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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지음 / 열림원 / 2018년 5월
평점 :
국사 시간에 한 번쯤 들었던 이덕무라는 분. 하지만 제게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분이었지요. 서얼의 아픔을 딛고 정조 임금에게 관직을 하사받은 간서치 이덕무. 그 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게 된 책이 있어요. 정민의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이라는 책이에요.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지은이는 문화 단절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시대에 살아있는 언어, 지혜의 목소리가 담긴 이 책으로 많은 사람들과 이덕무라는 분의 사상을 나누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마음에 이덕무의 <선귤당농소>, <이목구심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각 편마다 해설을 덧붙이고 제목을 덧붙였다고 해요.
이덕무를 묘사한 지은이의 글을 보고 어떤 분일까 그 모습을 자꾸 상상해봤어요.
후리후리한 큰 키에 비쩍 마른 몸매, 퀭하니 뚫린 그러나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
대쪽 같은 옛날 선비의 모습 바로 그런 모습이 떠오르면서 어떤 분인지 더욱 궁금해졌어요.
한글 번역문과 원문, 그리고 번역문을 지은이의 생각을 덧붙여 풀어쓴 해설로 구성된 각각의 글들은 그냥 한 번 읽은 것으로 모든 걸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은 아니에요. 한 사람의 생각이 농축된 글을 그렇게 쉽게 이해하지는 못하는 게 당연하겠죠.
그래서 한 편씩 천천히 읽기로 했어요. 빨리 읽기보다는 한 편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그렇게 읽다 감상법이라는 글을 읽었어요.
시문을 볼 때는 먼저 지은이의 정경을 살펴야 하고, 서화를 평할 때는 도리어 저 자신의 마음가짐과 됨됨이로 돌아가야 한다. (p.86)
저자의 심경과 상황을 이해해야 그 글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이덕무의 말은 간서치라는 별명을 가진 이의 말이라 더욱 깊이 다가오네요. 앞으로 글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깊이 다지는 계기가 됐어요.
이덕무라는 분의 삶을 살펴보고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요. 그는 과연 어떤 생각과 상황에서 이 글을 썼는지. 그래야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쓴 그의 마음을 오롯이 알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