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질 무렵 외부 조명공사의 평가를 받는 시간을 가졌다.
병원 건너편에서 병원장 신부님과 다른 직원들과 같이 조명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짙은 남빛으로 주변이 바뀔 무렵 은은한 간접조명이 건물 외관을 밝혔다.
사각형의 현대적 병원을 가톨릭 이미지와 조화시키기 위해 마치 성당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로 바꾸기 시작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얼마 공사가 끝났는데도 마치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이 모습으로 서있던 것처럼 건물의 외관이 자연스러웠고,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듯 했다.




조명이 모두 들어오니 주변의 어두움을 뜷고 웅장한 자태로 서 있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시던 병원장신부님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어리면서 잠시 후 품평을 하신다.
“어느 한쪽만 부곽된 조도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은은한 느낌이 건물 전체에 비치네요.”

진정한 클라이언트는 디자이너에게 창의력과 영감을 발휘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말이 공사기간내내 내 가슴속 깊이 있었다.
지난 2년 반 로비는 단 한 번도 닫히지 않았다.
조명등 하나도 꺼트리지 않은 것은 환자들의 어두운 마음을 이 곳에서 만큼은 밝게 비추고 싶다는 병원장님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기에 이곳은 늘 밝았고 정겨운 곳이었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이 있다.
이곳에서 배웠던 사랑. 배려 그리고 사람들과의 나눔 들의 소중함을 영원히 기억하고 이를 또 다른 일터에서 베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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