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사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외래 시설 공사는 주말마다 과별로 진행되었는데, 1층 외과와 정형외과 사이에 외부 산책로로 이어지는 통로를 만들어 공간을 분할하는 공사를 먼저 진행했다. 그 후 위치가 바뀌지 않는 과부터 공사를 시작하고, 나머지 과는 환자의 동선과 계열의 특성에 맞추어 이동, 확장하기로 하였는데, 아무래도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의견 조정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공간을 이동해야 하는 과에는 기존과 비슷한 면적을 배분하고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쪽의 요구 사항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고, 병원에서 가장 주가 되는 의료진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므로 민감하고 까다로운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공사가 진행된 내과와, 2층에 위치한 소아과, 이비인후과, 치과를 제외하고는 모두 위치 변동을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의료진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박미경 외래팀장이 의료진의 협의 내용을 깨알 같은 글씨로 빽빽이 적은 메모를 들고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녀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친하게 지내고 있지만 일할 때에는 병원의 입장에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프로 간호사였다.
도면 협의안을 놓고 서로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었고.........

외과 공사를 진행한 다음 주에는 정형외과 공사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정형외과 교수님 한 분이 학회에 참석하여 한 군데의 진료실만 개방되는 상황이어서, 외과 일부 공간에 임시 진료실을 세우고 주중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외과 공사 때 협의를 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덩치 큰 스테이션을 만들어 빈축을 샀던 기억을 되살리며, 이번에는 시행착오를 없애기 위해 박팀장의 꼼꼼한 세부 설명을 다시 읽고 굳은 의지로 협력업체 사람들에게 단단히 지시하였다.




기존 통로가 대기 공간으로 쓰기에 좁지 않아 많은 환자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므로 복도는 의자만 재배치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외래 안쪽에는 각 과목의 특성에 맞게 시설을 배치하였고 색감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였다. 정형외과의 경우 응급환자가 많고 다소 삭막한 분위기가 생길 수 있으므로, 환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도록 더 다채로운 색감과 밝은 분위기로 디자인하였다.




외과와 정형외과 공사를 진행하자 1층은 공사 전 공간과 공사 후 공간으로 확연히 나뉘었다.
아직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과의 한 교수님이 “우리는 강북이고 저쪽은 강남이네” 하고 우스갯소리를 하셨다. 언젠가 모든 공사가 완료되면 하루하루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긴 시간 동안 공사를 진행하는 우리 직원들, 이곳에 계속 머무르는 사람들, 한순간만 있다 사라지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다.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 과거와 공사 중인 지금을 인정하는 것도 공사의 한 부분이기에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기다려본다.

 
- 시설팀간의 현장 협의는 늘 긴급하게 진행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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