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 혁명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이주호.정제영.정영식 지음 / 시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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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참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그중에서도 교육에서의 변화는 실로 엄청난 결과를 낳고 있다. 그동안은 잘 가르치지 못하는 교사들이 있어도, 조금 못 따라 오는 학생이 있었어도 그냥 지나왔다.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정말 수준이하의 교사들이 있었다. 수십년전(아마도 처음 교사를 시작할때쯤)의 노트와 수업방식을 고집하며 가르치고 학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수업방식으로 가르쳤지만 모두가 관심밖이었다. 나는 내 공부를 하면 되었고, 교사는 자기 할일만 하면 끝이었다. 서로가 시간을 떼우는 방식이었다. 누구도 그 상황을 관심있게 보는 사람이 없었고, 그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지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가끔씩 누군가 수업참관을 한다고 하면 그날은 학생들도 열심히 질문하고(물론 서로 미리 계획된) 교사도 정말 열심히 눈을 맞추어가며 가르쳤다. 그때만..


 그러나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교사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학부모님들이 보기도 하고, 녹화되어서 여기저기 퍼나를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교사들의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넓게는 학교의 수준이 드러나게 되었고, 더 크게는 지역(서울과 지방학교)의 차이, 나라와 나라의 차이도 드러나게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온라인 수업영상들이 업로드 되면서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게 된것이다.


 'Ai 교육혁명' 이라는 책제목이 눈에 확들어온다. 저자는 이주호(KDI국제정책대학원교수)와 정제영(이화여대교수)이다. 두분다 서울대출신이다. 이주호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장관을 역임하셨던 분이라고 하고, 정제영교수는 미래교육연구소 소장을 맡아서 인공지능시대의 미래교육정책설계등을 하셨다고 한다. 


 부제는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라고 쓰셨는데, 내용도 큰 흐름에서 교육분야에 왜 인공지능을 도입해야 하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이로 인해서 우리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를 총 3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


 엘빈토플러가 '부의 미래'라는 책에서 했던 유명한 말이다. 기업들은 100마일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교육은 10마일로 기어가고 있다고 했다. 한국교육의 현실인것 같다. 10마일로 기어가는 교육체계에서 배운 학생들이 100마일로 달려가는 대기업에 취업하려니 얼마나 힘들까?


 이제 인공지능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인공지능교육은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가 되었다. 하루빨리 한국교육에도 Ai가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런 교육을 하기에 적합한가?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4지선다형, 객관식, 단답형 문제에 익숙해 있다는 것이다. 가끔씩 서술형, 논술형문제가 나오면 숨이 콱 막히는 것 같은건 비단 나만은 아니겠지? 


 저자는 인공지능시대에도 인간의 일과 인공지능의 일은 구별될 것이라고 말하며 인간과 인공지능의 영역을 나누고 있다.   즉, 인공지능이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인간이 담당해야 할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도덕적 가치판단의 문제와 인간의 감정과 관련된 문제,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메타인지를 필요로 하는 문제와 기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시스템적 사고를 활용한 종합적 기획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뉴스들을 보면 이런 문제들도 인공지능이 호시탐탐 엿보고 있어서 사실 인간의 일과 인공지능의 일이 구분이 잘 될지 모르겠다. 자율주행자동차만 보더라도 사고를 인지하면 운전자를 살릴지, 행인을 살릴지 판단하게 될텐데,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살리도록 프로그램할것이고(물론, 자동차를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그렇겠지만) 이것을 두고 법적 공방이 일어날때 어떻게 처리하게 될지, 어떤것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운듯하다.


인공지능 활용 교육


"그러나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기술 중심의 시대는 오히려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기술을 통해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기술과 인간 생활에 대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기술이 고도화되는 만큼 인성도 더욱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하이터치'다"(p.139)    


 저자는 Ai가 교육에 들어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학생들도,  교사의 역할도, 부모의 역할도 바뀔것이라고 말한다. 

 먼저 학생들은 Ai개인교사를 통해서 개인맞춤학습이 가능해지고, 지리적 언어적 장벽도 뛰어넘게 될것이다. 

교사들도 지식전달자의 역할에서 상담가, 조력자의 역할로 변화할것이다. 불필요한 업무가 사라지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것이라고 한다.

 부모들도 자녀들의 성적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유학가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글로벌 인재로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도 염려하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문제이지만  여전히 어려운것은 어마어마하게 벌어지게 될 교육격차의 문제이다. Ai교사의 도움을 받아 성적이 향상되는 학생이 있겠지만 반대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사회적 경제적, 지리적 여건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대도시 집중현상과 경제력에 따른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깊어질 것이다.


이는 비단 학생에게만 일어날 문제는 아닌것같다. 

교사들 역시 나이와 수준에따라, 교수방법과 성격등 다양한 문제들로 인한 격차가 심하게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부모들도 더 좋은 Ai튜터, Ai 교육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재정적 투자와 발품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생태계의 변화'가 아닐까?


"어느 고등학교의 초임 교사가 실제 수학에 대한 학습 의욕은 있지만 기초가 부족해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두 학생을 열심히 지도하여 성적을 향상시킨 사례가 있다.

이 교사는 학교장으로부터 칭찬을 받았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학교장에게 심한 꾸중을 들었다. 해당교사의 개입으로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공정한 경쟁이 훼손된다는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게 꾸중의 이유였다."p.206



위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그러고 보면 교육은 교사들만의 잘못은 아닌것 같다. 대한민국교육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데, 이것은 대통령이 바뀌거나 장관이 바뀌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것같다. 


깨어있는 교육학자, 교육자, 부모들의 지속적인 제안과 방향제시가 필요한 것 같다. 저자의 이런 책들을 통해 한국교육에도 새로운 바람들이 불어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 책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교육관련 정책을 입안하는 담당자들은 필독해야 할 것같다. 뿐만아니라  교육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읽으시면 인공지능의 기본 개념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교육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느 고등학교의 초임 교사가 실제 수학에 대한 학습 의욕은 있지만 기초가 부족해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두 학생을 열심히 지도하여 성적을 향상시킨 사례가 있다.

이 교사는 학교장으로부터 칭찬을 받았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학교장에게 심한 꾸중을 들었다. 해당교사의 개입으로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공정한 경쟁이 훼손된다는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게 꾸중의 이유였다."p.206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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