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위한 인간
에리히 프롬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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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의 <자기를 위한 인간>을 읽었어요. 제목에서부터 강렬하게 끌렸다고 해야 할까, 매료되었다고 할까,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저를 끌어당기는 걸 느꼈어요. 자기를 위하는 인간,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저자는 이 책이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후속편이라고 말해요. 전작에서는 현대인이 자신과 자신에게 허락된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을 분석했다면, 이 책에서는 자신과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깨달음과 관련된 윤리와 규범과 가치의 문제를 분석했다고 해요.

 

저자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분명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에 대해, 행복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또 질문해야 한다고 말해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을 까맣게 잊고 살았네요. 그저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맞춰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혹은 다른 사람에게 기댄 채로 살아가는 삶 속에 어떻게 행복이 들어설 수 있을까요.

 

“나라는 존재는 내가 행하는 행위다”(p.116)

 

성숙하고 생산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이 독자적인 힘을 가진 행위자라는 걸 깨달으면서 정체성을 얻는다고 해요. 정말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어요. 자신의 능력으로 무언가를 성취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는 그 말은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도 많이 느끼고 있던 부분이었거든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이 생각나네요. 이 말씀은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만큼 이웃을 사랑하는 말씀이라는 점에서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과 비슷하지 않나 싶어서요. 이제 모쪼록 제 자신을 더 깊이 생각하고 사랑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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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지음 / 열림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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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시간에 한 번쯤 들었던 이덕무라는 분. 하지만 제게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분이었지요. 서얼의 아픔을 딛고 정조 임금에게 관직을 하사받은 간서치 이덕무. 그 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게 된 책이 있어요. 정민의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이라는 책이에요.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지은이는 문화 단절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시대에 살아있는 언어, 지혜의 목소리가 담긴 이 책으로 많은 사람들과 이덕무라는 분의 사상을 나누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마음에 이덕무의 <선귤당농소>, <이목구심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각 편마다 해설을 덧붙이고 제목을 덧붙였다고 해요.

이덕무를 묘사한 지은이의 글을 보고 어떤 분일까 그 모습을 자꾸 상상해봤어요.

 

후리후리한 큰 키에 비쩍 마른 몸매, 퀭하니 뚫린 그러나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

 

대쪽 같은 옛날 선비의 모습 바로 그런 모습이 떠오르면서 어떤 분인지 더욱 궁금해졌어요.

한글 번역문과 원문, 그리고 번역문을 지은이의 생각을 덧붙여 풀어쓴 해설로 구성된 각각의 글들은 그냥 한 번 읽은 것으로 모든 걸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은 아니에요. 한 사람의 생각이 농축된 글을 그렇게 쉽게 이해하지는 못하는 게 당연하겠죠.

그래서 한 편씩 천천히 읽기로 했어요. 빨리 읽기보다는 한 편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그렇게 읽다 감상법이라는 글을 읽었어요.

시문을 볼 때는 먼저 지은이의 정경을 살펴야 하고, 서화를 평할 때는 도리어 저 자신의 마음가짐과 됨됨이로 돌아가야 한다. (p.86)


저자의 심경과 상황을 이해해야 그 글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이덕무의 말은 간서치라는 별명을 가진 이의 말이라 더욱 깊이 다가오네요. 앞으로 글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깊이 다지는 계기가 됐어요.

이덕무라는 분의 삶을 살펴보고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요. 그는 과연 어떤 생각과 상황에서 이 글을 썼는지. 그래야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쓴 그의 마음을 오롯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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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 : 저주받은 갤러리 기기괴괴
오성대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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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는 웹툰으로 먼저 접했어요. 공포물을 너무 너무 사랑하시는 동생이 추천해준 작품이었는데 사실 공포물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볼까, 말까 하다가 동생이 하도 권하는 바람에 몇 편 읽었어요. 그런데 읽고 나서는 무척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포스러우면서 한편으로 재밌기도 한 그런 작품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기기괴괴>가 이번에 소담 출판사에서 책으로 나왔어요. <기기괴괴-저주받은 갤러리>라는 이름으로요. 이 책에는 5편의 작품과 마지막에 부록이 함께 실려 있어요. 저주받은 갤러리, 괴모수, 당첨번호, 살의, 불면증라는 제목의 작품들인데 웹에서 이미 본 작품도 있고 이번에 처음 본 작품도 있어요.

마지막에 실린 부록 장르파괴괴는 보는 순간 바로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본편보다 더 재미있는 미공개 내용이라는 띠지 글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어요. 물론 본편에 실린 작품들도 당연히 재미있고요.

작가의 작품들은 순간적으로 놀라게 하는 힘이 상당해요. 별거 아닌 듯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바로 반전의 모습으로 사람을 섬뜩하게 만드는 그런 구성이 오히려 더 무서워요. 긴장을 풀고 있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라 그런 가요?

무더운 여름 날 서늘한 감각을 느끼면서, 한 편으로 시원한 빗줄기 같은 웃음을 터트리고 싶으신 분께 강추하는 작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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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색칠놀이 공룡 미로찾기
박수영 그림, 최화정 글 / 작은서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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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라고 하면 남자 아이들만 좋아한다고 생각한 건 정말 엄마의 착각이었나 봐요. 스티커랑 색칠놀이를 하면서 미로도 찾을 수 있는 <공룡 미로 찾기>란 책을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보면서 분명하게 깨달았죠.


처음에 책을 보더니 공룡의 이름을 말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놀라기 시작했어요. 언제 이렇게 많은 공룡들의 이름을 외웠는지. 아이한테 물어보니까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랑 공룡 인형을 가지고 놀면서 배웠다고 하네요.

공룡 이름을 엄마한테 쭉 설명하던 아이가 먼저 스티커 붙이기를 했어요. 여기저기에 공룡을 붙이면서 이 공룡은 이름이 뭔데, 초식 동물이야. 얘는 육식 동물이고, 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익룡이야. 얘는 물속에서 사는 공룡이고. 이름과 특징까지 말하면서 스티커를 붙이는 아이가 너무 즐거워보였어요.

한참 동안 스티커를 붙인 후에 이제 미로 찾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미로 찾기는 난이도가 나누어져 있어서 일단은 쉬운 것부터 해보라고 했어요. 손쉽게 별 세 개짜리 미로 찾기를 끝내더니 별 네 개, 별 다섯 개짜리 미로 찾기도 낑낑대기는 했지만 혼자서 풀었답니다.

페이지마다 공룡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함께 읽으면서 몰랐던 공룡의 이름과 특징을 알아가는 재미도 상당하네요. 거기에 함께 색칠까지 하면서 더욱 재미있는 시간 보낼 수도 있었고요.

아이와 함께 놀면서 재미있는 시간 보내기에 딱 좋은 책이에요. 하루에 한 두 페이지 정도면 한 시간 정도는 후딱 지나가고요. 부모님이랑 같이 해도 좋고, 아이 혼자 해도 좋은 그런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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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혼내기 전 읽는 책 -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적으로 변하는 엄마들을 위한
히라이 노부요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지식너머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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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부터 그렇게 된 거 같아요. 아이의 작은 잘못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혼을 내고, 화를 내는 그런 엄마로 변해버린 건요. 왜 그렇게 됐을까 생각해보면 아이의 잘못이 크다기보다는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는 제 자신의 문제가 더 커보였어요.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현실에서는 전혀 그러지 못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지요.


<아이를 혼내기 전 읽는 책>은 저처럼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에게 화를 내는 엄마에게 꼭 필요한 책이에요. 혼내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의 자립심과 의욕을 키울 수 있다는 저자 히라이 노부요시의 주장이 맞다는 걸 분명하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저자 히라이 노부요시는 도쿄 출신의 의학박사로 아이 양육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집필한 분이세요.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룬 아이들의 연령이 딸아이의 연령보다는 조금 어리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나이에 관계없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꼭 명심해야 할 내용들이라 모든 부모님들이 한 번쯤은 읽으시면 좋을 듯 싶네요.

장난꾸러기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긍정의 의미보다는 부정의 의미가 강한데 저자는 아이들을 장난꾸러기로 키워야 한다고 말해요. 장난이라는 말에 포함된 의미가 바로 호기심이기 때문이죠. 생각해보니까 정말 그래요. 호기심이 많지 않은 아이는 장난도 거의 없어요. 물론 도를 넘어서는 장난은 문제가 되겠지만 아이의 창의력, 의욕을 키운다는 입장에서 보면 장난꾸러기는 분명 긍정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네요.

저자는 이처럼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간과하던 이야기들을 들려줘요. 좋은 부모가 되고,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고 스스로 깨우쳐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요.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려워요. 하나를 배우면 또 다른 하나가 새롭게 나타나죠.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행복한 순간이에요.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을 아끼고 또 아끼면서 다듬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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