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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클로이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인 Une fille comme ille를 번역하면 a girl like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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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기 데이팅 어플의 개발자 산지는 자신의 사업을 곱지 않게 보는 삼촌들의 방해를 피해 투자자를 찾기 위해 뉴욕을 방문하고, 신원 보증인으로는 (역시 다른 카스트 남성과의 사랑을 위협하는 오빠들을 피해 뉴욕으로 이주한) 고모 랄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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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리는 크리켓 유망주였지만 이민 후 맨해튼 고급 아파트의 수동 엘리베이터 승무원으로 일하는 디팍과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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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의 애정어린 노파심으로 산지는 플라자 호텔을 포기하고 고모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로 하는데, 디팍의 교대 파트너 리베라가 *불의의 부상을 입는 바람에 산지는 바쁜 비지니스 와중 얼떨결에 임시 승무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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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9층에서 아버지 브론슈타인 교수와 함께 거주하는 그녀, 클로이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로 다리를 잃었지만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 배우를 도전하는 길에 산지와 우연찮은 *여러 만남을 갖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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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와서 인도로 회귀하는 랄리&디팍 부부와 산지&클로이의 동선은 이야기 내내 배회하는 인종차별과 직업 편견에 휩싸인 미국 판타지의 종언을 선포하는 듯해서 로맨스라는 장르가 무색하게 날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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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그녀'를 한국에선 '클로이'로 적었는데, 다소 완고하지만 따뜻하고 추진력 강한 고모 '랄리'를 중의적으로 지칭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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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특유의 갑작스런 전개와 뜬금없는 급회전에 갸우뚱도 했지만, 소설의 두 커플이 사회와 세대를 한 바퀴 잘 돌아나오며 닿은 결말은 기분을 한결 부드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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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캐릭터 묘사와 클로이의 재활 과정, 일러스트도 이야기와 잘 어우러지지만 수직적인 건축물인 아파트로 사회의 구조를 은유하는 통찰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이 아파트에서 디팍은 수직으로만 다니지만 산지의 동선은 그렇지 않다는 건 몹시 은밀한 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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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이라는 상상을 여러번 하게 만드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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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로맨스에 익숙치 않은 저는 처음엔 클로이의 우당탕탕 살인 대작전인줄 알았지 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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