았죠. 이것이 얼마나 나쁜 교육 방식인지 깊이 반성했어요.

사회성이 아이의 행복과 성장을 좌우한다는 첫 문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네요. 아이에게서 바라는 부모의 가장 큰 마음이 바로 아이의 행복과 성장이니까. 나를 지키면서도 세상과 잘 어울리는 아이로 자라도록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살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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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 아이의 힘 - 이해하는 만큼 발견하는 아이의 잠재력
이정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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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7살 된 딸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낯을 많이 가렸어요. 갓난아기 시절에는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한테 전혀 가지를 않을 정도였죠. 그러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예전보다 사람 낯을 가리는 게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낯선 사람이 있으면 아빠 뒤에 숨거요.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도 거의 대답을 하지 않고요.

아이의 그런 모습에 어떤 때는 아이를 많이 다그치기도 했죠.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교회에서 매주 만나는 분들이나 친척들한테까지 그렇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하는 마음에 그런 적도 많았죠.

내성적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이정화 소장님의 <내성적 아이의 힘>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어요. 제목에서부터 눈이 번쩍 뜨였지요. ‘내성적 아이의 힘이라고? 그래, 바로 이 책이 내게 필요한 책이야’라는 생각에 한달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말한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정말 울컥했어요.

아이를 성장시키는 현명한 부모라면 ‘속도’보다는 ‘특별함’, ‘적음’보다는 ‘탁월함’에 주목해야 한다. 외향성과 내향성 중 어떤 특성이 우위에 있는지 가늠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p.9)

있는 그대로의 아이가 아니라 내 안에서 그려낸 이상적인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며 아이를 다그치지는 않았는지 깊이 반성하게 되었어요. 현대 학자들에 의하면, 아이의 외향성 혹은 내향성은 이미 유전적으로 결정된다고 하네요. 그렇기에 좋고 나쁨이 아니라 이런 특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반응해 주는 게 중요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어요.

이 책을 읽고 아이를 다시 바라봤어요. 혼자서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도 하는 아이의 모습이 이제는 완전히 달라 보이네요. 자신만의 세계를 조금씩 만들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행복해보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더 이상 예전처럼 조급해하지 말아야겠어요. 부모의 조급함이 아이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 지 배웠으니까요. 아이를 있는 그래도 받아들이고 아이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야겠어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아이가 가장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최고로 현명한 방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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