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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모모 / 2026년 1월
평점 :
#도서제공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우아노소라
⛅️ 오팬하우스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읽기 전부터 마음이 먼저 준비되는 제목의 소설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책을 펼치기 전에는 꽤 많이 슬픈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숫자로 남은 시간을 보여준다는 설정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무거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첫 번째 단편은 생각보다 담담했습니다.
눈물을 끌어내려 하지도 않고, 상황을 과장하지도 않은 채
아주 조용한 일상의 결을 따라갑니다.
오히려 그 담담함 때문에
‘이 책은 이렇게 흘러가는 이야기인가 보다’ 하고 마음을 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편들이 더해질수록,
조금씩, 아주 천천히
마음의 결이 달라집니다.
크게 울게 만드는 장면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미 지나온 시간과 이미 놓쳐버린 말들이
조용히 겹쳐지면서 눈물샘을 자극하였습다.
특히 이 책은 어머니의 집밥, 전화 한 통,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었던 말,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하루 같은 것들을
‘앞으로 몇 번 남았는지’라는 숫자로 보여주며
우리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 오래 남는 이유는,
슬픔 때문이 아니라 너무 익숙해서 소중한 줄 몰랐던 순간들을
조용히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계속 머리속에 떠올랐던,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 마음’이
얼마나 쉽게 지나가 버릴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자주 마음을 미루며 살아가는지도 함께!
또 한편으로는 과거에 머무는 마음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시선을 건넵니다.
즐거웠던 기억을 버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 기억 때문에 지금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면
다른 장면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유난히 오래 남았습니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옮긴이의 말’을 읽으며,
이 소설이 단지 ‘시간이 줄어드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숫자와 기준, 선택지에 끌려가기보다 자신의 내면과 실제의 삶에 집중하며 진짜로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이야기.
옮긴이의 말은 이 소설이 왜 지금의 우리에게 더 가깝게 느껴지는지를
조용히 짚어 줍니다.
세상이 정해준 수치나 흐름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어떤 사람과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니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남습니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어떤 말을 남겼을까.
그리고, 미루고 있는 말은 무엇일까.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처음부터 눈물을 예고하는 소설이 아니라,
조용히 곁에 앉아 지금의 삶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담담하게 시작하지만,
마지막 장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서서히 젖어드는 소설.
큰 사건보다 작고 평범한 하루의 장면이 오래 남는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천천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고 나니, 이 이야기가 스크린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졌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넘버원도,
언젠가 꼭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날 연휴, 이 소설 속에 남아 있던 장면들과 감정을 천천히 떠올리면서
이번에는 글이 아닌 화면으로도
‘남아 있는 시간’의 의미를 다시 느껴보고 싶어졌습니다.
소설로 먼저 마음에 담아두었기에,
영화는 또 다른 방식의 여운으로 남아줄 것 같다는 기대도 함께 들었습니다.
🎁
이 책은 오팬하우스의 지원을받아
이키다서펑단과 함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