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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매슈 설리번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무슨 의미일까 무척 궁금했어요. 원제인 Midnight at the Bright Ideas Bookstore를 <한밤중(혹은
자정)에 브라이트아이디어 서점에서> 정도로 번역하지 않고 <아무도 문밖에서 기디리지 않았다>고 번역한 의도가 무엇인지 호기심을
자극했죠. 어딘가에 갇힌 듯한 실루엣의 여성 모습이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했고요.
사건은
브라이트아이디어 서점에서 발생해요. 이곳에서 근무하는 리디아는 3층 서양 역사 섹션에서 단골손님 조이가 자살한 걸 발견해요. 어떻게든 조이를
살리려고 하던 리디아는 조이의 바지 주머니에서 비죽 튀어나온 사진 한 장을 발견해요. 바로 자신의 생일파티 때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요.
조이의
바지에서 사진을 찾은 리디아는 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그가 남긴 책들에 무언가 기묘한 점이 있음을 발견해요. 책에 난 구멍들, 뒤바뀐 라벨 등의
의미를 찾기 시작한 리다아는 그것이 자기에게 남긴 조이의 유언임을 알게 되죠.
한편
어린 시절의 사진을 보면서 기억에서 지우려고 했던 리디아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같이 그려져요. 친구들과 함께 보낸 시간, 친구 캐럴의
집에서 일어난 끔직한 사건. 사진 한 장과 더불어 되살아난 기억들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들죠.
별다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조이의 죽음과 리디아의 어린 시절 사건은 조이가 남긴 단서를 뒤쫓아 가면서 그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죠. 두 사건이
합쳐지면서 드러난 진실은 독자에게 강한 충격을 줄 정도의 반전이에요(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을 줄은
몰랐어요).
책에
낸 구멍들로 유언을 남긴다는 간단한 설정이 평범한 듯 비범하게 다가오고 두 건의 사건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결론으로 이어지는 플롯도 상당해요.
무엇보다 세차게 흐르는 강물처럼 사건을 흘러가는 진행 속도가 무척 빨라 결코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죠.
작가는
수년 간 서점에서 일하는 동안 이 소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작가의 아내는 리디아의 아버지처럼 도서관 사서이기도 하고요. 실생활에서의
경험으로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니. 작가의 능력이 부럽기만 하네요. 그래도 참 고맙네요. 그의 경험이 제게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주었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