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여섯 살의 유원은 11층 베란다에서 던져졌다. 열한 살 터울의 언니 예정은 동생을 이불에 싸서 던졌고 아저씨는 기적적으로 유원을 받아냈다. 언니는 불길이 일으킨 연기에 질식사했고, 아저씨는 다리가 망가졌다.ᆞ고2가 된 유원을 따라다니는 '이불아기'의 사연과 수시로 유원의 집을 찾아와 갚을 일 없는 돈을 빌려가는 아저씨.ᆞp83 - 웃는 얼굴로 할아버지를 올려다본 후에 나는,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할아버지의 노여워하는 얼굴에 겁을 먹었다."얘, 너 그러면 안 돼. 그러면 안 돼 너는."ᆞ자신을 감싼 비닐 포장지처럼 바스락대는 사건의 소음 속에서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보다 스스로를 방음防音하는 법을 먼저 깨우친 유원이 자신과는 '맞은 편'의 삶을 사는 수현과 친구가 되고, 과거의 옆자리를 떠나 과거를 디디고 올라서는 이야기다.ᆞ미성숙한 사회, 기성세대가 일으키는 잔혹과 그 반작용을 유독 창비 청소년 소설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여기서도 그렇다.ᆞ누군가의 삶을 땔감으로 사회나 자신의 정서를 덥히려는 이상한 난방 시스템이 있다. 연민을 느끼면서 한껏 괜찮은 나에게 만족한다.ᆞ가까운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가족이나 친구사이에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때 천재소년으로 계속 가십거리가 되고 있는 그의 삶이 떠올랐다.ᆞp.s. 어제 읽은 #축제 와는 다른 죽음, 다른 반응이었다. ᆞ#유원 #백온유 #창비 #창비청소년문학상 #창비사전서평단 #창비청소년문학 #책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