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의 혼돈 - 1688, 세계 최초의 주식투자 설명서!
조셉 드 라 베가 지음, 조성숙 옮김, 김영익 감수 / 스마트비즈니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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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습니다. 도시를 봉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었는데 경제 활동이 원활하지 못해서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었네요. 하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2021년 주식 시장은 호황을 누렸고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 개미 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중학 개미도 나타났습니다. 당시 주식 투자 열풍으로 돈을 번 사람도 있지만 이후 주식이 하락하면서 손해를 본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쉽게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으며 자식을 위해 용돈 대신 주식을 사주는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주식 투자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혼돈 속의 혼돈' 은 17세기에 나온 책으로 당시 암스테르담 주식 거래소를 둘러싼 주식 시장의 상황이 상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최초의 주식회사는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라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아시아로 배를 보내 무역을 하였는데 한번 향신료를 배에 싣고 올 때마다 큰 돈을 벌었다고 하네요. 반면 배를 건조하는 비용이나 몇 달 이상의 항해 기간, 그리고 거친 바다에서 배가 난파해서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등 한 개인이 모든 돈을 부담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사람이 돈을 내어서 비율만큼 지분을 가지기로 하였고 나중에는 이 지분 증서를 개인들이 거래하면서 주식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암스테르담의 주식 거래소에는 이런 주식을 사고 파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네요.

초기에는 증서에 적힌 대로 돈을 주고 받으면서 주식을 양도하는 거래도 생각할 수 있지만 경제가 발달했었던 네덜란드 답게 주식 거래에서도 여러가지 기법들이 등장하였습니다. 그중에는 오늘날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 상품인 선물이나 공매도도 있었네요. 미래의 특정 시점에 주식을 얼마의 가격에 몇 주를 거래하기로 약속하거나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주식을 팔았다가 나중에 사서 보충하는 방법으로 각자의 입장에 따라 주식 가격을 높이거나 떨어트리기 위해 각종 소문이 난무하였습니다. 암스테르담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주식 생각을 하면서 주가에만 신경을 썼다고 하는데 300여년도 훨씬 전에 오늘날과 다름없는 방법으로 주식을 거래하고 있었다니 신기합니다.

이 책은 등장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주식 시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격언들이 많네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자기 능력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한다면 부담감 때문에 주식 투자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주식 투자를 하겠다면 상승장에서만 하고 하락장에서는 하지 말라고 하네요. 저자 역시 주식 투자를 하면서 돈을 번 적도 있지만 반대로 잃은 적도 많아서인지 경험에서 우러난 충고들에 공감하면서 읽게 되네요.

이 책은 300여년 전에 쓰였는데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의 주식 시장은 오늘날의 주식 시장과는 다르겠지만 본질적인 부분은 같네요. 월급만으로는 생활하기 쉽지 않다보니 주식 등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 단기간 일확천금을 노리기 보다는 주식 시장을 이해하면서 여윳돈으로 투자를 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높은데 과거의 주식 시장은 어떠했는지 자세히 읽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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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말들 - 프랑스어가 깨우는 생의 순간과 떨림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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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 보이는 단어가 많은데 프랑스어를 통해 보는 프랑스 사회는 어떨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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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말들 - 프랑스어가 깨우는 생의 순간과 떨림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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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Mamihlapinatapai' 라는 단어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로 꼽히는데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면서도 자신은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단어를 설명한 글에 누가 '조장하실분?' 이라는 댓글을 달면서 더 유명해졌네요. 언어는 한 문화권에서 오랫동안 써온 만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어서 언어를 알면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 같아요.

'파리에서 만난 말들' 의 저자는 20년 넘게 프랑스에 살면서 우리나라와 프랑스를 오가고 있습니다. 긴 시간만큼 프랑스어 역시 한국어처럼 자연스럽게 구사할텐데 이 책은 프랑스어 단어에 숨어있는 프랑스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식사를 하면서 술을 곁들이는 반주 문화가 있지만 주로 나이 많은 할아버지들이 드시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프랑스에서 Apero(아페로)는 밥을 먹기 전에 마시는 술로 달콤한 칵테일이나 가벼운 알콜 음료네요. 아페로는 남녀 상관없이 즐기는데 단순히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시면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편하게 대화를 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회의를 하다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도 있는데 아페로 한 잔 하자고 하면 다들 얼굴에 미소를 짓게 된다고 하니 아페로가 가지는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네요. 취하도록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서로 편하게 대화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적당한 술은 삶에 활력이 되지 않을까요.

프랑스에서는 1789년에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혁명을 일으켜 왕정을 무너트렸습니다. 이후 다른 나라에도 자유, 평등, 박애 정신을 전파하면서 이전의 왕정과는 다른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공헌하였네요. Solidarite(연대)는 프랑스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1936년 총파업에서도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파업이 있었는데 파업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생겨나는 불편에 불만을 표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힘을 합쳐서 권리를 지켜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대가 노조 활동가나 운동권에서 자주 쓰이면서 소위 '불순분자' 들의 단어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프랑스에 오래 살면서 연대를 직접 경험했을 저명한 지휘자도 연대라는 말에 편견을 가진 것을 보면 씁쓸한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프랑스 시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합치는 단어가 되면 좋겠습니다.

말은 시대를 반영하면서 끊임없이 바뀌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단어로 대박, 킹, 갓(God) 등이 있습니다. 좋은 일이 일거나 나쁜 일이 있거나 깜짝 놀랐을 때에도 대박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네요. 킹이나 갓 역시 많은 단어들을 대체해 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어에서는 Du coup(뒤 쿠)라는 단어가 그렇다고 합니다. 수십개의 표현 대신 뒤 쿠 하나가 쓰이고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보통 짧고 쉽게 말하다보니 일상 생활에서도 그러한 표현들을 쓰게 되는 것일까요. 단순히 재미로 쓸 수도 있겠지만 대박이나 뒤 쿠를 쓰다보면 다른 많은 표현들 자체가 사라질텐데 언어는 사람들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바른 언어를 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저자는 프랑스에 오래 사는 동안 프랑스어를 쓰면서 직접적으로 느꼈기 때문인지 단어 하나하나를 통해 프랑스의 역사, 사회,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네요. 책을 읽다보니 프랑스에 관심이 생기는데 한번 프랑스와 프랑스어도 공부해봐야 겠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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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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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서재 결혼 시키기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 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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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이혼 시키기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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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부의 결혼 생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남녀가 나와 며칠을 같이 지내면서 서로를 알아간 후 짝을 맺는 형식의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나오는 사람들이 이혼한 사람들만인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혼을 하면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겼지만 이제는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이 살다가 서로 맞지 않으면 헤어지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서재 결혼 시키기' 라는 책을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결혼 이후에도 각자의 책장을 유지하다가 드디어 하나로 합침으로써 결혼을 완성하였네요. '서재 이혼 시키기' 는 서재 결혼 시키기와 반대되는 결말이 아닐까 한편으로 걱정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프랑스인과 결혼해 파리에서 수십년 동안 살고 있습니다. 문화와 언어가 같은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경우도 수십년 동안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갈등이 나타납니다. 태어난 나라가 다르다면 이러한 간극은 더 클 것입니다. 저자는 결혼 초반에는 책장을 같이 쓰다가 각자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지면서 서재를 나누기로 하였네요. 책을 나누다보니 수많은 책들 중에서 겹치는 책이 수십권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취향이 달라서 서로 보완하면서 살아올 수 있었던게 아닐까요. 아무튼 서재를 나누는 것만으로 끝났으니 다행(?)입니다.

가족을 나타내는 말 중에 식구가 있습니다. 식구(食口)는 한자 그대로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이네요. 어릴때는 아침이나 저녁을 가족과 함께 먹었지만 이제는 따로 살기도 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녁 역시 약속이 있으면 밖에서 먹네요. 그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따뜻한 밥을 가족과 함께 먹으면서 대화를 나눴던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자도 낯선 타국에 살면서 일가친척이 없어 더 외로울텐데 파리에서 새로 꾸린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식구' 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네요. 책을 읽다보니 주말에 한번 시간을 내서 부모님과 같이 밥을 먹어야 겠습니다.

마음 붙이고 살면 고향이라는 말처럼 그동안 힘들고 어려웠던 일도 많았을텐데 이제는 파리에서도 많은 친구들이 생겼으니 그곳이 고향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들르는 것은 여행이 되고, 파리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집에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골 동네 가게에 가면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물어보면서 챙겨주는 이웃들도 생겼습니다. 저자는 즉흥적으로 하는 편이고 남편은 하나하나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서로 충돌이 있기도 하지만 남편과 가족,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앞으로도 파리에서의 재미있는 이야기들 기대해 봅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시야나 생각도 달라질 것입니다.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을것 같지만 지금은 저자의 에세이 하나하나를 공감하면서 책을 읽었네요. 찾아보니 이전에 펴낸 에세이들도 있는데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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